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에서 벗어나도 괜찮아 - 낯선 곳에서 주워 담은 청춘의 조각들
신소현 지음 / 팜파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 화두가 되는 것들. 힐링, 꿈, 중년, 마흔.

가만히 생각해 본다. 왜 이것들이 끊임없이 화두가 되는 것일까, 하고...


언젠가 남편과 외국인 친구들이 내게 물은 적이 있다.

너 그거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 네가 그걸 하고 있을 때 별로 즐거워 보이지 않아...

즐겁지 않아? 그러면 왜 해?

나는 이런 생소한 질문들에 딱히 뭐라고 대답조차 시원스레 줄 수가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치맛바람이 심했던 친정어머니가 원하는 딸상은 분명하게 정해져 있었고, 나는 내 인생의 대부분을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부단히(나는 그랬다고 생각한다) 노력하며 살아왔었다.

그리고, 인생의 절반쯤에 와서 선 이 곳에서 나는 어느 길을 가야할 지도 모르겠고, 무엇이 옳은 것인지도 모르겠으며, 무엇보다도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 수가 없어서 고민중이다.

항상 누군가가 제시하는 길, 작게는 어머니의 소망이었고, 크게는 사회가 보통 얘기하는 '남들처럼' 살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뿐이 없는데, 이제와서야 그것이 옳은 길이었는지 판단이 서지 않아 고민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을 가지고 산다고 자위해보지만, 내 귀에 내 마음에조차 그리 설득력있게 들리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 신소현씨가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 대의 그녀는 어느 날 자신이 가진 돈을 챙겨들고 아주 긴 시간동안 외국 여행을 한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 그녀의 꿈이었던  항공사의 승무원이 되기 위해서 도전하고 노력한다. 번번히 마지막 관문에서 탈락의 쓴맛을 보던 그녀는 그 꿈을 접고 일본으로의 유학을 결심한다. 그리고, 유학길에 오르기 직전에 항공사로부터 합격통지를 받는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 감정이입이 유난히 심한 나는 결국 답답한 마음에 소리까지 지른다.

"니 꿈이라며! 합격했다잖아! 그냥 갈거야?"

그녀는 정말...그냥 간다. 그것도 아무에게도 그 합격 사실을 밝히지 않고 말이다.

그리고, 그녀는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열심히 일본의 생활 속으로 젖어든다.


책이 참 예쁘다.

그야말로 말랑말랑한 감성이 뚝뚝 떨어지는 책이다.

누군가는 이 책을 잘 만든 여행에세이라고 단정지어 말하려나?

하지만, 나는 이 책이 '남들처럼' 사는 대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한 젊은이가 우리 기성세대, 중년들에게 큰 메세지를 전해주는 힐링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남들처럼 살지 않고, 용기를 내어 한 번쯤은 과감히 내 길을 만들어 보라며...

그래도 우리의 삶은 괜찮은 것이며, 그렇게도 행복해 질 수 있는 거라고...


그녀도 언젠가 중년이 되어 자신을 뒤돌아 볼 것이다. 그녀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 그녀는 아쉬움은 있을망정 후회는 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 건...나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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