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자수 여행 2 - 빨강 머리 앤을 찾아가는 행복한 자수 여행 2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저자 아오키 카즈코의 다른 책인 '행복한 자수 여행'을 읽을 기회를 가졌었다. 영국 여행후 그녀가 접했던 영국의 여러 풍경을 자수 작품으로 표현해낸 책을 보면서 오랫동안 건강을 핑계로 들 수 없었던 바늘을 다시 쥐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었더랬는데, 이 책은 정말 어쩔!!! 제목부터 꺄악~ 소리를 내게 하니 말이다.


나는 어릴때 주중에 티비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나는 일말의 후회나 망설임없이 항상 빨강머리 앤 애니메이션을 봤었다. 우습게도 내가 가장 좋아했던 빨강머리 앤을 시청하는 시간이 어머니에게는 가장 괴로운 시간이었는데, 그것은 어머니께서 앤의 수다스러움을 극도로 싫어하셨기 때문이다. 빨강머리 앤에 못지않은 수다쟁이 어린 딸을 키우고 있는 요즘 나는 내 딸이 앤처럼 구김살없고, 자기 앞가림을 잘 하는 딸로 커줬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다.

물론, 티비를 통해서 만난 앤도 나에게 항상 즐거움을 주었지만, 사실 나는 Anne of Green Gables 를 읽으면서 이야기의 무대가 되었던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빠져들었었다.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고 한국 경제가 넉넉치 않던 때에 유년 시절을 보냈고, 나는 유학생활을 거쳐 북미에서 일을 하면서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다녀올 기회를 가졌었다. 그곳은 내가 상상한 것과는 조금은 다른, 그렇지만 이야기속 분위기를 잘 갖춘 곳이었는데, 십년도 더 훌쩍 넘어 이렇게 자수책으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저자는 그녀의 다른 자수책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여행 이야기,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낸 자수 작품들을 통해 독자들을 책 속 모든 것에 매료되게 만든다. 그녀가 보여주는 작품 하나하나는 너무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해서 당장이라도 잘 다려진 리넨과 여러가지 색실을 꺼내놓고 그녀가 책 뒷부분에 올려둔 도안들을 흉내내 나만의 작품도 만들어보고 싶게 한다.


여름이다.

밖으로 나오라고, 바다로, 산으로, 강으로 나와서 자연을 맘껏 즐기라고 사방에서 손짓을 해대는거 같다. 하지만, 나는 좋아하는 음악을 나즈막하게 틀어놓고, 시원한 거실 한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안락의자에 앉아 도안과 색실, 천과 바늘을 들고 프린스 에드워드 섬으로 피서를 가야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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