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변화한다 - 모옌 자전에세이
모옌 지음, 문현선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책표지에 무슨 무슨 상을 받았다고 붙은 딱지나 수식어를 그다지 신용하지 않는 편이다. 본래 의심이 많아 남을 잘 믿지 못하는 못된 성격탓도 있겠으나 두 아이의 엄마로서 살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점, 바로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은 없다는 그 진실을 느끼고 나니 누군가의 잣대에 맞춰 그어진 선이라는 것이 당췌 내가 그린 선에도 맞을지 당췌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노벨상이란다. 2012년에 노벨상을 받았다는 사람의 자서전이라는데 궁금한거 못참는 내 성격에 그만 번쩍 손들어 책 한권을 잡아 읽는다.

1980년대 후반에 공리라는 꽤 예쁜 중국인 배우가 주인공이었던 영화, 붉은 수수밭. 당시 고입 시험을 치고 친구의 집에서 떡볶이와 어묵탕을 먹으며 내가 접했던 그 영화는 꽤나 큰 충격이었었다. 워낙 대중문화에 노출이 안된 내 스스로의 배경탓도 있었겠으나, 분명히 내 나이가 문제였을것이다. 그래도 예쁜 여주인공과, 시대적 배경에 대한 대충의 이해와 함께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더해져 친구들과 영화에 대해서 꽤나 이러고 저러고 열변으로 토론(!)이라는 것까지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 고, 20대 초반에 시작된 유학생활과 그 이후로 쭈욱 이어진 외국 생활은 내게 한국 문화뿐만 아니라, 아시안 문화를 접할 기회를 십년 넘게 뺏아갔었다. 물론, 내가 사는 곳에서도 꽤 유명한 아시아인 작가들의 작품이 영어로 번역되어 판매되지만 내 관심사 밖의 일이어서였는지, 나는 모옌의 작품을 단 한번도 책으로 접할 기회가 없었다.

이 자서전은 작가가 2005년 이태리에서 있었던 수상식에 참여하러 갔을때 만났던 인도 출판사의 편집자의 권유로 썼다고 한다. 이 책 속에서 만나 그의 인생 이야기를 읽고나니 왜 이 책의 원제도 한국어판 제목도 '변화'라는 단어를 내포하고 있는지 알 것같다. 그는 중국이 참으로 많은 변화를 겪을때 태어나 자라고 살아왔으니 말이다. 그의 바로 윗형만해도 대학을 나올 수 있었지만, 모옌은 문화대혁명탓에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을 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가 밥벌이와 출세(!)를 위해서 선택했던 군생활 시절 대학 입학의 기회도 있었지만, 준비 과정이 끝난 후에 그가 접한 소식은 자격미달이라는 것이었다.  목화 가공 공장에서의 생활, 행방군 시절등을 거치는듯 중국 현대사의 산 증인으로서 살아온 작가의 삶과 그가 바라본 중국의 변화가 그의 책들에는 고스란히 보여진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개인적인 입장에서 그 부분을 얘기할 수 없는것이 안타깝다. 미국에도 그의 작품들이 활발히 번역되어 출간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노벨상 수상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올해는 이 자서전을 통해서 알게 된 모옌의 작품들을 직접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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