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이야기는 어디까지?
나는 먹는 걸 좋아하고 요리를 좋아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재료에 관심이 많다. 제철에 나오는 식재료는 꼭 먹고 지나쳐야 하는 편이다. 사실 요리의 재료가 되어주는 재료에 대한 호기심은 요리를 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제대로 된 재료 탐구가 어쩌면 맛있는 요리를 만들 테니까. 그런 면에서 이런 '본격 식재료 에세이'는 딱 나를 위한 책이다. 특히 이 책이 더 매력적이었던 것은 구하기 힘든 재료가 아닌 마트에 가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것이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분량이라 더 매력적. 저자는 서두에 요리책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책에 나온 식재료 탐닉에 관련된 다양한 조리법과 요리법은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것들이 잔뜩이다.
코로나로 이내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가끔 배달음식이나 포장된 음식을 사다 먹곤 했다. 하지만 집밥만 한 게 없다는 게 우리 가족의 결론. 그래서 더 열심히 집 밥을 하게 되었고, 더 진심을 다해 요리를 하게 되었다. 특히 내가 부족했던 부분이 바로 향신료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이 책의 초반에 나온 향신료 이야기는 정말 눈을 반짝거리면서 읽었다. 게다가 필수 요소에 관한 이야기는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까지 했다. 왜 얼음을 사다 먹어야 하는지, 식초를 좋은 것을 먹어야 하는지는 이 책을 읽으면 바로 답이 나온다.
60여 가지 평범한 식재료가 이 책을 읽으니 더 맛있고, 더 즐겁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식재료 사전과 같은 존재다. 내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던 정보는 물론이고 그 이상의 정보를 만날 수 있으니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저자가 말하는 재료를 고집하지 않고, 더 매력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대안까지 마련해 주니 금상첨화. 집에서 닭뼈만 발라서 육수를 끓일 수 없으니 살과 함께 끓이던가, 닭 육수 큐브를 사용하라 말한다. 브로콜리를 쪄서 먹는 것이 좋지만 번거로우니 데쳐먹고 그것마저 어려우면 냉동 브로콜리를 이용해도 좋다고. 이런 식으로 꼭 한 가지 방법이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같은 재료를 즐길 수 있는 대안을 알려주니 너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