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은 절대 따라할 수 없는 아빠의 말
요시모토 쇼코 지음, 황혜숙 옮김 / 수작걸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사람의 세치혀가 얼마나 중요한지, 물과 말은 한번 쏟아내고 나면 주워담을 수 없기때문에 더욱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사실 참 말조심이, 아니 상황에 적절한 말을 한다는 센스와 노하우는 쉽게 배워지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도 그렇지만, 저희 신랑도 장난처럼 하는 말들이 제가 들어도 기분 나쁜 말들이 참 많거든요.

비난을 위한것이 아니라 아이의 실수를 장난처럼 받아 넘기거나 놀리는 행동들이 아이에게 상처가 될거란 생각을 못하는 거 같았어요.

몇번을 말해도 제 말을 무시한다는 느낌이 들정도였으니깐요.

남편이란 개체는 아내의 말을 절대 듣지 않는 웃기는 생물이란 생각을 또 했답니다.

저에게도 별명을 부르고 이름이나 애칭은 이미 사라졌죠.

전 그게 정말 싫지만, 하지 말라고 해도 자꾸 하는걸 보면 아무래도 아이에게도 안좋은 영향이 가지 싶어서 몇번 싸워도 봤지만

어떻게 생겨먹은 머릿속인지 고쳐지지도 않고 저만 답답하더라구요.

그런데 웃긴데 아내의 말은 참 안듣고 못들은체 하면서 타인, 특히 전문가 들의 말은 엄청 잘듣는거 보면 전문가의 힘이라도 빌려야겠구나 싶었답니다.

 

그래서 신랑을 위해서, 미래의 행복한, 그리고 지금의 행복한 아이의 삶을 위해서 이 책을 신청했었답니다.

처음 신랑에게 이 책을 주면서 "좀 읽어봐~~~!"라고 했더니 아주 비웃드라구요.

원래 책을 안보고, 싫어하고... 책이라면 치를 떠는 남자랍니다.

첨엔 받고 소파에 그대로 패대기를 치드라구요.

얼마나 속상하던지요. 그래도 기다렸답니다. 저녁을 다 먹고 아이가 놀러온 친척누나와 책 읽기를 하는동안 신랑이 훑어보더라구요

목차를 보고 내용을 읽고..

이 책 참 좋은게요..

우리 남편처럼 책 읽기 싫어하는 남자들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는거예요

목차에 상황에 따라 쓸수 있는 말을 주욱 적어놨거든요. 그것도 참 맘에 들구요, 또 본문중에 소제목과 그에 관한 설명이 장황하지만,

중간 중간 줄을 그어 놓아서 진짜 책 읽기 싫어하는 제 남편 같은 경우 고것만 먼저 읽기도 하더라구요.

하지만 그게 내용의 이해를 하는데 불편하지 않구요, 쉽게 알 수 있는 핵심에 줄을 그어 놓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건성 건성 읽더라구요.

참 답답했지만, 뭐 저 암말도 안했습니다. 읽는게 어디냐며 속으로 방긋 방긋 웃고 있었어요.

 

쭈욱 읽어나가더니 이건 아닌거 같아 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그리고 계속 읽더니 하는 말이 정말 웃겼어요.

"이거 진짜야? 이렇게 하면 애가 달라져?"

"응 달라진데... 함 해봐..."

"그래.....?"

 

책은 01. 아빠이기에 가능한 레이더 육아 / 02. 실패하는 힘 / 03. 생각하는 힘 / 04. 도전하는 힘

이렇게 총 4가지 챕터로 되어 있구요. 각각 챕터마다 상황이 주어지고 그에 맞는 말들이 적혀있답니다.

 

특히 저희 신랑은 실패하는 힘에서 엄청난 멘붕을 겪는거 같더라구요.

계속 읽으면서... 뭐야.. 이게 뭐야...? 에이.. 설마.. 하면서 부정을 하더라구요.

저희 신랑 같은 경우는 아이가 잘못하거나 실패하면 지적질부터 하거든요.

무엇인가를 할때 아이가 잘못하고 있는게 보이면 그걸 두고 보지 못하고 어떻게든 바로 고치려고 하다보니 아이에게 강제적으로 밀어붙이는 형국이 되어서 결국 아이는 울고 아빠는 이런 말을 한답니다.

"저건 놀아줘도 울고 난리야...ㅡ.ㅡ"

놀아주는게 놀아주는게 아니였던걸 신랑은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몰랐습니다.

제가 몇번 말했지만 잘못된걸 어떻게 가만히 놔두냐고 시간만 두배 세배 걸린다고...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더라구요.

 

또한 저희 신랑은 있는 그대로 유지한것을 좋아하지, 위험하거나 모험을 좋아하는 모험가 타입이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들 모험가잖아요. 겁이 많든, 소극적이든, 조심스럽든 어떻게든 다 모험가 타입이란 생각을 해요.

그런 모험가에게 지금에 안주하라고 하면 하겠냐구요. 저도 아이처럼 모험가 타입이라 같이 함께 욕먹는 경우가 많았답니다.

 

하지만 신랑은 이 책을 쭈욱 읽어나가더니요[물론 줄이 그어진 부분을 중점으로 읽었지만요^^]

뭔가 생각이 많아지는거 같더라구요.

사실 책 읽기 못하는 사람인데 요거 오랫동안 보더라구요.

그리고는 아이와 구슬 맞추기 게임을 하는데요.

아이와 저 웃겨서 넘어갔어요.

"우와~~~~ 아빠도 너에게는 못당하겠다! 정말 잘하는데!! 멋지다!!"

아이가 저를 바라보더라구요. 아빠 왜저러냐는 눈빛..ㅎㅎ

저는 엄지를 척 올려줬습니다. 남편에게요.

 

그리고 아이와 신랑이 노는 것을 바라보다가 책 속에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나오면 신랑에게 책을 펴서 살짝 보여주었습니다.

신랑은 또 그 말을 냉큼 아이에게 써먹더라구요.

 

아이가 저에게 와서 나중에 그러더라구요.

"엄마~~!! 아빠 이상해.. 왜저래....?"

"음... 어떤게 이상하다는거야? 좀 더 자상해진거 같단 말이야?"

"응 아빠 자상해진거 같아.. 이상해..."

 

아이가 아빠가 자상해졌다합니다.

평소에도 엄청 잘 놀아주는 아빠이지만, 아빠로서 놀아주기 보다는 친구랑 투닥거리며 노는 타입이다 보니 오늘의 모습이 너무나 낯설고 자기를 칭찬하고 격려하면서 인정하는 아빠의 말이 너무나 와 닿았나 보더라구요.

 

아이가 늘 하던 놀인데 갑자기 업이 되기 시작하고,

중간에 그만하자고 하니깐 바로 그만두더라구요.

신랑이 놀랬어요. 평소에는 더 할거라고 말하고 몇번을 더해야 그만두는 아이였는데 말이죠.

 

신랑이 나중에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이 책 목차를 작게 프린트해서 코팅해주면 안되겠냐고. 물론 내용도 나중에 다시 천천히 꼼꼼하게 읽겠지만, 요거 목차를 들고 다니면서 외우고 싶다고 그러더라구요.

 

전 정말 감동 받았습니다.

그래서 조만간 예쁘게 만들어주려구요.

 

또한 공부욕심이 조금 있는 남편이라서 아이에게 늘 가르치려고 하고, 뭔가 가르치려고 들고 아이 스스로 하게 놔두거나 혼자 하다가 도움을 청하는걸 시간 낭비라 생각하는 성격때문에 트러블이 있었는데, 이 책이 그런 저까지 구원을 해주었답니다.

"여기에 있을 테니깐 모르는게 있으면 말해." "멋지다! 이제 혼자서도 할 수 있잖아!"

완전 구원의 말이였어요. 저는 아이가 혼자 하게 내버려두고 힘들면 말하라고 하는 쪽이였는데, 신랑은 아이가 힘들어 하는걸 못견뎌 하는 스타일이여서 많이 의견충돌이 있었거든요.

근데 저 말이 이제 아이도 저도 자유롭게 해주는 말이 되었답니다.

 

열심히 배우겠다는 신랑, 아빠의 작은 언어 바꿈이 아이에게 좀 더 자상하게 느껴지는 아이, 그리고 저의 구원의 말들..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운 책이였습니다.

앞으로도 쭈욱 이 책은 저와 저희 신랑의 지침서가 되어줄거 같아요.

 

신랑이 그러더라구요

"이거 크게 프린트해서 벽에 붙여두자. 자주봐야 익숙해지지!"

그리고 책을 쭈욱 읽더니 마지막으로 그러더라구요

"여기 있는 말들, 자기가 자주 쓰는 말들이네!!!"

ㅎㅎ 그걸 인제 아셨어요?

 

저는 작가를 봤는데도 책을 함께 보면서 이거 영미권 사람이 썼나?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답니다.

너무나 독립적이고,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며, 아이의 생각을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책이였거든요.

 

실패를 무서워하는 남편, 그래서 아이에게 실패하는 법과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못했던 신랑이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실패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고, 그리고 아빠의 말과 행동으로 어떻게 아이가 스스로 극복하는 지 배울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감사한 책입니다.

 

평소에 아빠의 언어습관 때문에, 아빠의 행동 때문에 속상해서 힘드신 분들이 계시다면 슬쩍 남편에게 권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대박 성공했습니다.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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