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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밤에 본 것들
재클린 미처드 지음, 이유진 옮김 / 푸른숲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밤" 이라는 공간은 저에게는 또 다른 세계, 또 다른 공간으로 다가올때가 많아요.
많지 않은 빛과 그림자의 세상에서 평소에 보던 것들이 틀어지기도 하고, 공간이 바뀌는 착각을 할때도 있는 밤
그런 밤은 늘 공포와 함께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우리의 몸은 밤을 눈뜬채 보내버리면 낮이 힘들어지게 되고, 생활이 틀어져
버리는 하루를 보내게 되잖아요.
하지만 책 속의 세 명의 아이들
이제 17살이 된 그 아이들은 XP환우들입니다.
그들은 절대 햇빛을 보아서는 안되는 병에 걸려있답니다.
언뜻 들으면 뱀파이어 병이 아닐까 싶지만,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뱀파이어병과는 또 다드더라구요.
둘다 햇빛에 노출이 되면 안되지만, 하나는 색소이고 하나는 혈액병이더라구요.
책 속의 주인공, 줄리엣과 앨리, 로브는 XP병 환우들이예요
그래서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죠. 잠들때 깨어나고 남들이 깨어날때 잠들는 삶..
참 생각만해도 우울해지는데요, 그래도 이들 셋은 씩씩합니다.
최근까지 스키 선수로 활약했던 줄리엣은 한번씩 잠적을 합니다.
말 그대로 잠수를 타죠. 그러다가 갑자기 나타나곤 한답니다.
이 세 아이들은 늘 밤에 돌아다니며 스릴아닌 스릴 자신들의 문화를 즐기는데요, 하루는 줄리엣이 이들에게 새로운 스포츠를 소개해 주게 되고
그 스포츠가 바로 파쿠르죠. 건물벽을 타고 뛰어내리며 구르고 착지하는.. 스포츠
그러던 어느날 고급빌라에서 한 남자가 어떤 여자의 목을 조으는 것을 엘리가 목격하게 되고 이들은 그 후로 죽음에 노출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줄리엣이 숨겼던 비밀과 이들의 목숨이 위태로움 속에서 흔들리면서도, 17세의 풋풋한 사랑도 그 안에서 싹트게 되죠.
10대들의 달콤하고 가장 예쁜 사랑의 모습이 담겨져 있답니다.
그리고 우리와는 사뭇 다른 10대 아이들을 대하는 엄마들의 모습, 아니 10대 딸 엘리를 대하는 엘리 엄마의 모습에서 우리와는 정말
정서적으로 많이 다르구나를 느꼈답니다.
아마 우리 아이들이 자라게 되면 저도 아이에게 피임약을 주거나 콘돔을 주면서 하지마라!가 아니라 조심하라!라고 가르칠 날이 올지도
모르죠.
그렇게 사랑을 알아가야할 나이, 17살, 꿈을 가져야 할 나이 17살이 어느날 목격한 사건으로 인해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되고, 의심을
받게 되죠.
하나씩 하나씩 밝혀지는 사건들 안에서 두명의 친구를 잃게 되는 엘리
그리고 그녀 앞에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에서 그녀는 무사히 탈출을 하게 될지요.
추리소설이고 미스테리 소설이겠지만, 저에게는 청소년 문학처럼 느껴졌던 책이였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이렇게 청소년의 심리적인 면과 추리소설의 재미를 함께 버무려 낸 책은 읽지 못했었답니다.
요 책은 청소년에게 읽혀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다만 중간 중간 우리의 정서와는 조금 다른 성문화때문에 망설여지는군요.
마지막 또한 지금까지의 책과는 조금 다른 결말이여서요 더욱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네요.
저에게는 나름 열린결말 같은 기분이였답니다.
남들과 같은 삶을 살고, 남들과 같은 태양아래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움을 느끼게 해준 책이였답니다.
죽음의 공포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다른 사람들보다 이른 죽음을 맞이하는 병에 걸린 그들이지만, 그들 나름대로 활기차게 살아가고 미래를
설계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나는 무얼 하고 있나 한번 더 돌아보게 되었던 책이였답니다.
우리 조카가 조금 더 크면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