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데 있어서 도마는 중요하다. 다른 소재보다 나무로 된 소재를 좋아하기에 고심한 끝에 산 도마를 잘 사용하고 있다. 요리 후에 바로 깨끗이 설거지해주는 게 전부였는데, 도마 오일링 부분을 읽고 반성했다. 내가 도마에게 너무 소홀했구나. 나무로 된 제품이기에 오일링을 하지 않으면 나무 부분이 물에 의해 썩거나 곰팡이가 핀다. 책을 읽고 오랜만에 도마를 관찰했더니, 도마 한쪽이 검게 바꿨다. 이제서라도 도마 오일링을 해줘야겠다며 다시 한번 이 꼭지를 꼼꼼하게 읽어보았다.
저자도 도마를 너무 좋아해서 많은 도마를 소유하고 있다고. 삶이 퍽퍽하고 고단한 날엔 밥 짓기를 내려놓고, 도마 오일링을 한다고 한다. 여유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도마 오일링. 그동안 내 삶에 여유가 없었구나, 도마를 더 아껴야지 하는 마음과 함께 도마도 나도 고단함을 잊어보려 한다.
부엌데기라는 말은 왠지 부엌일이 하찮게 느껴지도록 한다. 헌데 이 책에서 이야기한 부엌 지기는 왠지 책임감이 느껴진다. '등대지기'나 '청지기'와 같이 일의 귀함이 느껴지는 말이라 그런가 보다. 내가 하는 일에 대우를 받으려면 사용하는 명칭도 중요할 터. 이제부터 나는 부엌 지기가 되기로 다짐했다.
음식 레시피나 음식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주방, 집밥에 관한 이야기까지 음식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다. 내가 갖고 있는 허기를 이 문장들이 글들이 채워주는 듯한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주방, 나의 집밥, 나의 요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나도 나만의 철학을 가지고 부엌 지기로 생활하는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