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 마음이 외로운 당신을 위한 따뜻한 위로
A.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집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어린왕자>를 처음 접했던 것은 초등학교 3학년이었을때다.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은 여러개가 있었는데, 가장

멀리 돌아오는 길을 가끔 선택하는 이유는 바로 헌책방앞을 지나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단순한 헌책방이 아니고,

파본된 책만 골라다가 파는 책이라, 누군가의 손을 거친 책을 싫어하는 내게는 살짝 중심이 쏠린 책장 한두개가 껴있는

책들이 훨씬 더 좋았었다. 그렇게 단돈 200원에 구입했던 책은 30년의 세월을 넘어 여전히 내곁에 있다.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 어린왕자를 떠올리면 누구는 90년대에 유명했던 가수의 얼굴이 떠오를 것이고,

어떤 이는 모자모양처럼 생긴 동물을 삼킨 뱀이 생각 날것이다. 어떤 이는 그 책덕에 알게된 바오밥 나무를 보러

마다가스카르에 가고 싶다고도 했다. 나는 과연 왜 어린왕자의 두 번째 이야기가 읽고 싶었을까?

무엇이든 원작을 따라잡기 힘들고, 재미난 영화나 책도 속편, 후편이 나오면 전작만큼의 감동이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 말이다. 그것은 순수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잃어버리고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과 간절함?


생떽쥐베리가 그려냈던 어린왕자는 운유의 대가였다. 그 당시 어린아이였던 내게는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그저 말을 돌려하기 좋아하는 외계에서 온 어린아이였던거다. 하지만, 로엠메르스가 만난 어린왕자는 시원 시원

말을 참 잘한다. 그렇다고 그 아이가 까불까불 재잘거리는 수다쟁이라는 말이 결코 아니다.

묻는 말에 대답하고 거짓이 없으며 둘러치는 일은 더더욱 없다. 느끼는대로 아는대로 솔직히 말하는 아이.


내가 이 책에서 찾았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그거였다. 요즘 한국에서는 나꼼수니, 닥치고 정치니, 솔까말이니...

솔직히 말하고 하고 싶은 것, 생각 하고 있는 것을 말로 풀어내는 것들이 유행인듯하다. 그런 맥락에서라면

이 책의 어린왕자는 한국의 유행의 첨단을 걷고 있다고해도 과언은 아닐듯싶다.


책장을 덮으면서 내가 안고 떠나는 것은 간단한듯하지만, 참으로 풀기 어렵고 실천하기 어려운 과제 하나이다.

이 세상을 어떻게 옳바르고 살아갈까? 어떻게하면 다른 이의 가슴에 상채기를 남기지는 않되, 내가 생각하는 것들과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옮기며 살수 있을까, 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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