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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 북트러스트 유아 도서상 수상작 ㅣ 책 읽는 우리 집 8
레비 핀폴드 글.그림, 천미나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3년 10월
평점 :
내 눈에만 보이는 친구가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 친구가 늘 사고를 치고 말썽을 일으키지만
정작 혼나는게 나라면..
근데 내눈에만 보인다면?
아이에게 내눈에만 보이는 친구가 있다면 어떨거 같아?라고 물었다.
우리 아이 대답
"엄마.. 무서워..ㅜ.ㅜ 귀신이야? 왜 내눈에만 보여?"
저 대답을 들었을때 나는 순간 멍~해졌다.
귀신을 무서워하는 우리집 꼬맹이
내눈에만 보이는 친구는 귀신이 아니라는걸 알려주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주인공의 눈에만 보이는 장고를 아이와 함께 만나보면
귀신도 아니고, 무서운 존재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되겠지?
펜화를 보는 듯하지만, 마치 목각인형 같은 느낌이 드는 그림체이다.
화려하고 깔끔한 수채화 색감이지만..
사실 나는 저 주인공의 얼굴에서 표정을 읽을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우리집 꼬맹이는 표지를 보더니
앗! 누구 닮았어?
귀에 이 모자쓴 애는 뭐야? 양이야?
엄마 무슨 내용이야? 얼른 보자~~!라고 말했다.
내 눈에만 보이는 장고
어느날 갑자기 내 집에 불쑥 쳐들어와서 아빠의 벤조를 부숴버리고,
늙은 말을 놀래켜서 모든 가족을 힘들게 하고
내 발에 마법을 걸어 춤추게 만들고,
생일파티에 할아버지 발에 마법을 걸어 생일파티를 엉망으로 만들고 마는 장고
아이는 그림을 보고 까르르륵 넘어간다.
나에게는 익숙치 않는 그림채여서 조금 거부감이 들기도 하는데,
아이에게는 그런 거부감 보다는 그림이 표현하는 다양한 표현속에서 퐁당퐁당 웃고 있다.
어디를 봐도 개그같은 그림채가 아닌데, 아이는 그 안에서 재미를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장고라는 인물에서 영감을 얻어 쓴 책
장고!
책속의 주인공에게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서 주인공을 힘들게 만드는 장고
고래고래 떠나가라고 사라지라고 말한 후 정말 떠나버린 장고
그리고 왠지모를 허전함
마치 장고는 7살짜리 우리집 꼬맹이 같단 생각이 든다.
같이 있으면 너무나 힘들다.
힘들어서 하루에 몇번이고 소리치게 만들고 인내심 테스트를 하게 만드는 녀석
그런 녀석이 하루종일 말썽을 피우고 상대방의 기분따위는 상관없이 혼자 즐거우면 된다는 듯 보이는 모습이
나만 즐거우면 그만!이라는 느낌을 주는건 우리집 꼬맹이의 모습과 많이 겹치는 부분이다.
내눈에만 보이는 친구가, 우리집에는 버젓이 내 눈뿐만 아니라 여러사람의 눈에도 보인다.
장고의 엽기발랄한 사건사고를 접하면서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까르르 넘어간다.
섬세한 펜화같은 그림은 마치 세밀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름다운 풍경속에서 전체적으로 엔틱한 느낌의 색감이 아이에게 화려한 색감의 자극을 주는 책이다.
또한 주인공은 책속에서 캠핑을 하는 가족으로 나오는데
짚시인듯 싶다.
아이가 짚시를 잘 모르기 때문에 길게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캠핑을 하는 주인공을 상당히 부러워하면서
나도 유치원을 가지말고 이렇게 캠핑하며 여행하고 싶다는 말을 할때는 너무나 귀엽기도 했다.
아이의 영혼에 강한 영감을 주면서
나와 장고를 동일시화 해볼 수 있는 책이 아니였나 싶다.
7살 한창 말안듣고 엉뚱한 행동 많이 할 나이..
죽이고 싶은 7살이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
장고는 그런 우리 아이에게 즐거움과 장고같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즐거운 해답을 주는 건 아닐까?
오랫만에 즐겁게 웃으면서 아이와 책읽기를 했다.
재미있었던 페이지는 또 돌아가서 그림을 보고 신나게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는 녀석
자신에게도 이런 장고같은 친구 있다면 정말 좋을거 같다며
어린이집에 장고는 아니지만 이런 사고뭉치같은 친구가 있다면서 끊임없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게 만드는 책이다.
평소에 말이 별로 없어도,
평소에 정말 말썽꾸러기여도
장고를 함께 읽는다면 즐거운 책읽기 시간이 될거 같단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