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시의 미래 - 인문학자가 직접 탐사한 대한민국 임장 보고서
김시덕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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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어제 완독을 마친 김시덕 도시문헌학자님의 [한국 도시의 미래]입니다.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한 이유는 최근에 도시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인데요, 도시를 부동산 맥락에서만 보지 않고 굴곡진 인류의 역사와 함께 숨쉬는 공간으로 이해하려고 관점을 바꾸니 흥미진진하더라구요.

저자인 김시덕님은 도시문헌학자입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직업은 아니지요. 도시에 남아있는 지나간 시대의 흔적과 자취를 추적하며 도시의 역사와 현재를 탐구하고 예측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책은 거의 500페이지 분량이라 두껍습니다. 하지만 목차가 잘 뽑혔기 때문에 관심 있는 지역 우선으로 골라 읽어도 상관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읽다보면 재밌어서 결국 다른 지역들도 읽게 됩니다.

책은 1부와 2부 내용으로 나뉘었는데 1부에는 국제정세, 메가시티, 인구문제, 교통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을 담았습니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한국 도시의 미래에 대해 저자가 답사한 현장 자료를 바탕으로 역동감 있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풀이하는데 대서울권부터 제주도까지 지역을 9장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읽다보니 몇년전부터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이슈화되고 있는 중에 저자가 3장 인구편에서 “인구 감소가 반드시 문제는 아닙니다. 인구가 줄면 생활이 더 쾌적해지기도 합니다. 인구가 줄어 가장 큰 문제를 겪는 이들은 자신들의 자리가 줄어드는 정치인과 행정가들입니다. 이 집단들이 지역 소멸의 위험성을 과장하거나 지역 이기주의를 조장하고 자기 지역에서 가장 인구가 많았던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 관성적으로 정치적 결정을 내립니다. 이를 멈추게 해야 합니다” 라고 말한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인구 감소에 대해 비관적이지만 않게 바라보는 관점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인구가 줄어 가장 큰 문제를 겪는 대상들이 누구일지는 생각을 못해봤었는데 덕분에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주목 할 바는 저자가 한국의 대도시를 행정구역이 아닌 3대 메가시티와 소권역으로 나눈 것인데구분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3대 메가시티.

1) 서울시를 중심으로 강원도와 일부 도시부•공업지대를 포괄하는 대서울권

2) 북한의 공격에서 안전한 콤비나트로서 구성된 포항•울산•부산•창원•거제•사천•진주•하동•여수•순천•광양의 동남권

3) 북한의 재래식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며, 한번도 전체가 아닌 대한민국의 국토 중심에 자리한 대전•세종•청주•계룡•논산 등에 국가 기관을 집중시킴으로써 성립한 중부권.

소권역.

1) 독립적인 산업벨트를 구성하고 있는 대구•구미•김천•소권

2) 철도로 이어져 있는 동부 내륙 소권

3) 전주•군산•익산 등을 아우르며 중부권과 일부 중복되는 전북 서부 소권

4) 광주에서 목포까지 아우르며 동남권과 일부 겹치는 전남 서부 소권

5) 고성부터 포항에 이르며 동남권과 일부 겹치는 동해안 소권

6) 제주 소권

저자가 이렇게 도시들을 나눈 이유는 앞으로 한국 도시는 3대 메가시티와 몇 개의 소권역으로 집중될 것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대서울권을 분석할 때 저자는 강남과 한강 너머 여의도, 그리고 서울 주변 도시들의 미래에 대해 다룹니다. 강남은 영원하다는 명제하에 강남이 처음부터 만들어진 이유는 북한이 한국을 쳐들어올 경우를 대비하여 강북의 인구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다양성과 복합성이 도시의 미래를 만들어낸다는 믿음하에 용산 미군기지를 대형공간으로 만들거나 초고급 주상복합만 짓는것을 반대하는 의견도 참신했습니다. 이렇게 저자는 3대 메가시티와 6개의 소권역에 대해 대담하고 확신찬 어조로 그의 관점을 적고 있는데요, 도시들의 지나온 역사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지식들도 적지 않았고 도시의 미래에 대해 새로운 관점이나 인사이트를 도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1독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다만 500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임에도 도시들을 다양하게 다뤄주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있어 제가 관심을 갖는 도시에 대한 언급이 없을 때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국가와 도시의 흥망성쇠는 역사적으로 되풀이되어 왔던만큼 한국 도시의 미래에 대해서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혜안을 가지려고 노력 중에 만난 [한국 도시의 미래]는 재밌게 잘 읽히는 책이었습니다. [끝]



이 서평은 업체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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