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떠났다 - 220일간의 직립보행기
최경윤 지음 / 지식노마드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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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말하면 집시병이요 (좋게 말하는게 맞나? ^^;;), 나쁘게 말하면 역마살이다.

늘 조용하고 부모님과 집안의 어른들 말씀에 순종적인 내가 이렇게 불치병(!)을 안고 산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이 들었던 열아홉 그 해였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주시는 용돈과 새뱃돈으로 꽉꽉 채워진  내 이름 석자가 찍힌 통장조차도 어머니의 관리하에 있었던 나는 그 집시병이요 역마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햇수로 삼년을 더 기다려야 했더랬다.


요즘도 뭐낙 가슴 묵직하게 눌리는 일이 생기고, 머리가 지끈하면 나도 모르게 한숨 쉬듯 내뱉는 소리는 "아, 답답해~~"

그리고, 그 답답함을 해소시키기 위해서 나는 떠나고 싶은 욕구를 꾹꾹 내려누르고 내게 주어진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드라이브를 하는 정도로 그 답답함을 달래곤 한다. 그것은 내가 아내, 엄마, 며느리, 선생이라는 여러 모자를 번갈아 써가며 (때로는 동시에 몇개를 써가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저자 최윤경은 내가 떠나고 싶어 했던 그 어린 날에 더 근접한 스물 하나였던 때에 떠났다.

그녀가 홀연히 세상을 보고자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당차구나, 겁없네, 뭐든 하겠어...등등의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가 쉽게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누구는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서, 누구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누구는 딸린 식구들을 챙겨줄 사람이 없어서, 누구는 겁이 나서...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를 자유로운 여행으로부터 막는 원인은 우리가 만들어낸 사회와 풍조때문이 아닌가 싶다. 당장 현실에서 행복하기 보다는 늘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지금 이 순간은 조금 더 힘들어도 된다는 그 어처구니 없는 생각.


최윤경이 대단해 보이는 이유는 앞뒤 잴것없이 당장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그녀가 여행을 떠났기 때문이다. 젊어서 무모해 보인다고 누군가는 얘기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무모함이 그녀에게 준 변화를 보라. 그것은 단순히 여행에서만 얻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칠개월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남미와 인도를 여행하면서 얻은 것은 단순히 그림과 사진은 아닐 것이다. 그녀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무한한 힘이 되어줄 젊은 날의 추억,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계기,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추구했던 목표를 실행한 것에 대한 자신감. 돈으로 살 수 없는 이런 것들이 그녀가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살아가는 데 자양분이 되겠지? 


부럽구나. 그 젊음, 패기, 시간, 용기, 그리고 자유로움...

아~나도 어깨에 작은 가방 하나 둘러매고 가볍게 털레털레 길 떠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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