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 낯선 땅 콜로라도에서 마음을 나눈 간호사
전지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북미에 자리잡고 산지가 그새 강산이 한번하고도 반이 변할만큼의 시간이 흘렀다.
이 책의 작가 전지은씨는 내가 이 곳에서 산 시간의 두배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니, 한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살아낸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그녀는 이 거대한 나라에서 이방인 아닌 이방인으로 산것이다.

이민자들로 구성된 나라. 그래서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있고 꿈을 이룰 수 있으며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던 그런 곳이었던 미국으로 그녀는 공부를 하겠다는 남편을 쫓아와 가난한 유학생의 아내로서 캘리포니아에서 네바다주를 거쳐 콜로라도주로 이주한다. 몇번의 실패를 경험하긴 해야했지만, 아이를 키우고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며 그 어렵다고 소문이 자자한 간호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그녀는 그때부터 그저 유학생 아무개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중환자실의 간호사로서 자신의 삶을 살기 시작한다.

요절한 시인의 딸이었던 그녀는 학생시절 진로를 결정할 시기에 고민을 했었으나, 글을 쓰는 대신 간호사가 되었었고 그런 그녀는 물려받은 피는 못속이는지 미국 사회에서 글솜씨를 발휘해 신문에도 글이 실리고, 신문사 주관 행사에서 수상을 하기도 한다.

그녀가 들려주는 병원에서의 삶은 읽는 이를 서글프게 하지 않나 싶다.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그리 느꼈다.  세상에 사연 하나쯤 가지지 않은 사람이야 없겠지만, 그녀가 들려주는 환자들의 얘기들은 하나같이 가슴 한켠을 아릿~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 없다.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존재가 환자들에게 또는 환자들의 보호자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을 안다. 그것이 그녀를 계속 일하게 만드는 힘이 되지 않나 싶다.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루프레히트 슈미터와 되르테 쉬퍼가 쓴 <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 라는 책을 떠올렸다. 가슴 아프게도 헤어질 것을 알면서도 돌보아야 하는 작가 전지은씨나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식사를 만들어내던 이가 떠올라서 가슴이  저릿한데도 불구하고, 나는 이 두 권의 책들을 읽으면서 묘하게 마음이 침착해지고 담담하게 나의 먼(혹은 가까울 수도 있는)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었다.

이방인이어서 받는 설움과 드러내놓지 않고 행해지는 불공평함에 화내고 짜증내기보다 묵묵히 자신의 소신껏 맡은바 일을 해내며 이 세상에서 발걸음을 돌리는 환자들에게 큰 위안이 되는 그녀의 공로에 박수와 함께 목례를 보내고 싶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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