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2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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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현재 반디앤루니스, 교보문고, 알라딘, yes24 에서 소설분야 상위권에 머물고있는 김진명 작가님의 신작 [직지-아모르 마네트]에 대한 서평입니다
근래에 들어 인상깊게 읽은 소설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만큼 두번째 포스팅에서는 제가 얻은 떨림,끌림,울림에 대해 적어보려 합니다.

떨림-미스테리,스릴러,끝없는 추리

소설은 기괴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시작됩니다. 중세시기 종교적 재판때 실행하던 살인방식으로 퇴직한 한국의 명문대 교수를 죽인겁니다.

심상치 않은 전개에 이어 개미구멍을 파듯이 여기자 기연은 사건의 진실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서고 책 한권은 안개처럼 희미하게 가려진 저편의 이야기를 향해 침착하게 전개됩니다.

눈이 번쩍 띄이는 미스테리한 사건과 촘촘한 추리력이 돋보이는 상권은 조마조마한 마음 반, 그와 반대되는 침착한 마음 반으로 전후 맥락을 되짚어보며 읽게 해주는 마력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5시간동안 집중해서 뚝딱 읽을 수 있었답니다.



끌림-중세의 미스터리의 진실?! 금속활자의 시초는 코리아다?!

하권은 상권의 미스테리 추리소설이라는 컨셉을 아예 벗고 1440년의 흥미진진한 역사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금속활자기술을 알고 있는 은수라는 조선 여자가 여치여차하여 청나라를 거쳐 로마까지 가게 되고,거기서 또 여차여차하여 금속활자를 처음 펴낸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구텐베르크와 연결되었는데 이 어마어미한 이야기가 타임머신을 타듯 오늘로 거슬러올라와 퇴직한 서울대 교수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는겁니다.

이같이 시간과 공간을 거침없이 오가는 스토리가 가진 힘은 거부할 수 없어 빨려들기 마련이죠.


울림-기연,세종,은수,쿠자누스,구텐베르크

재밌기만 한 소설은 다 읽고난 후 오히려 허무할 때도 있더라고요. 그러나 [직지]는 다 읽고 나서도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캐릭터가 가진 힘과 소설에서 은연 중에 드러낸 따뜻한 휴머니즘의 메세지때문이었는데요,

모두가 미제라고 혀를 내두른 사건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요하게 파헤쳐간 여기자 기연의 성품이나, 절대권세를 가진 왕으로서 자신의 권력을 움켜쥐는데 연연해하지 않고 진정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문자를 창제하고 이를 펴내려고 했던 세종, 조선이나 로마나 권력자들은 금속활자기술의 보급을 어떻게든 막으려해 늘 죽을 위기에 처했지만 그 가치를 알고 끝까지 지켜온 은수, 조선에서 온 여자에게 깊이 반하고 영향을 받은 참된 진리를 좇는 쿠자누스, 그리고 대범하고 집요하게 리스크를 감수하며 금속활자를 세상에 펴낸 구텐베르크!

이들은 소수고, 썩은 권력가들은 다수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절대다수지만 어쨌든 역사의 수레바퀴는 깨어있는 소수가 앞에서 끌고 절대다수의 힘없는 사람들이 뒤에서 밀며 다수의 권력가들의 막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삐그덕거리면서 지금까지 굴러온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이 소설을 다 읽은 독자라면 한번쯤 아래의 라틴어 문구를 입으로 되뇌어 보았을 겁니다.

템푸스 푸지트,아모르 마네트

(세월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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