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바람을 따라간다
염원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잘 쓰고 싶은건 알겠다.

그리고 어디에 도달하고 싶은지는 알겠다.

 

그러나.

초반부터 이 책은 정말 아니지 싶다.

 

14년을 같이 붙어 있던 소꼽친구겸 남자친구가 무슨이유인지(밝히진 않는다) 갑자기 죽고 여주는 완전 페인이 된다. 고3때 늦은 가을에 죽었다하니 애가 페인이 되서 수능도 안본다 한다. 그러니 부모가 난리나서 애를 추스러 그 담년에 수능을 보게 하고 그것도 불안해서 이모네 딸을 같은 학교 같은 학과에 보내 감시를 시킨다.

이게 설득력 있나?  
어느집 애가 사촌이 헤롱거린다고 자신의 미래와는 상관없을지 모르는 학교, 과를 간단 말인가. 내용보니 그 사촌이란 여자애도 성격 까칠하고 여주를 좋아하지도 않더만. 무슨 정이 있어서 자신을 희생해서 엄마의 자매의 딸을 보살피나? 거기서부터 난 이해가 안갔다.

그리고 수능까지 보고 대학까지 갔을 정도면 엔간하고만, 뭔짓을 한다고 대학까지 따라가게 하나?

이 부분을 읽고 (완전초반이다. 거의 몇페이지 안된내용) 뒤의 것을 읽기 싫어졌다.

근데 요새 하도 그런책이 많아서 남주 나올때까지는 봐야겠다 생각했다.

 

드디어 남주가 나타났다.

첫인상은 뭐 그럭저럭 평....범....하려했으나,

남주 여주를 보며 대뜸 쏭? 이런다.

뭔 말이고하니,

죽은애가 여자애를 쏭이라고 불렀는데, (여자애 이름이 송단비다) 갑자기 군대갔다 복학한 남주가 여자애를 보고 "쟤, 누구지? 송단비? 맞나? 송단비, 쏭?" 이런다.

보통 사람만나면 그러나? 다른사람 이름을 길게 부르는게 귀찮아서(나중에 여주를 대뜸 쏭이라고 부른이유를 말한다.) 성을 그렇게 줄여서 부르나? 친한것도 아니고, 몇번 얼굴만 봤다며?

 

남주 너무 가벼워 실망이다.

남주 설명이 잘생긴 외모에 까칠한 성격의 남자라서 다르게 생각했었다.

내가 생각했던 남주는 여주가 그러던가 말던가 자신의 갈길을 가라 형인데, 초반이니까 말여.

촐싹대는 모습이 영...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남주의 애가 등장한다.

5살이라고... 남주가 몇살인지 모른다. 나중에 나오겠지만, 그리고 애를 가진 사연도 나오겠지.

구구절절 그럴듯 하게 나오겠지만, 난 모른다. 

암튼 그 애가 여주가 억지로 사귄 남자(이것도 너무 웃긴다만 넘어가기로 하자.)가 헤어지자고 말하고 떠난 공원에서 혼자 앉아 있는데, 남주 아기가 뜬금없이 여주에게 "엄마"라고 부르며 다리를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여주는 엄마아빠 어디있냐며 묻고 아이는 계속 엄마라고 부르며 다리를 붙잡고 놓질 않는다.

여주가 재차 엄마 어딨냐고 하니까 아이가 말한다.

"엄마는 여기있고, 아빠는 아이슈크림 사러!" 이런다. (이 부분 중요하다. 기억해놓길)

난 여기서도 솔직히 어처구니 없었다. 설정을 위해서라지만, 공원입구에 있는 편의점이라는데, 아빠가 아이스크림 사러 들어가면서 왜 아이는 데리고 들어가지 않고 애가 공원 중앙까지 오게 만드나. 남주지 않은가. 에이, 남주는 완벽해야되는데...ㅡ.ㅡ;;

 

뭐 좋다. 여자랑 만날라고 수썼다치자.

근데 아이가 여주를 붙잡고, 여주가 아이를 안고 남주를 만날때까지, 남주는 벌개져서 아이이름을 소리치며 돌아댕겨야 하는데, 자신의 아이를 안고 있는 여주를 봤을때의 남주나, 학교에서 마주친 선배가 그 아이 아빠라는 걸 본 여주의 표정 심정 상태가 정말 구리다.

 

섬세하고 현실적인 표현의 부재다. 이 소설은.

 

그냥 두리뭉실.

 

여주가 상처받았고, 남주는 미혼남의 상처를 안고 있고, 뭐 이런 아픔들을 둘의 사랑으로 승화시켜 아름답고 행복한 가정을 만든다를 쓰고 싶으셨나본데, 이 정도 감정들을 이렇게밖에 표현을 못할거면, 그 거대한 소용돌이를 어떻게 표현하려고 그러시나. 생각하니 시간 낭비할 생각이 뚝 떨어졌다.

 

평은 왜 다들 그렇게 좋은지,

 

여주는 그 상황에서(페인이며, 억지로 사귄 남친이 헤어지자고 그런-말하자면 생각많아지는) 생전 보지도 못한 아이가 뜬금없이 "엄마" 라고 부르니, 가슴이 울컥거린데. 허참.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는지.

 

결정적으로 내가 이 책을 놓은건,

그 다음날  남주, 아기랑 또 그 공원에서 만난다.

자신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한테 "엄마는?" 이러니까 애가 시무륵해지고 남주 인상이 험악해진다. 왜?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 어제는 엄마 어딨냐고 그렇게 물어봐도 아무렇지 않아하더니 하루사이에 그렇게 슬퍼하는건 또 뭐냐? 애가 너무 영악해서 지금 연극하는것도 아니고.. 갸가 5살이 아니라, 15살쯤 됐었나? 5살이 몰 안다고...근데 더 가관인건,

25페이지인데(초반이란 말씀. 남주와 어떤관계도 없고, 딱 두번 말섞었으며, 그 내용도 빌루였음) 애한테 자기가 엄마가 되주겠다고. ... 헐..

 

순간. 아... 22살 애가 뭔 생각이 있겠냐. 거기에 이렇게 분개하는 내가 웃긴거지.

그렇담 그런 애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읽는 시간은 너무 아깝다. 라는 생각이 들어. 걍 덮었다.

 

리뷰를 쓰는 이유는?

아무리 욕을 하고 재미없다 난리쳤어도, 끝까지 읽은 책을 썼었고,

중간에 읽다만 무수한 책들은 걍 무시했었는데,

이제부터 쓸까한다.

 

왜?

이유는 간단하다.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내 리뷰를 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라고.

 

예전부터 염원이란 작가 잔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쓴다는 리플 많이 봤었다.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할수도..

 

그러나,

나처럼 앞뒤를 꼭 따지고, 고작 몇천원이라도 풍요로운 상상을 원하는 사람에겐 맞지 않는 작가일수도...

어쩌면 작가의 또 다른 책을 읽고 아니다. 이럴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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