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떠난 날
김세연 지음 / 풀무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엄마가 거짓말처럼 떠났다, 예외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

라는 출판사 서평에 눈길이 갔다. 나 역시도 다섯 달 전에 아빠가 거짓말처럼 떠났기 때문이다. 떠난 직후에는 거짓말 같았고,(물론 지금도 그런 기분이 든다. 잠시 여행 가신 것 같은 느낌) 믿고 싶지 않았다. 저자의 이야기로 나의 마음을 다시 다독이고 싶어 이 책을 펼쳤다.

미운 엄마

저자는 늦둥이였다. 삼십 대 후반에 낮은 IMF 둥이. 언니와 나이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나고, 늦게 나은 자식으로 엄마는 산후 우울증까지 왔다. 엄마의 우울감이 저자에게 전달되어 저자 역시 자기혐오가 생겼다고 한다. 나 때문에 우리 집이 불행해졌고, 내가 태어나지 않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가졌다고. 엄마가 우울증에 죽으려 하자 엄마와 함께 죽을 방법을 찾으며 지낸적도 있다고 했다. 엄마를 미워했고, 엄마로부터 독립하고 싶어 대학교는 집에서 먼 곳으로 가게 되었다.

육 개월 정도 보지 못한 엄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엄마가 떠난 이후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

아빠, 엄마, 언니만 있을 때는 집안 사정이 좋았다. 저자가 태어나고부터 가세가 기울어 지하방에 살게 되었다. 출산 우울증과 가세가 기운 것에 대한 우울증이 함께 온 엄마는 계속 아팠다. 돈을 벌 사람은 언니밖에 없어서, 언니는 스무 살이 되자마자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결혼할 사람을 만났는데도 결혼하지 못하고 생활비에 전전긍긍했던 언니 역시 힘들었을 테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갑자기 않좋아진 병세로 병수발을 했던 언니는 무릎에 통증을 갖게 되기로 했다. 아빠는 형제들과 함께 했던 사업이 망해서 주말에만 집에 오는 힘든 생활을 했었고. 이런 가족들이 엄마의 죽음으로 한자리에 함께하게 된다.

죽음은 현실, 늦둥이이자 막둥이로 살아온 저자는 제일 처음 맞는 장례식이 엄마의 장례식이 되었다. 이제 이십 대 초반인데 엄마를 잃었다. 삶의 목표이기도 했고, 삶의 기둥이기도 했던 엄마라는 존재가 사라짐에 그 충격이 어땠을지. 처음 겪어보는 장례식장의 모습과 그 상황이 꿈만 같았을 거 같다. 죽음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준비했다고 해도 준비한 게 아니라는 것은 나 역시도 얼마 전에 아버지 장례를 통해 겪었기에 그 마음이 많이 와닿았다.

누군가의 시간이 멈춰도 남은 사람의 시간은 여전히 흐릅니다.

엄마가 떠난 날, 7페이지 중에서

여전히 흐르고 있는 남은 사람의 시간을 알기에 이 책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

저자가 느꼈던 장례식장의 공기, 입관할 때의 분위기, 화장할 때의 마음이 다섯 달 전의 내 모습 같아서, 책을 읽는 내내 눈시울을 붉히며, 책을 읽었다. 남은 사람의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서, 먼저 가신 분을 기리기 위해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지내려 한다. 저자가 말한 대로 덤덤하고 단단하게 끝은 맞이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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