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짜장면 - 윤재중 단편동화집
윤재중 지음, 백대승 그림 / 소나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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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짜장면 외 10편이 단편 동화가 담긴 이 책은 무척이나 따뜻하다. 하나의 이야기당 20~3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라 읽기에도 부담 없고, 중간중간 위트 있는 일러스트가 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움을 안겨준 책이다. 짧은 이야기라 내용을 소개한다면 책을 읽는 재미가 떨어지니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았던 부분을 이야기해볼까 한다.

똑똑한 짜장면에서 느꼈던 점은 아빠의 태도다. 아이의 질문을 대답해 주는 아빠의 모습에 감동했고,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준 부분에서 한 번 더 감동했다. 제대로 된 대답이라고 하면 대답을 듣는 사람의 수준에 맞는 것이 최고가 아닐까. 장마를 묻는 질문에 고등학생에게는 장마전선을 운운하며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지만,(물론 고등학생이 장마를 질문할 일은 없을 것이다) 초등학생에게는 장마전선보다는 비가 많이 내리게 되는 이유를 알려주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주인공의 아빠의 대답이 참 똑똑하다. 그래서 똑똑한 대답을 하는 주인공 아빠의 집에서 만드는 똑똑한 짜장면을 나도 한번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보통 짜장면을 판매하는 곳을 중국집이라고 표현하는데, 주인공의 아빠는 '중화요리 전문점'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이 가게에서는 짜장면과 짬뽕만 판매하고 있다. 아이가 주위에 다른 가게들이 다양한 요리를 파니 우리도 팔자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빠는 독특한 곳이 되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팔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나만의 길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 단편인 ''고맙습니다 짜장면' 주세요'에서 센스 있는 작명에 놀랐다. 아이의 이야기를 흘려듣지 않고 적극 반영한 아빠의 센스 있는 메뉴판이 멋지다. 그 외의 단편인 고양이 할머니를 통해 할머니에 대한 찐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코딱지 반장에서는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단편 하나하나가 따뜻함을 담고 있기에 어떤 편을 읽어도 너무나 좋았다. 또한 꼬꼬 잡는 날에서는 이제는 볼 수 없는 닭 잡는 부분이 나오니 아이들에게는 신기함을 주기까지 한다.

네 할미가 살고 있고, 이제는 너까지 있으니 힘겨워도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지.

'똑똑한 짜장면' 54페이지

오래된 기와집인 기와집 할배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 주인공. 많은 대화 중에 이 말이 주는 묵직한 마음이 책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다. 요즘은 보기 힘든 대대손손 물려받은 기와집의 추억은 요즘 아이들이 느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외갓집이 오래된 기와집에 살아서 소소한 추억이 있는데, 요즘은 거의 양옥집 주택이라 고택의 느낌을 느끼려면 한옥마을을 가야 하니 말이다. 고택이 주는 오래된 추억과 기억이 마음 깊은 곳에 남아있었던지 이 단편의 마지막을 읽고 나서는 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아이들의 책이었지만 읽고 나서 많은 생각과 추억을 떠올리게 했던 이 책. 윤재중님의 다른 책을 찾게 만드는 이유가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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