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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그들처럼 - 열한 번 치명적 사랑의 기억들과 만나다
박애희 지음 / 서해문집 / 2012년 3월
평점 :
한국의 라디오를 듣지 못한지 정말 오래되었다. 족히 이십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나보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KBS FM <세상의 모든 음악> 시간에 소개되었던 이야기들이라고 한다. 작가는 오십개정도의 사연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이 책으로 엮어내었다.
단편집과는 또 다른 느낌의...뭐랄까, 여럿이 모여앉아 두런 두런 술잔 앞에 두고 추억속의 자신의 사랑 얘기를 꺼내놓는 느낌이랄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사랑을 한다. 내가 그 사랑속의 주인공이 아니라면, 내 주위의 사람들의 사랑을 통해서,혹은 드라마, 영화, 책, 심지어는 음악속에서조차 사랑에 대해서 끊임없이 얘기하고 간접 경험을 한다.
저자는 일인칭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편지와 일기등의 형식을 빌리지만, 그것이 진짜 편지글이나 읽기가 아니니 이것은 소설이라고 얘기해야 할듯하다.
브
람스, 먼로, 햅번과 푸르수트, 브라우닝, 애거서 크리스티, 모딜리아니등의 유명인이었던 이들과 그들이 사랑했던 연인들. 대부분의
이야기가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정상적인 부부관계이기 보다는 불륜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일반적인 관계 외의 사랑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가 어찌보면 더 애틋하고 애닳는 사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우스개 소리로 내가 하면 연애고 남들이 하면 불륜이라던데, 이 책속의 불륜이라고 밖에는 부를 수 없는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눈살을 찌뿌리게 하기보다는 책을 읽는 이들이 폭 빠져 들도록 하는 힘이 있었다.
요즘 사람들은 마치 쿠키틀에서 쿠키 찍어내듯이 조건과 상황에
맞춰 결혼을 참 잘도 한다. 죽네 사네 난리치며 결혼을 했던 친구들보다 얌전히 부모님께서 맞선장에 내보내어 짝을 찾아 결혼한
친구들이 오히려 진중히 오래 별소리 없이 잘산다. 그렇다면 결혼은 사랑만을 전제로 하는 관계는 아닌가보다. 그렇다면 역시 결혼밖의
사랑도 존중하고 이해해 줘야한다는 방식이 성립되는 건가?
결혼 한지 강산이 한번하고도 반이 변한 시간이 되었지만, 그
오랜(!) 결혼 생활 속에서 내가 분명하게 느낀것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유동적이며, 형태 또한 다양하다는 것이다. 연애기간과
신혼때의 불같은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기는 하나 다른 형태를 취한다. 연대감과 우정, 혹은 전우애보다 더 끈끈한 그런
감정으로 말이다.
오랫만에 읽은 반가운 사랑에 관한 이야기. 읽는 내내 가슴이 따뜻하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상상했던, 기대했던 그 이상의 감동과 잔잔한 여운을 남겨준 것도 참으로 반가웠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