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
모니카 마시아스 지음 / 예담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예전에 내가 한국에서 생활을 할 때, 한창 인기있던 두명의 외국인 방송인이 있었다. 부산 사투리로 맛깔나게 얘기를 하던 로버트 할리씨와 점잖기 그지없던 독일 출신의 이참씨 (근데, 나는 왜 이분 이름을 이한우로 기억하고 있었지?)가 바로 그들. 요즘은 통통한 호주 출신의 방송인 샘 해밍턴이 인기라고 한다.

외 국인과의 결혼생활이 17년째인 나는 아직도 마누라의 모국어 몇단어밖에 모르는 남편이 때로는 감사하고(모르게 험담할 수 있어서. ^^;;), 때로는 얄밉다. 그런데, 책 제목을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것만 같은 두개의 단어가 한자리에 있다. 평양. 그리고, 모니카.


이 책은 적도기니의 초대대통령이자 독재자였던 이를 아버지로 둔 모니카 마시아스의 인생여정을 그려낸 책이다. 적도기니가 어디 붙어있는 나라인지 검색을 해서야 알게된 나는 당연히 그 나라의 역사를 모르고 있었고, 이 책을 접한 후 여러번의 검색을 통해서야 그 나라의 실정을 약간이나마 알게 되었다. 스페인 식민지였던 나라. 그래서, 아프리카 그 많은 국가중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두 국가중 한 곳이라는 나라. 세상을 떠난 김일성 주석을 형님이라 불렀고, 자식들을 그곳으로 보낸 독재자가 숙적이자 조카였던 이로부터 죽음을 당해야 했던 독재자가 살았던 나라. 그리고, 그 독재자의 딸인 모니카.


모 니카는 7세에 평양으로 보내지고, 그 곳에서 16년동안 조선인으로서 살게된다. 그녀를 양녀삼은 김일성주석덕에 북한에서 특별한 대우와 교육을 받으며 자라게 되지만, 생김새부터 다르고 북한 최고 통치자의 양녀로서 사는 삶이 어찌 쉽기만 했을까. 북한을 방문해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임수경씨때문에 모니카의 인생은 다시 변화를 겪게되니 이런 것이 사람사는 재미인건지 모르겠다. 결국, 북한을 떠나 스페인에서 다시 모국어를 되찾고 전공을 살려 일을 하면서 평범하게 살려고 노력했던 그녀는 스페인에서 뉴욕으로, 그리고 거기서 다시 한국을 찾게된다.


이 방인으로서 살아온 세월이 이제 이십년이 다되어가는 나이지만, 그래도 내게는 가족과 친구, 지인들이 살고 있는 내 나라가 있고,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을 깊이 가져본 적이 없어서인지,  그녀가 평생을 이나라 저나라 떠돌면서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을 하고 있는듯 보여  안타깝고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아는 북한에서의 삶의 버팀목이 되어준 양아버지 김일성도, 자신을 낳아주고 칠년동안 길러준 친부도 세상 사람들은 독재자라고 부른다. 그녀가 아는 그들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저 편히 기대 쉴 수 있는 여느 아버지와 다름없는 모습들이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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