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나는 이렇게 살고 있지만
지평님 지음 / 황소자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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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나는 이렇게 살고 있지만]과 오래된 사진첩은 이음동어쯤 되지 않을까?

新 과 舊가 같을 리 없지만 묘한 동질감을 자아내는 느낌이다.

오래된 사진첩을 보면 사람 마음을 아련하게 만드는

푸근하고 그리운 스토리와 히스토리가가 편편히 숨어 있듯,

갖나온 신작에 작가의 살아 숨 쉬는 이야기가 갈피갈피 살아있다. 


어찌나 편한지 마치 이웃 형이나 언니 오빠가 옆에 착 달라붙어

구수한 입담으로 나긋이 이야기 해주는 착각마저 들게 하는데,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 속 얘기와 기억 저편의 편린에서 끄집어 내놓은 얘기 보따리가 정겹다


치매에 걸린 선배의 어머니얘기, 작가가 멀리 외국 친구와 펜팔 나누던 얘기,

삼국지 얘기를 구수하게 풀어내던 고향 아저씨 얘기,

저자의 노고는 아랑곳 않고 오로지 복사만 하겠노라는 무례하고 경우 없는 요즘 학생 얘기,

오래전 손자 친구들을 앞에 놓고 친구란 무엇이고 사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온기 있는 말씀을 남겨주신 할머니 얘기 등

바쁜 생활 속에서 잊어버린 사람 내 물씬 나는 이야기들이 소담스럽게 담겨 있다. 

 

그런 가운데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반추하게 됨은

이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자연스런 선물이리라.

2012년 포스터 헌팅턴이 낸 책 [The burning house]에서처럼

누가 불쑥 ‘집에 불이 났다고 가정 했을 때, 당신은 무엇을 들고 나올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당신은 어떤 답을 할 것인가? 우리의 인생이 그 답 속에 녹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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