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선물받았다. 그곳은 충남 끝머리에 위치한 곳이다. 지은이가 목수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지낸 이야기는 나와 관심사가 비슷하기도 하지만 다르다. 나는 만들기에 관심이 멀어진다. 대신 만드는 이를 존중한다. 그이가 어떻게 그런 것을 만들어내는지 보고 싶고, 옆에서 시다하면서 곁눈질속에서 서성대는 건 좋아한다. 아마도 몸이 일하지만, 결국 자신의 모습, 되고 싶은 바가 드러난 것이리라. 어울리고 보듬고, 제자리 찾아가고 함께 거기에. 이처럼 나는 만드는 사람 만나 얘기나누는 걸 좋아한다고 착각하며 지내고 있다. 내 아내는 지은이처럼의 삶을 기약하고 있다. 아마도 따로 떨어져 지낼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냥 살던대로 도시에 산다. 밤이면 휘황찬란한 불빛을 어느 정도 쐬고 술집이 있고 알고 지내지는 않지만, 지나치는 사람들속에서 지내고 있다. 예를 들어, 은퇴한 사람은 어떻게 살까? 아니, 은퇴 전에 어떻게 살아갈까? 은퇴하면 바로 은퇴다운 , 은퇴스러운 삶이 될까? 은퇴 시점을 향해 차곡차곡 준비해 가야하나? 그 때가서 멋지게? 될까? 용기는 없다. 무언가 잡고 있는 것도 없는데, 현재는 여기에 태어났기에 살고 있다.  내가 사는 곳이 시골이던, 도시던, 그 중간 어디든, 장소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간다. 설령 내 방안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게 상상하는 것을 실천할 수 있다. 책속에 몇 몇 풍경이 낯익다. 나에게 그려지는 장소와 사람들이 떠오른다. 잘 지내시는지, 묻고 싶어지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여기에 내가 지낸다. 내가 찾는 여기는 따로 있지 않지만, 책처럼, 목수처럼, 그리 멋지게는 아니어도, 나름 지내고 싶은 마음들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아주 어둠도 아주 밝음도 아닌, 언저리 정도. 식탁옆에 두고 같이 지내는 가구 소품처럼, 그리 한 켠에 두고 지낼 요량이다. 궁금하신 분은 장항선 한번 타보세요. 영등포에서 3시간 남짓 끝머리 즈음에 가면, 두리번 거릴 곳이 보일지 몰라요. 지은이의 가정에 평화가 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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