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 - 분명 빛날 거야, 사소한 것들의 의미
호사 지음 / 북스고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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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의미를 부여하면 쓸데없는 것도 쓸 데가 있어진다는 것을 느꼈던 책.

다양하게 쓸데없는 것의 의미를 부여한 저자의 센스가 놀랍다.

통증의 쓸모

'보부상'인 친구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가 생각났다. 나의 가방도 그녀의 친구 가방만큼이나 가득 찼었다. 여행용 휴지, 반지고리, 봉지, 머리끈, 펜, 연필, 지우개, 필통, 거울, 화장품 파우치, 여성용품 등등 없는 게 없었다. 항상 필요한 게 있으면 친구들이 나에게 왔을 정도로 나의 가방은 가득 찼다. 하지만 지금의 나의 가방은 간단하다. 손수건, 지갑, 열쇠, 텀블러가 전부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일찍 보부상의 삶을 포기했기 망정이지 안 그랬음 이 내용의 주인공처럼 통증을 달고 다닐뻔했다. 많이 갖고 있는 게 다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열심히 한다는 게 다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겠다 싶다.

땅 멀미

땅 멀미를 알게 되었다. 뱃멀미, 비행기 멀미, 차멀미는 들어봤어도 땅 멀미는 처음. 배를 오랜 시간 탔을 때 울렁거림을 느껴 땅에서도 울렁거림을 느껴 생기는 멀미라 한다. 배를 오랜 시간 탄 적이 없기에 거꾸로 뱃멀미는 들어봤어도 땅 멀미를 느끼거나 들어본 것은 처음이다. 정말 인체의 신비를 느끼는 순간. 맑은 공기를 충분히 마시면 좋아진다고 한다. 사실 이러한 멀미가 아니더라도 직장 멀미, 관계 멀미 등을 느끼기도 하는데 변화에 적응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멀미는 언제 어디서든 생길 수 있을 테니까.

결핍의 쓸모

결핍의 쓸모에서 고사리 얘기를 만날 줄이야. 고사리는 꺾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니다. 독성을 없애기 위해 물에 삶아 독을 우려내야 한다. 조금은 번거롭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먹을 수 있다. 산채나물들 역시 마찬가지. 음식이 부족했던 과거 상황이 이렇게 만들었을 거라 예상한다. 식물을 뿌리부터 껍질까지, 동물의 내장부터 꼬리까지 먹게 된 것도 결핍이 만들어낸 결과. 음식이 풍부했던 나라에 가면 간단한 조리과정으로 만든 음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간절함이 이렇게 맛있은 음식을 만들어냈다고 하니 음식이 다시 보인다.

나 역시도 삶에서 풍족함보다 결핍을 통해 내가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이상으로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간절함이 맵고 쓰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은은한 단맛을 올려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하자.

도어락 신호음의 쓸모

며칠전에 도어락 문에서 건전지를 교환해야 한다는 신호음이 울렸다. 일주일간 미루다가 더 이상 미뤘다가 문이 잠겨버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건전지를 교체했다. 저자 역시 그런 상황에 닥쳤는데, 무시했다고. 얼마 지나서 배가 너무 아파 집에 왔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갑자기 생각난 게 '배터리 방전일 경우 도어락 아래쪽의 비상 전원 단자에 네모난 9볼트짜리 건전지를 대면 문이 열린다'였다. 그래서, 해봤는데, 문이 열렸다고. 평소에 신호를 주의 깊게 느끼지 못한 것이 이러한 상황을 만들었으니, 언제든 시그널이 오면 챙겨야겠다 말했다. 도어락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시그널이 올 때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물론 모든 것을 신경 쓸 수는 없겠지만, 이 때문에 인연, 기회, 관계, 도전을 할 수 없을 수 있으니까.

쓸데없다는 것은 의미를 잊어버린 것이기도 하지만 저자의 시선으로 색다르게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삶의 태도도 돌아보고,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한 저자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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