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삐삐와 닐스의 나라를 걷다 - 문화와 역사가 함께하는 스웨덴 열두 도시 이야기
나승위 글.사진 / 파피에(딱정벌레)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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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0대 이후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뭔가 생각해 보니, 바로 역마살이라는 말이다.
스무살이 되기까지 나는 부모님 말 잘 듣고, 성적 유지 잘 하고, 대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이웃의 누구에게 물어도 잘 자랐다는 소리를 듣는 그런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나는 마치 그 전까지 하지 못했던 반항(!)혹은 누려보지 못하고 공부에만 매달렸던 것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듯 노는 것에 목숨을 걸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즐기는 놀이는 바로 여행이었다. 

넓지 않은 한국땅에도 직접 가서 보고 경험해 볼 것은 사방에 널려 있는듯 했고, 한국땅을 떠나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 보니 그야말로 세계는 넓고, 보고 듣고 느낄 것은 마치 온천지를 내리쬐는 햇빛만큼 구석 구석 산재해 있었다. 당시에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은 많았지만, 그들이 주로 찾는 곳은 한국에서 매체를 통해 잘 알려진 서유럽 국가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때, 나라고 별반 다르지는 않았다. 다만, 여행 중간에 우연히 기차 옆자리에 앉게된 남미의 여행자에게 전해 들은 북유럽에 관한 이야기는 남은 여행 계획을 전면 수정할만큼 유혹적이었고, 그 덕분에 만나게 되었던 스웨덴, 노르웨이와 핀란드에서 내가 보고 느꼈던 것은 이십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다. 

꽤 작은 나라에 속하는 편인 한국의 수도인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내게 앞집, 뒷집, 윗집, 아랫집과의 거리는 내 무릎에서 발목까지의 길이처럼 짧고 콩나물시루같은 버스로 학교에 통학을 하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었기에, 그런 복잡함과 바쁜 일상에 익숙해져 있던 내게 그 때 북유럽이 던져준 한가로운 모습은 충격에 가까웠지 않았나 싶다. 

약 7년전에 저자는 가족과 함께 이 북유럽 국가들중에서도 전세계적으로 복지면에서 최고라 말 할 수 있는 스웨덴으로 이주를 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몇해동안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남편, 아이들과 더불어 닐스의 자취를 따라 여행하고 그 결과로 이 책을 써냈다. 사실, 요즘 들어 유행하는 북유럽 인테리어와 디자인, 복지국가라는 것 외에 우리가 스웨덴에 대해서 아는 것이 무엇일까 싶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부터도 어린 시절에 보았던 티비 프로그램의 삐삐가 스웨덴의 아이라는 것도 대학생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고, 볼 때마다 불안하고 속상한 마음을 갖게 했던 닐스 만화는 기억 속에 제대로 남아 있지도 않았으니 닐스의 신기한 모험을 쓴 저자가 왜 그 책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에 대해서 알고 있었을리 만무하다. 

이 책은 여행기로서의 틀을 갖추고 있다. 
보기만 해도 당장 짐가방을 꾸리고 여권을 찾게 만드는 사진들이 있고, 스웨덴 구석 구석을 다녀온 자취를 볼 수 있으니...하지만, 오히려 이 책은 내게 스웨덴이 어떤 길을 걸어 왔으며 현재의 부유하고 복지국가로서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어떤 것들을 겪어왔는지 보여주는 역사서이자 소개서가 아닐까 싶다. 

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읽기를 즐긴다. 현재 읽고 있는 책에서 소개되는 주제라던지 흥미를 끄는 것에 대해서 찾아보고 그런 것을 소개하는 책을 읽는 것이다. 조만간 서점나들이를 가야겠다 싶다. 닐스의 신기한 여행이라는 책도, 삐삐도, 그리고 스웨덴의 역사를 더 심도있게 다룬 책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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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3 22: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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