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발자국 같은 소설, 고백!

고백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책" 이라는 인생 친구를 느즈막히 접해 추리소설하면 히가시노 게이고밖에 몰랐던 내게
코끼리 발자국처럼 쾅 하고 떨어진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 고백!

이 작품은 추리소설에 갖는 부담을 덜어주고 시야를 넓혀주어

정유정의 7년의밤,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과후, 미나토가나에의 속죄와 고백까지 연달아 독파하게했다. 내가 추리소설에 갖는 무거운 그림자를 조금은 젖혀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까? 

우선 책의 이야기를 하자면

6가지의 소제목 성직자, 순교자, 자애자, 구도자, 신봉자, 전도자로 분류 되어 있다.
(이 의미심장한 소제목들은 나로 하여금 공연한 상상력을 일으키게 하고 굉장한 흥미를 돋구었다)

유코의 딸 마나미가 수영장에서 익사사고로 죽게되고 2명의 학생이 범임임을 알게된 유코의

고백으로 시작되는 소설의 도입부, 그에 이어 반장 미즈키, 나오키 엄마, 나오키, 슈아의 각

개인 이야기로 전개되는 중반부, 다시 유코의 차가운 독백(복수)으로의 후반부로 마무리된다.
 
범인을 알게된 유코의 차분한 독백의 첫 시작은 충분한 긴장감을 안겨주었고 그것은 이 소설에

몰입하게 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범인을 알고있음에도 왜 법적 조취를 취하지 않는지, hiv 감염자의 혈액이 든 우유를 마신

두 범인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가득한 의문들 속에 주인공뿐만이 아닌 개개인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흐름이 참 탁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엇보다 여러 시선으로 아주 섬세하게 개인의 상황과 심리적인 부분을 묘사한것이 인상적이였다.

또한 고약스럽기까지도 했다.

인간에게는 "선"만이 아닌 "악"이 실로 존재함을 깨우치게 한 점에서 말이다.

누구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될지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으로 읽다 마지막 페이지로 책을 덮고 나거든 한사람 한사람에게 감정이입을 해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그들의 위치에서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공감하기도 했고 때때로 인간의 "악함"에 대해

놀라기로 했다. 특히 일말의 반성조차 하지 않았던 슈아는 "악"만을 지닌 것 같았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필사적이였다"는 글귀에서는 동정심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 동정심에서는 너무나 당연시여겼던 내 부모의 사랑에 고마움을,
또한 구태여 갈구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온전히 자랄 수 있었음을 감사하게 했다.
(추리소설임에도 성찰하게 한다^^)

소설에 흠뻑 빠지고 싶은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 꾸밈없이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