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대해 조언하는 구루에게서 도망쳐라, 너무 늦기 전에 - 우리를 미혹하는 유행, 가짜, 사기 격파하기
토마시 비트코프스키 지음, 남길영 옮김 / 바다출판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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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휴머니스트는 정책적 제안이나 치료 방법, 심리치료 요법, 협상 방법, 직원의 사기 진작법, 재활 기술을 포함해 수백 개가 넘는 다른 효과적인 방법을 다 부정해 버린다. 가짜휴머니스트가 이렇듯 묵살을 일삼는 근거는 그런 제안이 한명을 넘는 사람에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 몇몇 가짜 휴머니스트가 "나는 수학을 몰라"라는 말을 그토록 자주 반복하는가 보다. - P29

아마도 수백 년 후, 지금은 우리가 가기 두려워하는 닭장의 새로운 구역을 다시 돌아다니며 우리는, 2000년대와 3000년대의 전환기에 살았던 사람들이 얼마나 순진했는지 관대하면서도 조롱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히스테리를 믿었던 사람들, 동물을 고소하고 유죄를 내렸던 사람들, 잉크 얼룩(로르샤흐 테스트)을 근거로 다른 사람을 판단했던 사람들만큼이나 순진하고 터무니없는 사람들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기까지는 수백 년이 걸릴 것이다. 왜냐하면 절대 양도할 수 없는 인류의 속성으로 자신의 닭장이 온 세상이며 그 세계에 대한 관점만이 유일한 참된 관점이라고 우리가 악착같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경험과 지식이 인류 성취의 정점이라는 확신보다 더 가치 있는 건 없다고 믿기에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보는 독수리따위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 - P41

자기 계발과 관련된 조언이 전례 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자기 계발서의 누적 판매량은 2013년 이후 6년 동안 11%증가했으며 2019년에는 1860만 권에 달했다. 심지어 출판된 자기 계발서의 수가 판매량 증가를 앞질렀다. 국제표준도서번호ISBN의 수는 2014년 3만 897개에서 2019년 8만 5253개로 증가했다. 동기 부여 연사이자 작가인 디팩 초프라Deepak Chopra는 자기 계발 업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 명으로2020년 그의 순자산은 1억 5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건강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방법, 신체 상태를 개선하는방법, 성장하는 방법, 독학하는 법, 가정을 유지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계발하는 방법,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 자기 발전이라는 충만함을 얻고 영적인 삶을 사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곳곳에 세워져 있다. 우리의 상상 속에서 이런 조언의 보고는 꼭 누구도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없는 엄청난 규모의 쇼핑센터 같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하여 이토록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모든 제안에 익숙해지기에는 우리의 삶이 너무 짧고 설령 모든 제안을 알뜰히 다 흡수하고 소진할만큼 오래 산다고 해도 그 사이 열성적인 판매원이 새로운 명제로 진열대를 계속 채우는 탓이다. 
- P44

자아 실현에는 결말과 목표가 있을까? 질문에 대한 답이 ‘예‘라면 자아 실현을 달성했는지 여부와 그 시기는 누가 결정할까? 어떤 사람이 자아 실현을 이루었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은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근본적인 질문은 만약 우리가 어떤 종류의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면 그 과업은 사람의 생의 여러 과업 사이에서 어디쯤 자리매김하고 있는 걸까?
과학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알지도 못하거니와 찾고 있지도 않다. 왜냐하면 그것은 과학의 목적이 아니며 더 나아가 과학은 그에 필요한 도구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답을 찾기를 고집한다면 이 영역에서 판단의 특권은 전적으로 심리 치료사와 심리학자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따라서 과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확신으로 자아 실현을 달성하는 방법에 관한 조언을 구할 때 우리를 안내하는 것은 바로 그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부정확하고 불명확하며 모호한 개념은 흙탕물에서 헤엄치며 쓸데없이 난해한 답을 대는 사람들이 점령하는 환경을 만들어 버린다. - P47

환청이나 엄청난 수를 외우는 경이로운 기억력은 정신 질환과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둘은 같지 않다. 어떤 것이 병인지 아닌지 평가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문화이다.
이런 사실은 지능과 성행위의 비교를 통해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정규분포로 설명된다. 우리는 성욕이 낮은 사람뿐 아니라 IQ가 낮은 사람을 특별히 돌보고 있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전문적인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성욕이 낮은 사람에게는 성욕 감퇴 장애 진단을 내리고 심리 치료 또는 약물 치료를 처방한다. 그러나 참 흥미롭게도 우리는 평균 이상으로 높은 지능을 가진 사람을 존경하는 탓에 높은 지능이 장애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평균 이상으로 성행위를 하는 사람은 섹스 중독자로 진단하고 약물 치료를 받도록 권고한다. 그런 조언은 과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평균 이상의 성행위는 평균 이상의 IQ가 특별한 재능인 것과 마찬가지로 능력이다. 우리 문화가 전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능이라는 능력만을 받들어 모시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
실제로는 그저 평균값에 불과한 규범을 더욱 위장하려고 적응적 행동 대 부적응적 행동이라는 정의로 대체한 것이다. - P49

사회문화적 규범과 관련하여 공식화된 조언 중 어느 것도 과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것은 항상 다수가 지닌 가치를 말하며 과학으로 포장된, 침대 길이에 맞추어 다리를 자르거나 늘이는 아집인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불과하다.
과학으로 검증되지 않은 이 모든 조언 중에서 짧지만 더 강렬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는 조언은 찾아볼 수 없다. 긴 수명이 강렬한 삶보다 더 가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의 목표에서 다음 목표로 나아가는 삶의 행군을 답습할 뿐 놀라운 인생을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찾지 못한다. 목표를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문명이 우리에게 내리는문화적 명령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무익한 사색이나 휴식, 기타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부질없이 찾으려 한다. 그런 행동은 치료가 필요한 일종의 장애, 일중독으로 정의되는데도 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보이는 조언이 특정 이데올로기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오직 그 이데올로기와 관련해서만 우리의 행동이 ‘적응적‘인지, 우리의 관계가 ‘독성‘인지, 그런 것을 멈추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무엇에 대해 ‘적응적‘이란 말인가? 어떤 체계를 참조해서 ‘독성‘이있다고 말하는가? - P50

 질문에 대한 해답은 정치학 교수인 윌프레드 라일리Wilfred Reilly의 저서 《증오 범죄 사기 Hate Crime Hoax》에서 찾을수 있다. 그는 책에서 346건의 증오 범죄 혐의를 분석했는데 그 결과 진짜 증오 범죄는 3분의 1 미만임을 밝혀냈다. 또한 그는 100건에 가까운 유명한 가짜 증오 범죄 사건을 자세히 기술했는데 이런 조작된 사건의 대부분은 대학 캠퍼스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왜 그토록 많은 미국인이 증오 범죄를 조작하는지 조사하자 대중의 믿음과는 달리 다소 충격적인 결론이 나왔다. 증오 범죄가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례 없는 증오 범죄 사기가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피해자‘가 대중의 관심과 지지를 얻기 때문이다. - P58

피해자의 다량 ‘양산‘은 가해자를 만들어 내는 결과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불만을 제기하는 당사자 중 일부만이 자신의 운명을 우연으로 돌릴 수 있다. 차별당하는 사람이 있는 곳에는 차별을 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고 학대당한 사람이 있는 곳에는 학대를 자행한 사람이 있으며 억압받는 사람에게는 억압하는 사람이 있고, 거의 모든 피해자에게는 가해자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 과정은 특정한 사회적 결과를 초래하고 사람 사이의 분열을 심화한다. - P73

자살자란 신성한 땅에 묻힐 자격이 없는 자, 문밖으로 시신을 가져가면 저주받은 영혼이 미래에 돌아올 수 있다고 믿어 문지방 너머에 버려져 있는 자, 죽은 후 남은 가족이 위협과 박해를 받는 자이다. 그는 죄인이자 겁쟁이이다. 적어도 그의 자살이 문화적으로 인정받도록 포장되지 않는 한은 그렇다. 그리고 우리는 학창 시절부터 그렇게 하는 방법을 배워왔다. 1969년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에서 바르샤바 조약의 침략에 항의하며 분신한 얀 팔라흐Jan Palach의 자살을 누가 감히 비난하고 낙인찍을 수 있을까? 중화인민공화국의 정책에 항의하는 티베트인들은 어떤가? 수적으로도 전투력으로도 적보다열세인 상황에서 항복하는 대신에 마지막 한 방울의 피를 흘리며 방어선을 구축한 병사들은 어떠한가?
문제는 자신의 생명을 의식적으로 포기하는 인간의 능력이 그 자체로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살은 사회적 기대치에 어긋날 때만 비난받는다. 사회적기대치에 순응하는 자살이라면 그런 규칙을 만든 사회는 죽음을 미화한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 선생에게, 그 뒤를 따르는 우리에게 그 경계선이 과연 그렇게 선명하게 보일까? - P99

여성은 강간과 순결을 잃는 죄를 피하기 위해 자살을 선택했고 교회의 초대 교부는 그러한 관행을 비판하기는커녕 오히려 순교자의 죽음에 비유하며 칭찬했다. 빠른 구원을 바라는 초기 기독교는 실제로 죽음의 종교가 되었다.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끝내는 결정을 낼수 있는 특권은 당시 문명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평등주의가되었다.
기독교를 멸망으로 이끄는 이 죽음이라는 대량 전염병을 처음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한 사람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였지만 그 역시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는 명상을 하다가 세례성사를 받은 직후 죽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인 것처럼 보이는 역설을 처음 발견했다. 세례받은 직후의 성화된 자비의 상태에서 죽으면 죄가 그 사람에게 접근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는 ‘살인하지 마라‘라는 계명을 자살 규제로 해석함으로써 자신의 정신적 교착 상태를 깨뜨렸다. 이때부터 자살에 대한 혐오와 경멸의 역사가 시작되었으며 452년 아를에서 열린 시노드에서 이를 확인했다. 100여 년 후 브라가에서 열린 시노드에서는 자살을 금지하고 파문이라는 가장 가혹한 형벌을 부과하는 규정이 공식화되었다. - P84

경계는 현재 우리 현실의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다. 저항군의 하나가 점령군에 사로잡힌다. 그는 자신의 나약함으로 동료를 배신하는 결과를 불러올까 두려워한다. 그래서 그는 고귀한 자기 희생의 행동으로서 청산가리 캡슐을입에 물고 깨문다. 그의 행동이 조금이라도 알려진다면 그는역사에 기록될 것이며 미래 세대의 시인과 교사에 의해 회자될 것이다.
그러나 말기 대장암 진단을 받은 한 어머니가 참을 수 없는 고통과 굴욕감에 시달리고 대변을 쏟아내며 모든 존엄성을 박탈당해 타인의 보살핌에 온전히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에 마주할 때, 그녀는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이 수개월 동안 겪게 될 불필요한 고통과 굴욕감, 연명 치료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일찍 자신의 삶을 끝내려고 결심한다. 그녀는 신이 주신 생명의 선물을 거부함으로써 죄를 짓는다. 앞의예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녀가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두려움과다른 사람을 보호하려는 마음으로 그랬다고 해도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녀는 절대 성인 후보로 지명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개중에는 그녀의 행동을 이해하려는 소수의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이 그녀를 비난할 것이다. 비난하는사람 중에는 신의 이름을 입에 올리며 그 자멸적인 자살을 신의 제단으로 가져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존엄한 죽음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는 단체는 절망적으로 고통받는 사람의 죽을 권리를 인정받기 위한 투쟁과 그 과정에서 마주친 어려움에 대한 많은 개인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 P101

이기적 자살과 이타적 자살의 직관적 차이점은 이 문제를 다룬 에밀 뒤르켐Emil Durkheim이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이기적 자살은 더 이상 삶에서 존재의 근거를 찾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비롯되고, 이타적 자살은 존재의 근거가 삶 그 너머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첫 번째 유형의 자살은 장기간에 걸친 소속감 결여 즉, 그 공동체에 통합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반영한다. 이는 자살자가 붙잡을 것이 없다는 감각이다. 이타적 자살은 불충분한 개체화의 결과이다. 이타적 자살의 목표는 사회를 위해 일하는 것이다. 뒤르켐의 분류는 개인의 목표보다 집단의 목표가 우선함을 확인해 준다. 하지만 개인의 목표보다 집단의 목표가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인식(이것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명백하게 느껴진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 P102

죽을 권리인가, 살아야 할 의무인가?
모든 사람은 태어났다는 사실 자체에서 절대 양도할 수없는 죽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말은 이상하다.
다른 모든 법칙은 어떤 생명력과 관련 있는데 죽음은 그 모든 법칙을 거스르고 생명을 박탈하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현대 사회는 개인에게 부과된 조건 아래서 그가 죽음을 실행하기를 원하지 않을 경우, 개인의 죽을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것은 우리가 죽음을 분명하게 악으로 취급하고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살아야 할 의무를 부과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이 의무는 비용이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특권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이는 불치병환자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의 대가를 치러야 할 때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를 저울에 올려놓는다면 죽음의 악은 고통의 악보다 훨씬 더 가볍다. 우리는 아픈 동물과 관련하여 그러한 판단을 내리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사람에게만큼은 살아야 할 권리를 부담하고는 우리가 받아들일수 있게끔 포장되었을 때만 죽을 권리를 부여한다. - P107

소아 성애는 가장 역겹고 끔찍한 범죄이기 때문에 가해 소식을 접한 대중의 반응은 법 집행 기관과 사법부를 향한 강력한 압력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압력은 합리적 의심이 있을지라도 유죄가 입증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양도할수 없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권리마저 거부하게 만든다.
"이런 괴물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놔두느니 차라리 무고한 몇 명을 고발하는 것이 낫다"는 언급은 소아 성애에 분노한 전형적인 논평이다. 그러나 이러한 말을 한 사람들은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을 때 자신도 쉽게 무고한 피해자의 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 P114

우리도 언젠가 근거 없이 형사 피의자가 되어 삶의 안전망을 완전히 잃는 경험을 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반면에 자동차 사고의 피해자가 되거나 불치병에 걸리거나 특정 범죄의 피해자가 될 확률 등은 계산할 수 있는데 우리 중 많은 사람은 그러한 운명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과 사건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행복한 착각 속에 산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군중에 휩쓸려 무자비한 기소를 요구하며 무죄추정의 권리를 망각한다. - P117

이는 학계의 위선을 비통하게 보는 관찰자의 공허한 진술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수년 전 피에르 아줄레Pierre Azoulay가 이끄는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팀이 수집한 데이터를보면 알 수 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한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Max Planck의 진술을 시험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과학적 진리는 그에 반대하는 사람을 설득하여 생각을 바꾸게 만든다고 해서 곧바로 관철되지 않는다. 반대자들이 서서히 모두 소멸하고 처음부터 그 진리에 익숙한 후세대가 등장하고 나서야 비로소 가능하다." <과학자의 장례식은 과학을 발전시키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된 연구의 결과는 우울한 대답을 들려준다. "그렇다, 과학 권위자의 죽음은 과학의 진보를 보장한다. 과학의 진보를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죽는 것이다. "
MIT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스타 학자가 사망할 경우,
고인과 함께 일한 적이 없는 연구자가 쓴 출판물에서 사망한 스타 학자 분야의 논문이 평균 8.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권위자의 서클에 속하지 못했던 학자의 연구가 권위자가 연구했던 분야 전반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으며 권위자의 연구보다 더 자주 인용됐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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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인간에 대한 불신을 말하는 거야? 얼씨구, 네 녀석이 언제부터 그렇게 기독교 신자가 됐단 말이야? 이런 식으로 조롱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전 인간에 대한 불신이 반드시 구도자의 몫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나를 조롱하는 사람까지 포함해서 모든 인간은 서로의 불신 속에서 야훼도 뭐도 염두에 두지 않고 태연히 살고 있지 않습니까? - P25

인간에게 공포심이 심한 사람들은 오히려 무서운 요괴의 모습을 확실히 두 눈으로 보고자 하는 심리가 있고, 남들의 신경질에 다치기 쉬운 사람일수록 차라리 폭풍우가 강력하게 몰아치기를 기도하는 심리가 있는 법이다. 아아, 이런 부류의 화가들은 인간이라는 괴물에게 상처 입고 인간들의 협박에 몰린 끝에 결국 환영을 믿게 되어 대낮에 자연 속에서 요괴의 모습을 생생히 본다. - P40

나는 어찌 된 사람인지 여자의 신세타령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어서, 그건 여자의 말솜씨가서투른 탓인지 아니면 얘기의 주제를 파악하지 못한 탓인지, 아무튼 나에겐 늘 쇠귀에 경 읽기였습니다.
외로워.
나란 사람은 여자가 늘어놓은 천 마디의 신세타령보다그 담담히 내뱉는 한마디에 공감할 거라 기대하고 있었지만, 이 세상 여자들에게 결국엔 한 번도 그 한마디를 듣지못했다는 점이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이상하고 신기할 따름입니다.  - P65

 어찌 보면 난 다른 이에게 호감을 사는 법은 알고 있었어도, 다른 이를 사랑하는 능력은 결여된 것 같았습니다(더군다나 내겐 이 세상의 다른 인간들도 과연 ‘사랑‘할 능력이 있는지 무척이나 의문입니다). 이런 내게 남들 다있는 ‘친구‘ 따위가 생길 리는 없었지요. 그리고 또 하나 내겐 타인의 집을 ‘방문‘하는 능력조차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집 문 앞에 서면 마치 <신곡》에 나오는 지옥의 문보다 더 으스스한 기분이 들고, 그 문 안에는 무서운 용처럼 비린내나는 괴물이 우글거리고 있을 것 같은 공포를, 과장이 아닙니다,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누구와도 교제가 없다. 그 어디도 방문할 수 없다. - P90

 그날 이후부터 내게는 ‘세상이란 개인을 말하는게 아닌가‘라는 철학적인 관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세상이란 개인을 말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면서부터, 나는 지금까지보다 약간은 내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즈코의 말을 빌리면 나는 약간 제멋대로 행동하게 됐고 쭈뼛거리며 눈치만 살피지도 않게 됐습니다. 또한 호리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무척이나 구두쇠가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시게코 말로는 시게코를 별로 귀여워하지않게 됐습니다. - P103

개인과 개인 사이의 싸움에서, 바로 그 자리의 싸움에서, 거기서 이기면 되고 인간은 결코 인간에게 복종하지 않는 존재로 노예조차 노예 나름의 비굴한 앙갚음을 하는법이니 인간에겐 ‘단판 승부‘에서 승리하는 것 외에는 생존해나갈 길이 없고, 대의명분 따위를 내걸고 이루고자 노력한 목표는 반드시 개인으로 귀결되고, 개인을 딛고 일어선 다음에도 다시 개인을 향하므로 세상의 불가사의는 개인의 불가사의고 대양은 세상이 아니라 개인을 말한다는 관념을 갖고 나니, 난 세상이라는 큰 바다의 환영을 두려워하는 버릇에서 약간은 해방되어, 이전만큼 이것저것 오만 가지 일에 걱정하는 일 없이, 눈앞에 닥친 필요에 따라 어느 정도는 뻔뻔스럽게 행동하는 법을 익히게 됐습니다. - P107

말하자면 ‘과학적 미신‘에 늘 가슴 졸이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확실히 수십만이나 되는 세균이 공기 중에 떠돌고 날음식 안에 잠복해 있는 건 ‘과학적인 사실이겠죠. 하나 그와 동시에, 그 존재를 완전히 묵살하면, 그것은 나와는 일말의 연관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과학적 유령‘에 불과하다는 점도 나는 알게 된 겁니다.
도시락통 안에 먹다 남긴 밥알 세 톨, 천만 명이 하루에세 톨씩만 남겨도 그건 쌀 몇 섬을 낭비하는 꼴이라든지,
혹은 천만 명이 하루에 코 푸는 휴지 한 장씩만 절약하면 얼마만큼의 펄프를 아낄 수 있는가 하고 떠드는 ‘과학적 통계‘를 나는 지금까지 너무나 심각하게 받아들여, 밥알 한톨을 남길 때마다, 또 코를 풀 때마다 산더미 같은 쌀과 산더미 같은 펄프를 낭비하는 것처럼 괴로워하고, 나 자신이 지금 큰 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에 얼마나 암울한 기분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과학의 허점‘,
‘통계의 허점‘, ‘수학의 허점‘으로, 밥알 세 톨은 모두 모을수 없을뿐더러, 곱셈 나눗셈의 응용문제로 봐도 참으로 원시적이고 질 낮은 테마여서, 마치 전등불이 없는 컴컴한 변소 구멍에 사람들이 몇 번마다 발을 빠뜨리는지, 또는 전차의 출입문과 플랫폼 사이에 승객 몇 명 중에 몇이 발을 빠뜨리는지, 그런 확률을 계산하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어리석은 일로, 그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사실 변소의 구멍을 잘못 타고 넘어 다쳤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고, 그런 가설을 ‘과학적 사실‘이라고 세뇌당해 완전한 귀결로 받아들이고 무서워한, 어제까지의 나를 가련하게 여기며 웃고 싶을 정도로, 나는 세상이란 것의 실체를 조금씩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 P109

죄의 반대말이 법률이라니!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모두 그런 식으로 간단하게 치부해버리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형사가 없는 곳이야말로 죄가 꿈틀대고 있다고 말입니다.
"아니면 뭐야, 신인가? 너한텐 어딘지 모르게 사이비 교주 냄새가 풍긴단 말이야. 찜찜하게."
"그렇게 단순히 잘라 말하지 말고 조금 더 생각해보자. 이건 그래도 꽤 재밌는 테마 아니야? 이 테마에 대해 뭐라고 답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수준을 알 수 있을 것 같단 말이야."
"설마 무슨. ......죄의 앤터는 선. 선량한 시민, 다시 말해서 나 같은 사람이다."
"농담 그만하고. 하지만 선은 악의 앤터지. 죄의 앤터가아니잖아."
"악과 죄가 다른 건가?"
"다르다고 생각해. 선악의 개념은 인간이 만들어낸 거야.
인간이 자기들 마음대로 만들어낸 도덕적인 말이지."
"집어치워. 그렇다면 뭐, 신이겠지. 신, 그래 신이 맞아, 신이라고 하면 틀림없을 거라구. 아, 배고프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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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 - 뇌과학과 정신의학을 통해 예민함을 나만의 능력으로
전홍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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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선생님이 쓰신 책이라 그런지 ‘매우 예민해서 ~~한 문제가 있던 사람이 정신의학과에 내방해서 원인을 진단받고 상담받아서 나아졌습니다‘란 성공사례 모음집 같았습니다. DSM/ICD 정신질환 분류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라던데 ‘예민한 사람‘말고 ‘섬세한 사람‘처럼 자극적인 환경에 압도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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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쓰고 싶은 사람을 위한 미스터리 입문
아라이 히사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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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에 취약한 장르 특성상 스포일러에 매우 주의하여 작성된 점이 좋았습니다. 언급되거나 추천된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어져서 따로 메모해놨어요ㅎㅎ 잡지신인상 심사위원의 시선에서 제안하는 조언들도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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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공장 블루스 - 매일 김치를 담그며 배우는 일과 인생의 감칠맛
김원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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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 주문해달라고 하셔서 주문하면서 처음 알게된 도미솔 김치. 우연히 작가분 인터뷰한 영상을 보고 읽어봤는데 진솔한 이야기에 읽는 동안 즐겁기도 하고 여러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장님 속여서 80억이나 날리게 한 그 사람 정말 나쁜 사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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