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볶음에 바치다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언젠가부터 일본 소설을 즐겨 읽기 시작했다.

원래는 소설이라는 장르를 그리 즐겨 읽지 않았는데, 마치 누군가가 수필처럼 군더더기없이 간결하게 적어내는 일본 특유의 서정성때문에 즐기게 된 일본 소설들. 그 중 음식을 소재로 한 책들은 유독 따뜻한 감정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어 더욱더 꼭 찾아 읽고 싶은 주제의 책들이 되었다. 여기 그런 책이 또 한권 독자들을 찾아왔다.

'행복한 기억과 슬픈 추억도 요리가 되는 책' 이라는 표지의 문구도 참 인상적이다.

사람 사는 일이 어디 쉬운 날만 있고, 행복한 날들만 있던가... 힘들고, 서럽고, 눈물 나는 날이 더 많지 않은가 싶은 나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현실을 떠나 누군가와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착각마저 들어 작은 위안을 받았다.


작품에는 60대의 세명의 여인이 등장한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이혼녀인 코코, 그녀는 황혼의 나이에 이혼녀가 되었다. 바로 예전에 함께 반찬가게를 운영하던 동업자와의 결혼을 위해 남편이 그녀와 이혼을 했기 때문이다. 이쿠코는 어머니와 남편을 차례로 잃고, 코코의 가게에서 종업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주인공을 여전히 기다리며 살고 있다. 


이렇게 세명의 여인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는 가끔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도 하고, 눈가에 맺히는 눈물을 닦아내게도 하고, 피식 웃게 만들기도 한다. 각자가 가진 아픔과 사연이 고스란히 전해지긴 하지만, 그것이 충분히 누군가의 삶일 수 있고, 억지스러움이 없어서 자연히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맥주 한 잔 기울이며, 혹은 누군가와의 수다로 날려보낸 경험은 나만 해 본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이 음식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충분히 공감간 반면에, 일본 음식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것들만 아는 나같은 독자의 경우 어떤 음식은 이름만으로는 정확히 알 수가 없는 음식 이름과 그에 대한 궁금함때문에 가끔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쉽지 않았지만, 그런 사소한 불만을 잊게 할 만큼 책은 매력적이다.


오늘은 따뜻한 미소국과 야채절임, 초밥을 만들어 내곁에 있는 사람들과 오늘 함께 보내지 못했던 오늘 하루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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