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내 개로 왔니? 제3회 경기 히든작가 공모전 당선작 4
임태숙 지음 / 사과나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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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 개로 왔니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인 새 책이 한 권 세상에 나왔다.

일단 수의 침구학과 약침이라는 저자의 생소한 약력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근무하다

특별한 계기를 통해 제주대학교 수의학과에 입학하고

수의학과를 마치고는 충남대학교 대학원 수의 침구학과 약침을 공부하였다.


본문 중에 벌의 봉독과 봉침을 활용한 치료 사례도 있는데

다른 병원에서 1년 동안 치료하지 못한 강아지를 봉독 2회 적용으로 완치한 임상기와

뜸으로 한 방에 마른기침을 몰아낸 케이스도 선보인다.

이쯤 되면 양방과 한방의 협진을 혼자서 할 수 있는 능력자가 아닌가?


반료동물을 주제로 하는 많은 책들이 그렇듯

애달프고 안타까운 에피소드도 글발 편편히 있고

미담과 보는 것만으로도 훈훈한 이야기도 적절히 섞여있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편집상의 장점도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반려구(나에게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강아지에게 ‘견’ 이라는 일본식 호칭을 붙이는 것에 대한 적지 않은 반감이 있다.)를

사람이나 또 다른 생명체와 동등하게 바라보는 평평한 시각일 것이고,

한결같이 ‘강아지’라고 부르는 호칭이다.


우리에게 강아지는 개의 어린 시절을 일컫는 명칭임에 분명하다.

늙은 개나 젊은 개나 어린 개를 막론하고 시종일관 지은이에게 그들은 늘 ‘강아지’였다.

그것만 보더라도 개를 바라보는 지은이의 시각이

얼마나 따사롭고 애정이 담뿍 담겼는지 느낄 수 있었다.


소설 데미안을 읽노라면 사실 내용보다 맨 앞부분 서문이 더 깊이 남는데 이 책도 유사한 것 같다. 

 이 책의 서문은 이러하다.

“강아지들은 지금도 몸짓과 눈짓, 그리고 표정으로 우리에게 신호를 보낸다.

단지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옳고 또 옳은 말이다.

이제 강아지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가지면서

그들과 함께 웃고 울고 기뻐하고 안타까워하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갈 시간을 많은 사람이 느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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