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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 있어요 - 봄처럼 찾아온 마법 같은 사랑 이야기
클레리 아비 지음, 이세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모태솔로라 로맨스소설은 무조건 거부했고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온 소설 <나 여기 있어요>는 달달한 로맨스소설이 아니다.

단순하고 결과가 뻔하다는 편견을 깨주었다.

설정이 독특하고 캐릭터가 살아있으며 전개가 자연스럽다.

말도 안 된다 싶을 만큼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사랑이 피어나는 과정을 감각적이고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등산 지도 만드는 단체에서 일했던 엘자.

엘자와 산은 하나였다.

얼음산 등반 도중 눈다리에서 추락했고 가까스로 구조되어 혼수상태가 된다.

'몸에 갇혔다.'


환경 컨설턴트인 티보.

얼마 전 연인과 화끈하게 이별했다.

하나뿐인 남동생은 음주운전으로 어린 여자아이 두 명을 죽였고 병원에 누워있다.

'마음이 닫혔다.'


동생이 입원한 병원에 방문한 티보.

동생 보기가 역겨워 비상계단으로 간다고 문을 열었으나 20주째 혼수상태인 엘자의 병실이다.

그렇게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마음이 괴로운 티보에게 엘자에게서 나는 재스민 향은 이상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조용히 잘 들어주는 엘자가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그런 티보의 존재를 엘자는 오직 청각으로만 느낀다.

고개를 돌리고 눈을 떠 티보를 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낯선 사람임에도 친근하게 먼저 말을 걸어주고 자신을 환자로 대하지 않는 태도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서로는 각자의 절망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이 자라난다. 


하지만 엘자의 가족과 친구, 그리고 담당의사는 이 희망의 불씨를 알아채지 못하고 잔인하게 끄려 한다.

안락사만이 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유일한 길이라 착각한다.

모두가 희망을 포기하고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려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과연 엘자는 깨어날 수 있을 것인가.

차가운 얼음산이 녹아내리고 온갖 꽃들이 만발한 봄처럼 그와 그녀의 사랑이 다시 찾아올 것인가.


마지막 책장을 덮고 현재의 삶에 대해 자책한다.

단순히 그와 그녀의 로맨스나 사랑을 뛰어넘어 그 안쪽을 들여다보게 된다.


수년 전 허리 수술을 받고 마취에서 깨어날 때 더 잘 살겠다고 울부짖었다.

어느 날 새벽 심근경색이 찾아와 호흡이 곤란한 아버지를 모시고 응급실로 달려갈 때 끝까지 효도하겠다고 결심했다.

농약을 마시고 거품을 물며 쓰러진 어머니를 들쳐업고 병원을 뛰어갈 때 제발 살아만 달라고 미친 듯이 소리질렀다.


살아 있을 때 잘해야 한다. 그리고 더 잘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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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으니까, 오늘도 야식 - 힘든 하루를 끝내고, 내가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영혼을 달래는 혼밥 야식 만화
이시야마 아즈사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요리와 음식을 주제로 한 일본 영화와 드라마의 마니아로서 거의 모든 작품을 섭렵했다.

혼밥이나 혼술을 주제로 한 드라마 <하나씨의 간단요리>, <고독한 미식가>, <와카코와 술>, <낮의 목욕탕과 술>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혼밥이나 혼술하는 문화가 부럽기도 했다.

평소 친일 민족반역자를 처단하라 부르짖었으나 일본 먹방 드라마와 영화에 친일하고 말았다. 반성한다.


왜 우리는 식당이나 술집에서 홀로 밥이나 술을 먹으며 눈치를 봐야 할까.


일드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고로상이 식당에 들어간다.

대부분 혼밥족이다.

먼저 와서 주문하고 음식을 기다리고 있던 젊은이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고로상도 인사를 한다.

서로 존중하고 음식을 즐기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다.

최근 대한민국에 혼밥이나 혼술이 대세다.

SNS는 대부분 이런 거 먹어봤다며 음식 사진으로 도배하고 자랑한다.

혼밥 등급을 9등급까지 정해 어느 등급까지 시도해봤냐며 호들갑 떠는 모습이 씁쓸하다.


일본의 문화와 작품은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성이 무섭다.

만화라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대부분 드라마나 영화의 원작이 만화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수고했으니까 오늘도 야식>도 드라마나 영화화할 소지가 다분하다.

주인공은 여성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창작과 작업의 강도가 강할 것이다.

또한, 야간작업도 많아 야식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이야기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

자전적 에세이에 직접 야식 요리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화를 그렸다.

어렸을 때의 코믹한 에피소드는 덤이다.

야식 메뉴 또한 독특하고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다. 대부분 칼과 불을 쓰지 않는다.

덩치가 커서 음식량이 많아 밥그릇도 커야 하고 살과의 전쟁은 포기한다며 솔직 담백하게 고백한다.

영혼을 달래는 혼밥 야식 만화! 야식이 당길 때 이 만화를 보면 야식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


한 끼 식사, 간단한 반찬, 달달한 음식, 여러 가지 야식이 등장하는데 이 책 한 권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계속 연작이 예상된다.

여성작가다 보니 대부분 여성이 선호하는 음식이 주를 이룬다.

간단하면서도 다양한 요리법을 보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일본은 정말 동서양을 아우르는 다양한 음식이 있다.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는지 경이롭다.

반면 우리는 주로 배달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이 야식의 주를 이룬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주로 마트에서 파는 조미료나 소스를 이용하는 것인데 이러한 소스조차도 수제로 만들어 조리하면 어떨까.

물론 수입산이 아니라 가까운 지역에서 농사지은 우리 농산물로 조리해 먹으면 금상첨화겠다.


신기하고 화려한 야식을 보다 깜짝 놀란 메뉴가 있다.

바로 간단한 반찬 편에 나오는 '가지로 여름 피자'이다.

아니 가지로 피자를 만들 수 있다니 재치를 넘어 존경스럽다.

작년 소소한 농장에서 가지를 처음 심었다. 시장출하를 하였고 남은 것은 가지볶음만 해먹었다.

가지볶음에 아주 질려버렸다.

이 책은 한정된 조리법으로 고정된 음식만 먹어서 질린 입맛을 확장시켜준다.

소소한 농장에서 재배한 농산물로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성공하면 요리법을 공유해야겠다.

뱃속에서 꼬르륵~ 꼬르륵~ 울부짖는다.


사실 소소한 농부는 야식을 거의 먹지 않는다.

하루에 두끼, 점심과 저녁만 먹는다.

고된 농사일을 끝냈을 때만 야식으로 캔맥주 하나와 직접 재배한 땅콩을 안주 삼아 먹는다.


짧고도 긴 혼자만의 밤을 달래주는 것이 바로 야식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고칼로리의 정크푸드, 패스트푸드는 삼가하고, 지역의 신선한 재료로 간단하면서도 건강에 좋은 야식으로 외로움을 달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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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컬러링북
무한도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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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캔버스에 그려진 밑그림에 맞춰 색만 칠하면 초보자도 쉽게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DIY 명화 그리기’가 인기를 끌더니, 이번에는 본격적인 어른용 색칠공부를 표방한 ‘컬러링북’이 유행이다.

‘컬러링북’은 세밀하게 그려진 밑그림에 색연필 등으로 자유롭게 색을 칠해 그림을 완성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색을 칠하는 동안 정신 집중과 몰입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 및 기분전환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색연필, 사인펜 등의 간편한 도구를 사용해 시간이나 장소에 상관없이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한도전 컬러링북>은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온 시리즈, 특집을 모아서 만들었다. 

〈우린 자연인이다〉〈의상한 형제〉〈바보전쟁〉〈언니의 유혹〉〈무인도 특집〉〈조정 특집〉〈좀비 특집〉 등 무한도전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 있었던 이야기를 컬러링북으로 구성해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페이지를 펼칠 때마다 무한도전과 함께한 추억을 만날 수 있으며, 팬들에게 행복한 미소를 선사할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한숨 돌리고 싶을 때 끌리는 그림 한 장은 마음에 위안을 준다.

무한도전 컬러링북은 단순한 색칠만이 아니라 지친 마음을 보듬어 줄 프로그램 추억까지 함께할 수 있으며, 나만의 스타일로 완성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세밀한 패턴의 일반적인 컬러링북과는 달리 간단한 밑그림만을 제공해 작품의 완성도는 개인차의 폭이 넓은 편이지만 그리는 이의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무한도전 컬러링북은 색을 칠하는 동안의 재미도 좋지만, 작품을 완성했을 때 오는 성취감 또한 강력하다. 

색상 선택이 막막한 초보자들이나 보다 화려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이 밑그림은 훌륭하다.

일반적인 컬러링북에 비해 색 선택이 쉽고, 색칠해야 하는 영역이 적어 작품 완성이 용이할 뿐 아니라, 한층 화려하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소소한 농부는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는다.

시대가 암울한데 시시덕거리며 웃을 여유가 없다.

무한도전 초기 방영 때 몇 번 봤을 뿐이다.

무한도전 광팬인 중2 여조카에게 컬러링북을 선물로 주니까 너무 좋아한다.

바로 색연필을 꺼내서 색을 칠한다.

예전 봤던 코너가 생각난나며 호들갑을 떤다.

색을 칠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고 깔깔대며 단숨에 그린다.

평소 서먹했던 조카에게 점수 좀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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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비움 - 차근차근 하나씩, 데일리 미니멀 라이프
신미경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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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지막 장을 덮고 떠오른 문구가 있다.


- 달라이 라마

"인간이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이다. 그리고 물건이란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세상이 혼돈 속에 빠진 이유는 물건이 사랑을 받고 사람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진정한 화가는 양심의 인도를 받는다.

화가의 영혼과 지성이 붓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붓이 그의 영혼과 지성을 위해 존재한다."


유명 여성 잡지 에디터였던 저자가 화려한 삶을 쫓다 미니멀리스트로 살기로 하고 이를 실천하며 기록한 에세이이다.

책 표지를 보고 무슨 추상화인 줄 알았으나  다 읽고 옷걸이란 걸 알았다.

이 책은 유행에 민감하고, 홈쇼핑에 중독되었으며, 냉장고에 유통기한이 지난 것들로 꽉 차 있고, 가구가 온 집을 점령하고 있어 갑갑하게 사는 분들에게 강추한다.

하이힐, 브래지어, 의상, 그릇, 가구 등 주로 여성에게 민감한 부분이라 별로 와 닿지 않았으나 마지막 장 '생활철학을 소유하다'는 많은 공감을 주었다.



나름 시골에서 미니멀리스트로 산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이 책과 비교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1. 절제된 차림

옷은 계절별로 2~3벌이다. 주로 작업복이고 양복은 없다.

색상은 무조건 무채색. 주로 블랙과 그레이를 선호한다. 옷장은 없고 플라스틱 서랍장에 다 넣어도 여백이 있다.


2. 심플 미용법

화장품, 메이크업, 네일아트, 헤어스타일, 제모, 다이어트는  해당사항 없다.

이발소는 안 가고 그냥 기른다. 비누는 가장 저렴한 걸 쓰고, 샴푸는 비듬 방지 성분만 있으면 충분하다.


3. 작은 식생활

농사를 지으니 거의 자급자족된다.

외식은 모임이나 행사 있을 때만 하고 거의 안 한다.


4 집에서, 슬로 라이프

가구도 안 산다.

동생이 아파트에 사는데 이사 가는 집이 있으면 연락을 준다.

엄청나게 좋은 가구들을 버린다.

있던 가구 중 낡은 것은 장작으로 쓰고 주어온 것으로 교체한다.

폰은 아직 아이폰  4S롤 쓰고 있다.

유일하게 자리를 차지하는 물건이 있으니 바로 '책'이다.


젊은 시절 물건의 노예였다.

옷, 신발에 관심이 많았고 많이 구매했고 질리면 지인들에게 주거나 헌옷수거함에 집어넣었다.

사진에 미쳤을 때는 카메라, 렌즈, 가방 등 비싼 게 최고인 줄 알고 마구 사드렸다. 결국, 헐값으로 카메라 가게 늙은 사장님께 넘겼다.

차 역시 튜닝에 관심이 많아 돈을 많이 들여 고급 오디오로 개조했고 엄청나게 소음공해를 유발하고 다녔다.

내가 설계한 큰 집에 살겠노라 다짐했으나 물 건너갔다.


도시에서의 유목생활을 청산하고 귀향할 때 거의 모든 것을 버리거나 그대로 남겨두었고 유일하게 책만 가지고 왔다.


120페이지에 있는 '작은 집'을 보면서 헨리 조지의 '지공주의'를 떠올렸다.

조물주보다 위에 계신 건물주는 이 책을 읽어도 별 감흥이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구절이 있다.

"독서는 삶의 필수이지 취미란에 적혀야 할 것이 아니다."

현재 시골생활을 하면서 유일하게 책에 대해서 만큼은 소유욕을 버릴 수 없다.

저자는 e-book을 선호하며 종이책은 읽은 후 나눔 할 것을 권유하는데 아직 그런 경지까지는 힘들고

직접 종이책을 만지고 느끼며 봐야 해서 좀 더 수련이 필요하다.


 오카자키 다케시가 쓴 '장서의 괴로움'에서 밝힌 장서가의 필수 요소가 몇 가지 있는데

처음 구매한 책인 줄 알았는데 이미 집에 3~4권이 있어야 하고

집이 기울어질 정도로 책이 많아야 한다.

아직 이런 경지까지 가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책을 소유해도 괜찮다.

농담이고 

손을 떠나 쌓아둔 책을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나눌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는데 본인이 필요 없다고 물건을 버린다는 표현이 나온다

페이스북의 지역별 그룹에서 이사를 하거나 폐업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나눔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무조건 버리지 말고 지역사회 주민과 먼저 소통하고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온갖 물건들로 넘쳐나는 세상! 물건에 노예가 되지 마시고 이를 극복하여 단순하게 사는 삶은 어떨까.

물건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그리고 자아를 찾아가는 인생은 어떨까.

덧붙여 사사키 후미오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도 같이 읽으면 미니멀리스트로 한 발짝 다가서는데 용기를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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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유어 라이프
빌 버넷.데이브 에번스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당신 인생을 디자인하라.'
책 제목이 너무 거창하여 이게 과연 가능한가 하는 의심을 품고 읽었다.
우선 디자인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실용성이 있으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도록 의상이나 제품, 작품, 건축물 등을 설계하거나 도안하는 일'
제품, 작품, 건축물을 디자인한 경험이 있다.
인생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거대한 스케일을 어떻게 감당할까 걱정도 됐지만
뜻밖에 단순하게 읽혔고 재미도 있었고 저자가 제시한 인생 디자인 도구들도 흥미로웠다.



인생의 모호하고 난해한 질문들의 답을 찾고, 삶의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현명하게 대처할 방법이 있다고 강조한다.
바로 디자이너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 내 디자인 경험이 제품, 작품, 건축설계에 국한되었을까? 왜 인생을 디자인적 사고방식으로 풀어나가지 못했을까?
이 책을 보는 내내 후회가 막심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더구나 디자이너 출신 아닌가. 고마운 책이다.

디자인 작업의 여러 단계 중 기획분야가 있다. 말 그대로 핵심을 간추려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으로 브레인스토밍이라고도 한다.
가장 힘이 들고 공을 들여야 한다. 잠을 자면서도 고민한다.
건축을 예를 들면 '스페이스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집에 몇 명이 살고, 가족관계, 성별, 필요한 방 수, 방의 크기, 빛의 방향은 어떤가, 바람은 주로 어디로 부는가, 일조량은 어떤가,
집의 형태, 외벽이나 지붕의 컬러, 건축재료 등 고민할 부분은 많지만, 어느 정도 시스템화가 되어 과거에 비해 수월하게 작업을 한다.
이처럼 디자인 기법을 인생에 대입하여 재미있는 도구들을 제시한다.
재미있는 도구이지만 작성할 내용은 아주 중요하다. 인생을 디자인해야 하기에...


내 인생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로서 마음가짐과 자세를 갖추라고 한다.
아에이오우 기법을 사용하면 자신에게 무엇이 유리하고 불리한지 명확하다.
더욱더 자기 자신에게 솔직할수록 오류니 실수 없이 디자인한다.
솔직해지자. 타인의 눈길이나 판단은 필요 없다.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고,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구매하기 전 시험운전을 꼭 해보는데 왜 내 인생은 시험운전을 하지 않았을까?
무모하게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인생의 길을 선배나 동료에게 물어보고 가도 충분히 늦지 않다.
혼자 열심히 디자인한 결과물을 바라보면서 자아도취에 빠져봤자 소용없다.
미메시스의 함정에 빠진다.
이미 가본 사람이나 책들과 소통하여 정답은 당연히 없겠지만, 최적의 길을 찾을 수 있다.
중요한 순간이나 회의적 생각이 들 때 원형 대화를 시도할 가치는 충분하다.


이 책은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취업준비생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의 인터넷 구인에 거대한 함정이 있다고 고자질해준다.
말도 안 되는 구인란에 온 정열과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일자리를 찾기보다 많은 일자리 제안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에 정답이 있다.
취업준비생들 힘내시라.


디자인이 그림이나 도면으로 남으면 그림에 불과하다.
행동이나 행위가 있어야 진정한 작품이 완성된다.
행동의 중요성은 실패를 수반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 실패를 해야 더 나은 자신의 인생을 발견한다.
인생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무한 반복이다.


모든 인생이 그렇겠지만 혼자 살 수 없다.
공동체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렇다고 많은 수의 멘토는 필요 없다.
3~5명이 적당하다고 하는데 최근 SNS의 발달로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수월해졌다.
진정성을 가지고 자신의 선택과 고민을 발제하면 집단지성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
도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진화한다.


마지막 책날개에 이 책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읽어야 이해가 된다.
모든 디자인은 정답이 없다.
최적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서양서답게 사고의 깊이가 낮고 넓은 단점이 있지만, 인생 디자인 도구는 스스로 개발하고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명문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업이라고 하니 이미 검증이 되었고
내 인생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답보다는 힌트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인생을 디자인하기 위해 디자이너 사고체계나 방식, 디자인 방법론, 디자인하기 위한 도구들의 소개는 참신하다.
이 책에서 힌트를 얻어 디자인해보자. 내 인생을...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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