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영의 세상견문록 - 365일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책
서은영 지음 / 그책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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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국어 사전에 따르면 '견문록'이란 '보고 들은 지식을 기록하여 놓은 글' 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나는 왜 별 의심없이 이름이 예쁜 작가가 세계여행을 하고 와서 자신이 보고 들은 것들을 기록해놓은 여행에세이가 아닐까라고 지레짐작했을까? 하지만, 아니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라기보다는 저자가 독자들에게 들려주려는 사람 사는 얘기다. 그저 한 곳, 한 나라에서 겪었던 사람이나 그녀의 생각의 모음이 아니고, 마치 발에 끊임없이 움직이는 바퀴라도 달고 있는 듯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봤던 것들과 느꼈던 것들에 대한 얘기이다.


표지는 은은한 청회색이고, 가운데 사진에는 붉은 의상의 산타가 참 환하게도 웃고 있다. 이건 산타할아버지에게서 받는 선물같은 책이라도 된다는 뜻인가? 하면서 표지를 자세히 보니 햐아~! '365일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책' 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그렇구나. 이 책을 읽고서 난 마치 매일 매일 크리스마스같은 느낌을 받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펼쳐들었다. 시간이 쓰러뜨릴 수 없는 아름다움을 찾아서, 돈키호테와 함께 여행하는 법, 바보가 사랑을 찾아 방황할 때, 순례자의 길, 한국의 재발견, 이라는 다섯개의 큰 챕터들이 보인다.이 책을 어찌 읽을까 잠시 고민했다. 보통 책은 첫페이지에서 뒷쪽 겉표지를 향해 읽어나가는 것이 맞는 순서이지만, 이 경우엔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거 같다.

결국, 가장 마음에 드는 소제목인 '돈키호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을 시작으로 나는 앞뒤를 왔다 갔다하면서 책 한권을 읽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겐 특별한 책으로 남을듯하다. 한 번도 이런 방식으로 책을 읽은 적이 없었으니...

그러면서도, 나는 저자가 크리에이브 디렉터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 이유는 내가 의도적으로 겉표지 안쪽에 있는 저자의 약력이나 소개를 항상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마주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그 책에 대한 선입견 없이 내가 느끼는대로, 생각하는대로 받아들이기 위한 방법중 하나이다.


그렇게 오가며 읽다가 마주한 첫 챕터, 첫 글에서 그녀는 철학자 리히텐베르크의 인간의 존재성에 관한 세가지 질문에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적용해 세 가지 화두를 던진다. 나는 왜 하필 아름다움? 했었는데 그 대답은 곧 글속에서 얻을 수 있었다. 그녀는 남들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업이었던 사람이다. 유명 디자이너의 옷을 아무렇지 않게 다룰 수 있고, 명품 소품또한 그렇지만, 그 만큼 남에게 보여지는 외모를 신경써야 하는, 그래서 눈물 쏙빼며 레이저 시술까지 받아야 하는, 그 모든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갈  수 있는 화려한 경력의 그녀가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길로 나선 것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길 위에서 짙은 화장을 하거나 킬힐을 신지 않고도 멋있게 사는 법을 만난 사람들을 통해서 배우고 느꼈다.


결국, 그녀의 그런 오랜 여행(사실, 나는 여행을 가장한 방랑이라 부르고 싶다)끝에 이 책은 탄생했고, 그렇게 애쓰고 여행다니며

여러가지 얘기거리를 가져와 풀어내준 그녀가 참 고맙다. 다른 것은 몰라도, 내가 살던 방식을 굳이 고집할 필요도, 가끔은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떠나도 괜찮다는 메세지는 분명히 받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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