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 60 - 아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말 한마디
오야노 메구미 지음, 서수지 옮김, 정유진 감수 / 책비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다 알고 있다. 다 아는 내용이다. 분명히 나는 이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다 알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런데도 아들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 60 안에 내가 하는 말이 다 들어 있다면..

아마도 엄마의 자질을 의심하기 시작하지 않을까.. 아니 나는 엄마 자격도 없나봐라고 눈물 뚝뚝흘리면서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을까.. 그러다가 또 아들이 나타나서 내 속을 확 뒤집어 놓으면 제목처럼 해서는 안되는 60가지 말중에서 적절하게 골라서 아들에게 상처를 팍팍 주는 엄마.. 나는 그런 엄마였었다..

내 성격을 이기지 못해서.. 아빠를 닮아서.. 아니 아빠가 편을 드는데 그걸 너무 좋아해서.. 그래서 그만.. 해서는 안되는 말들을 주절주절 늘어놓고 아이에게 상처를 내 놓고는 혼자 씩씩거린다. 스스로 네가 잘못해서 엄마가 화낸거야 엄마도 화내기 싫다고!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스스로에게 펼치며 자기 정당방위였다고 빡빡 우기면서 말이다.

이 책속에는 아직 초딩이 아닌 관계로 공부해야지, 숙제는 없니 등등의 말은 쏘옥 빠진다.

하지만 그 외의 말에는.. 특히 느릿느릿 흐느적 흐느적하는 아들의 이야기에서 나는 그만 빵! 터지고 말았다.

어쩌면 우리 아침 일상을 그대로 적어 놓았는지..

아침마다 늦게 일어나는 아들놈때문에 머리가 지끌거리는 엄마.. 빨리 빨리 빨리를 입에 달고 살 줄은 나도 몰랐다.

엄마인 나도 행동이 느긋하고 느린 편인데.. 세상에 아들에게는 그렇게도 빨리 하라고 제촉을 하고 있었던거다..

읽으면서 웃다가 울다가.. 아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게 해준 책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많은 육아서를 읽었지만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내 속을 확 후벼파면서 이야기해준 책은 없다.

그리고 그냥 후벼파고 거기서 끝이 아니라 후벼 팠으니 다시 매워주려고 팁을 적어 놓은 작가님..

나이별로 이럴때는 이런 말 대신에 이렇게 해보세요~~~ 라고

물론 다른 육아서에도 적혀있다. 하지만 그많은 육아서에서는 나에게 직설적으로 이렇게 해보세요 하고 말해준 것은 없다. 그냥 이런 말 대신에 이렇게 해보세요.. 나이에 상관없이 내가 던지는 질문에 두루뭉술했던 대답들이였다면 이 책은 나이별로 나누어서 몇살때는 요렇게 몇살이 되면 요렇게 해보세요 라고 적혀있다.

아이의 이해도에 따라서 부모가 할 말이 달라지는 것이다.

얼마나 가슴에 와 닿는 섬세함인가.. 그토록 궁금해하고 알고 싶었던 아이에 대한 행동의 해답!

책을 다 덮었을때는 아..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스스로 인식하면서 살았는가.. 하는 후회를 했다.

내 아이는 집에서나 밖에서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같은 아이일텐데.. 엄마인 나는 집에서, 밖에서 어제도 오늘도 다른 아이를 바라고 있었다는게 부끄럽다.

내 아이가 남들 눈에 이뻐 보이면 그것도 좋다. 남들에게 잘하면 그것도 좋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밖에서 남들 눈에 가족들, 친척들, 어른들 눈에 들길 바라는 바보 엄마였다는게 너무나 부끄러웠다.

하지만 더 문제는 이걸 나는 알고 있었으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대답을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는게 문제였다.

알고는 있었지만, 대답도 알고 있지만 자세하게 나를 이렇게 하세요 하고 이끌지 못했던 대답들..

이 책은 그런 나의 궁금증을 딸고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너무나 즐겁게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아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말 한마디!

지금 제대로 하는 부모는 과연 얼마나 있으며 자신하는 부모는 몇명이나 될까?

나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신하지 못하는 바보 못난이 엄마였었다.

 

신랑이 책의 목차를 쭈욱 훑어보더니 "이야~~~~~ 전부다 자기 입에서 나오는 말이네!"라고 한다

순간 발끈하고 욱했지만, 옆에서 보는 사람들 눈에도 저렇게 보인다면 엄마를 바라보는 내 아들 눈에는 얼마나 상처주는 무시무시한 엄마였을까 싶어서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다.

오늘부터.. 느긋해지기부터 해야겠다.

책 속에서 알려준 내 아이의 장점 10가지를 찾아서 적은 후 예쁘게 프린트해서 티브이 옆 가장 잘보이는 곳에 붙여놓아야겠다.

 

커다란 원 안의 잘 못된 점 하나를 보려 하지 말고 그 점을 제외한 넓은 공간의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해야겠다.

내 눈은 지금까지 부정적이고 삐뚤어진 송아지 뿔이였다면, 지금부터는 한없이 넓고 부드러운 눈을 가지도록 노력해야겠다.

내가 준 상처.. 사춘기가 되어서 내 아이가 그대로 나에게 되갚기 전에 말이다

절대 내 아이의 미래를, 지금의 즐거운 삶을 망칠 수 없으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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