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웃긴 사진관 - 아잔 브람 인생 축복 에세이
아잔 브람 지음, 각산 엮음 / 김영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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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이 본문을 읽기 전에 책표지 날개에 있는 저자의 약력을 읽어보았다. 아잔 브람. 어떤 사람이길래 이름이 이럴까싶어 인터넷 검색창에 이름을 입력해봤다. 웃는 낯이 참 예쁜(!) 서양인의 얼굴과 그와 관련된 여러 기사며 웹싸이트며 이미지들까지 꽤 많은 정보가 쏟아진다. 신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그가 17세의 나이에 불교서적을 보다가 자신이 이미 불교 안에 있음을 깨달았다는데, 그것이 과연 어떤 느낌이었을까 참 궁금하다. 젊은 나이에 자신의 믿음을 이뤄보기 위해 낯선 동양의 나라에 수양을 하러 떠나고 이젠 세상의 다른 이들에게 자신이 깨달은 것을 나누고 설파하며 사는 그의 모습은 종교를 떠나서, 같은 인간으로서 부러운 모습이다.


솔직히, 어떤 기대를 갖고 이 책을 펼쳤는지 모르겠다. 그저 시끄럽기 그지없는 요즘 내 머릿속이며 마음을 좀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선뜻 읽어보겠다고 나선 책이었는데, 책의 첫장부터 누군가의 여행기를 읽는 듯 쉽고 재미나게 몰입이 가능했고, 읽어내기가 쉬웠다. 그렇다고, 휘리릭 책장만 넘긴것도 아니다. 읽다가 중간 중간 멈춰 필사도 하고, 명상도 해보고, 생각도 해보고... 그래도, 종교 관련 책치고는 쉽게 진도가 나가는 책이라 살짝 놀라기도 했다.


저자는 서른 여덟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가 삶을 사는동안 취하면 좋은 태도며, 그런 자세들이 우리 스스로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생각하게 하는데, 그의 얘기들은 억지스럽거나 의심을 하게 하지 않을만큼 설득력이 있다. 첫 에피소드(책 속에서는 '인생 사진'이라고 표현한다)에서 그는 태국 북부 여행중 트럭 뒤에 앉아 험한 길을 가는 동안 트럭 지붕에 머리를 부딪혀 아파하고 욕을 하다가 주위의 다른 태국인 수행승들이 웃는 모습을 보고 깨달음을 얻는다. 그것은 아플 때 웃으면 그 아픔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결국 그가 하려는 얘기는 부정적인 태도로 삶을 살기 보다 긍정적인 태도로 삶을 살자고 얘기하는 것이겠지.


스물 다섯번 째 인생 사진에서 저자는 어떻게 우리가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사냥을 좋아하던 왕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삶을 내다볼 능력이 없음을, 미래가 얼마나 불안정하고 불투명한지 이야기하고, 과거가 그저 과거에 머물지 않는 다는 것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우리가 현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명상속에서 왼팔에 매달린 과거라는 쇼핑백과 오른 팔에 매달린 미래라는 쇼핑백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고 평안하게 현재에 집중하자고 이야기한다.


얼마전에 티비의 한 인터뷰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잘 부르는 여승이 시청자들과 프로그램의 진행자들을 명상속으로 이끄는 것을 보았다. 목소리가 좋은 그녀의 나긋나긋한 말은 단어 단어 하나가 마음을 가라앉히면서도 뭔가 힘이 있어 그 목소리를 따라 명상을 하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이 책도 오디오 북으로 만들어져서 일생 생활 속에서 명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대박 날거 같다는 내 생각은.... 그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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