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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속으로 직진 ㅣ 나답게 청소년 소설
남온유 지음 / 답게 / 2020년 12월
평점 :
<햇살 속으로 직진>이라는 소설을 통해
자살 유가족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OECD국가 중 자살율 1위.
하루평균 4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나라.
자살율이 높다는 건 또 다른 의미로
자살한 사람을 가족으로 둔 사람들도 많다는 이야기인데
그 동안 여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실제로 이 책은 라디오작가였던 저자가
방송을 통해서 만난 유가족들의 실제 이야기를
3년간 취재한 끝에 소설로 엮어낸 것이다.
그렇다.
소설 속 이야기는 누군가의 실제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더 아팠다.
10대 전형적인 엇나간 청소년의 일탈로 위안을 삼는 지수.
지수는 자살한 엄마를 가족으로 둔
평범한 듯 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10대 소녀다.
몸과 마음에 이상신호를 감지한 지수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모임을 하며
나눔과 소통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들을 그리고 있다.
자식을 먼저 보낸 사람, 부모를 보낸 사람,
동생을 보낸 사람
각각의 사연은 다르지만 세상의 시선은 비슷했다.
남겨진 이들은 기쁨도, 슬픔도,
심지어 기본적인 욕구마저
마음대로 표현할 수 없었고 매일을 숨죽여 지냈다.
그러는 동안 몸도 마음도 병들어
공황장애, 섭식장애, 우울증, 대인기피증 같은 병들은
그들의 또 다른 일상이 되어 버렸다.
책을 통해 생경하게 들여다 본 남겨진 이들의 일상.
세상이 그들에게 던진 비수의 말들, 언어폭력들, 편견의 시선들.
죄인으로 또는 재수없게 보거나 깊은 연민으로 던진 눈빛들.
만약 주변에서 이들을 만나게 된다면 어떤 식으로 함께 아파해야 할 지
혹은 어떤 식으로 함께 기뻐해야 할 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해 볼 수 있었다.
책 뒷면의 심리상담가 교수님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고민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자살 예방이 될 수 있다고.
작가님의 취재의 시간과 글을 써내려간 시간들이
녹록치 않았을 것 같다.
자살 유가족들의 또 다른 아픔을 드러낼 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러움이 있지 않았을까.
그렇기에 우리는 꼭 이 이야기를 읽고 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에 대한 이해의 폭이 커지면
오해의 폭이 줄어들고
공감은 배가 된다.
모쪼록 많은 이들이 함께 읽어서
남겨진 이들에 대한 오해의 폭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빈다.
참고로 이야기 전개도 재미있어서
1,2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