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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평점 :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우리가 삶을 살면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에 하나이다. 사람들은 이 질문에 ‘뭐니 뭐니 해도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최소한 국회의원 정도는 해야지.’, ‘아냐 내가 이정도 직함은 있어야지’ 등 살아가면서 얻게 되는 무언가를 이야기 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걸 얻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다른 질문을 하고 고민 속에 빠지게 된다. 세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중심이 되는 사람들은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눔으로 가지지 못한 것들을 얻게 되며 세상이 막을 수 없는 바람의 에너지를 가지게 된다.
‘바람의 딸’이라 불리는 한비야는 가진 것을 나누고 새로운 것들을 얻는 용한 재주가 있는 것 같다. 그녀의 많은 저서는 바람의 에너지를 가지고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며 무엇을 보는지가 보인다. 특히 이번 에세이에서는 그녀의 에너지가 어떻게 생성되는지를 너무나 잘 말해 준다.
난 내가 맘에 들어..
오지여행가, 구호팀장, 작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그녀이지만 그 속에서도 한비야가 누구인지 알며 자신의 작은 모습까지고 사랑하며 산다. 복잡한 이름 붙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로 자아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으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다. 또 그녀는 자신을 가꿀 줄 안다. 오지여행가와 구호팀장으로 외모를 잘 가꾸지 않는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인지는 모르지만 산을 통하여 자신에게 휴식과 여유를 주는 그녀만큼 자신을 잘 가꾸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다. 자신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120년 인생설계와 라면 한봉지와 책 몇권으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그녀는 작은 원자가 핵에너지를 만드는 것처럼 삶의 소소한 일로 바람의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내가 날개를 발견한 순간 ‘두드려라. 열릴 때까지’
우리는 3분이면 중국의 자장과 인도의 카레를 맛볼 수 있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관련 도서를 읽거나 전공자를 찾기보다는 1분이면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자판기는 구차한 절차 없이 돈만 넣으면 음료가 나온다. 이런 스피드 시대에서 그녀는 조용한 응원의 의미, 누군가의 기도의 의미를 잘 알고 열릴 때까지 두드리는 인내도 가진 사람이다. 소용돌이치는 세상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자신의 에너지를 흘려보낼 수 있는 곳을 찾아내는 도전가이다. 날개는 벼랑끝에서 찾을 수 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벼랑으로 뛰어내릴 때 찾을 수 있다. 누가 벼랑 끝으로 갈 것이며 거기서 뛰어 내리겠는가?
푯대를 놓치지 않는 법..
푯대를 놓치지 않을려면 걸어야 한다. 걷기 위해 내 시간, 내 체력, 내 의지, 내 생각을 들이면 성장하게 된다. 어디로 가면 더 빨리 갈 것인지, 어떻게 가면 더 편한 걸음으로 갈 수 있는지, 어떻게 가면 발이 덜 아픈지..이것이 성장인 것 같다. 삶에서도 동일하지 않겠는가. 푯대만 바라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너무 높다’, ‘가능성도 없다.’고 서있으면 그냥 그렇게 끝나는 것이다. 걸어보면 요령도 생기도 방향감각도 살아나는 것이다. 열심히 걸으면서 주위도 보고 필요한 물이나 간식도 먹다보면 튼튼해지는 것이다. 잘 것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푯대를 놓치고 뒤돌아서는 일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같은 아침을 맞고 있어..
얼마전 읽은 ‘굿바이, 게으름’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이제껏 게으름은 주어지는 것이라 생각했다. 내 개인적인 성향이나 성품,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 나쁜 습관..이 책에서는 놀랍게도 게으름도 선택이라 말한다. 그리고 놀란 나에게 다시 일침을 가한다. 게으름이 성품이고 환경이라 생각하는 것은 선택한 게으름을 잘 포장하기 위한 나의 선택이라고..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동일한 아침을 맞고 있다. 하지만 그 아침이 다른 것은 우리들의 선택이다. ‘하루의 삶이 게으를 것이냐 부지런할 것이냐’는 선택에서 ‘나의 성공이냐 우리의 성공이냐’, ‘나만 잘 살 것인가 모두가 잘 살 것인가’까지 동일한 아침이 주어졌지만 우리가 동일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내 선택이 나의 게으름을 부른 것처럼 내 선택이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지울 수 있다.
이 책을 쓰면서 한비야는 들어가는 글에서 ‘세상과 나를 움직이는게 무엇인지 보였다. 세상을 향한, 여러분을 향한, 그리고 자신을 향한 내 마음 가장 밑바닥에 무엇이 있는지도 또렷하게 보였다. 그건, 사랑이었다.’라고 말한다.
한비야의 마음 가장 밑바닥에 무엇이 있길래 사랑이 느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