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미술로 달라졌어요
최민준 지음 / 아트북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언젠가 유행했던 메달 얘기가 있다. 자식의 성별과 수를 두고 하는 우스개(우스개라고 하나 누구에겐 피눈물 나는 소리일 수 도 있다) 소리.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 딸 둘이면 은메달, 딸 아들 하나씩이면 동메달, 그리고 아들이 둘이면 목메달...

그 우스개 소리에 따르면 나는 동메달을 딴 엄마다. 올 가을에 초등학교 2학년생이 된 아들과 프리케이에 다니는 딸이 있다. 내 주위에는 아들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다. 당췌 딸가진 친구나 지인 찾기가 힘들다. 그러니, 죄다 목메달의 주인공들인 것이다.


우 습게도 나는 올해 초까지만해도 딸같은 아들과 아들같은 딸을 키우는 엄마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들어 드는 생각은 참 그 속을 알 수 없는 아들과, 더더욱 속을 알 수 없는 딸을 키우는...그저 앞이 막막한 엄마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큰 아이가 무척 얌전하고 조용하며 몸놀이보다는 얌전히 방 한구석에서 책을 읽거나 블록 놀이, 퍼즐 맞추기, 그림 그리기를 즐기던 아이라 이 아이가 여성성이 너무 강한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까지 했을 정도였다.


하 지만, 나와는 성별이 다른 아들 녀석은 요즘 내 그런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 또래의 남자아이들이 하는 우스운 몸개그와 웃기지 않아서 동조해주기도 쉽지않은 말개그까지 섭렵하고 있으며, 오늘 지금 당장이 아니면 안되는듯 잠시도 몸을 가만히 두지 않고 뛰고 구르며 논다, 마치 그 동안 하지 않았던 남아로서의 본분(!)에 지금이라도 충실하게...아니, 그 전에 하지 못했던 것같이 다 채워 하려는 듯... 그래서, 이 책의 소개글을 보고서 주저없이 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선택했었다.


이 책의 작가, 최민준씨는 남아 미술 전문 교육가이다. 물론, 작가 또한 남성이다. 대학생일때부터 아이들에게 미술 가르치는 일을 했고, 어린이들을 가르치면서 필요를 느껴 미술심리치료까지 공부한 사람이다. 그는 남아 미술 연구소를 운영중이고, 이 책은 그런 그가 자신이 가르쳤던 여러 학생들의 사례를 통해서 어떻게 미술을 통해 남아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지 주술한 책이다.


목 차를 보면 고개 끄덕거리며 안심의 미소를 짓다가도 갑자기 이게 뭔 소리? 할만큼 겁을 주는, 자극적인 제목도 눈에 띈다. 하지만, 그는 책을 통해 아들의 성향에 따른 교육법을 제시하기도 하고, 실전 미술의 예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그가 내놓은 몇가지 원칙은 비단 아들을 키우는 엄마뿐만이 아니라, 자식을 키우는 엄마라면 귀담아 새겨둘 법하다. 예를 들면, 일관된 태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규칙내에서 활동하도록 돕는다던지, 부정적인 답을 줄 경우에는 왜 아이가 그러면 안되는지 이유를 설명하라던지, 규칙 불이행시 아이가 받아들여야 하는 불이익을 미리 정해놓고 설명하는 일이라던지....


한 가지, 내가 크게 공감한 부분은 바로 남자 아이들의 경우, 자신이 관심을 갖는 것들이 극명하 그것이 어떻게 계속 바뀌는가 하는 것이었다. 얼굴 달린 파란 기차를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오랜 시간 좋아했던 나의 아들은 한때 공룡에도 심취했었다.  토*스 기차와 그들의 친구들은 내게도 여전히 친근한 반면, 나는 공룡의 이름들을 외우고, 공룡 모형으로 함께 피터지게(!) 싸워줘야 하는 그 시간이 참으로 싫었더랬다. 그래서, 대충 대충 호응해주는 엄마탓인지 나의 아이는 공룡 시기를 짧게 넘기고, 그 후로는 계속 엄마의 눈치를 살짝씩 보아가며 관심거리를 찾아 헤매고 있는 중이다.


내가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반성하고 앞으로 노력해보겠다고 결정한 것은 이성인 아들의 관심과 성향에 대해 비판하거나 무관심에 가까운 무성의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아들을 탐구하고 긍정적으로 함께 어울리는 활동을 찾을 수 있도록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못난이 엄마는 또 한뼘 커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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