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이 번지는 곳 독일 In the Blue 13
백승선 지음 / 쉼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번짐 시리즈의 명성을 들은지는 꽤 오래 되었다. 그리고, 나는 여행서를 좋아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번짐 시리즈를 구입해 읽은 적은 없었다. 제작년부터 내가 집중해 읽은 책들은 우습게도 행복해지는 법에 관한 책들이었다. 소위말하는 힐링에 관한 책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가장 크게 힐링하고, 행복해지는 때는 바로 여행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얼마전부터 그 동안 읽어보지 못하고 미뤄뒀던 여행서와 여행에세이들을 자주 읽으려고 노력중이다.


이 시리즈가 열권이 넘는 책으로 출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책들을 읽어보지 못했으나, 결론적으로 이 책은 내게 아주 큰 만족감을 주었다. 저자, 백승선씨는 좋은 직장도 때려치고, 자신의 꿈을 좇아 출판업에 뛰어들었고, 책도 쓰고 사진도 찍고...팔방미인의 삶을 잘 보여준다. 그런 저자의 약력을 읽으면서 부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그건, 내가 언젠가 일해 보고 싶었던 출판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도, 사진을 잘 찍거나 글을 잘 써서도 아니다. 내가 그를 부러워하고 약간의 존경심마저 갖게 된 것은 조건에 맞춰, 남들처럼 사는 삶 대신 자신의 꿈을 좇겠다고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가 이런 좋은 책을 시리즈로 써내고, 명성을 쌓아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거나 보상(!)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내가 두세번의 여행으로 경험한 독일은 놀라움과 반전의 나라였다.

역사속의 일련의 사건들이 만들어낸 그들의 이미지는 내게 선입견으로 자리잡고 있었지만, 내가 매번 독일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것은 독일인이 얼마나 따뜻한 가슴을 가졌는가 하는 것과, 그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부국(우리처럼 모국이라 하지 않고, 부국이라 부른다) 을 위해 소소한 것들조차 챙기는 관심과 애정을 가졌나 하는 것이었다.


매번 유럽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유산으로 남겨진 선대의 문화와 도시를 보전하려고 얼마나 애쓰는가 하는 것이었는데, 책속의 사진들은 독일의 고색 창연한 건물과 도시의 풍경이 현대에 지어진 건물이나 문화와 얼마나 잘 어우러져 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생각하게 되는 씁쓸한 서울의 풍경이다. 이 책은 브레멘, 베를린, 드레스덴, 프랑크푸르트, 뤼데스하임, 그리고 하이델베르크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릴적 읽었던 우화로 익숙한 브레멘의 모습과, 장벽이 없어진 베를린, 내가 가 본적이 없는 드레스덴과 뤼데스하임, 그리고 산업도시이나 정갈한 멋을 가진 프랑크푸르트와 가장 독일적인 모습으로 손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하이델베르크의 모습까지...

책은 정숙한 멋을 가진 숙녀의 가방속처럼 잘 정돈되어 있고, 멋스럽다.


한두권도 아닌데...이 번짐 시리즈...다 갖고 싶어서, 어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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