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 30년 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
한성희 지음 / 갤리온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990년대 중반, 20대 초반의 나이에 나는 유럽으로 유학을 떠났고, 그 곳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함께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며 일도 했고, 결혼도 하고, 지금은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다. 유학 시절 전화 연결이나 우편 시스템이 그리 썩 좋지 않았던 이탈리아로 어머니께서는 한달에 두어번은 꼭 편지와 전화를,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은 팩스를 통해 멀리서 혼자 살고 있는 어린 딸인 내게 어머리로서 전하고 싶은 당부의 말씀, 응원, 생활에 필요한 아이디어나 자료들, 예를 들면 요리 레서피를 보내주셨었다. 그리고, 그 때 그 팩스와 편지는 18년이 지난 지금도 내게는 소중한 보물로 남아있다.


저자 한성희 박사는 정신 상담을 하는 의사. 그리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그녀의 서른 살의 딸은 나처럼 유학중에 만난 사람과 결혼을 하고 미국에 정착한다. 그런 딸에게 이십여년전 나의 어머니가 그러하셨듯이 한성희 박사 또한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고, 그녀의 그런 생각이 고스란히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졌다.


'30년 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 '딸아,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지금 불안하다면 인생을 잘살고 있다는 증거다', '딸아, 무엇을 하든 그냥 재밌게 살아라' 라는 네개의 큰 챕터 안에 쓰여진 메세지들을 읽으면서, 나는 내 결혼 생활을 뒤돌아 보고, 결혼을 앞둔 내게 보내졌던 내 어머니의 충고와 걱정의 글을 다시 읽어봤다.

첫 챕터에는 그녀가 딸에게 전하고 싶은, 신혼에 겪을 수 있는 이러저러한 경우들을 통한 당부의 말이 가득하다. 그리고, 두 번째 챕터에서는 일과 인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세 번째 챕터에서는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마지막 챕터에서는 인생 전반에 걸쳐 어떤 것들을 명심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7만여명의 환자들을 진료하며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바탕으로 자신이 딸에게 전하는 이야기와 그런 이갸기의 연유가 된 환자들의 이러저러한 상황을 예로 들고, 마지막에는 엄마로서 혹은 결혼생활을 먼저 겪은 인생 선배로서 딸에게 전하는 한성희 박사의 글은 읽는 내내 딸로서의 내 모습과, 딸을 가진 엄마로서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앞으로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결혼생활을 이어나가고, 나중에 내 딸에게 어떤 인생의 지혜를 남길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은지 또한 생각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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