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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 외롭고 슬프고 고단한 그대에게
류근 지음 / 곰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정말 제목처럼 달달하고 아름다운 글을 원한다면..
물론 이 책의 글이 아름답지 않다는건 아니다. 분명 가슴을 파고들어 휘어져서 만싱창이 만드는 글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작가가 글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쓴 비속어 은어 욕설 그 비슷한 것들이 아름다운 글 중간 중간 무방비 상태로 있는 네게 툭툭 훅을 날리기 때문에 미리 말하는 것이다.
시바, 존나.. 거의 숨쉬듯이 나오는 단어이다.
익숙해질래야 익숙해질 수 없는 것은 이런 아름다운 제목의 책 속에서 만날거란 생각을 하지 않은 내 잘못도 있는것이기에 미리 이 책을 읽으실 분들에게는 그런 단어에 불편함을 느끼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작가 류근이 김광석의 노랫말을 썼다는 것도 이 책을 부여잡고 처음 알았다.
난 김광석의 서른즈음...? 뭐 그정도밖에 모르는 무지한 인간이라 그 이름만 알뿐 노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런 아름다운 글을 쓴 분이시니 분명 이 책도 아름답겠지...?
중간 중간 정말 몽환적이고 그림같은 사진들과 곁들어진 시에서 위안을 받기도 하고 작가의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는 듯한 삶을 함께 읽어내려가면서 내가 함께 지하 단칸방에 있는거 같고, 같이 여인숙에 머무는거 같은 느낌이였다.
"유씨는 싸나희의 순정을 알어유?"라고 물어오는 주인집 아저씨가 문득 나에게도 질문을 던질 것만 같다.
바로 옆에서 듣고 있는 것만 같은 이 책은 읽으면서 이 작가 이러다가 알콜홀릭으로 입원하는거 아냐? 간이 무쇠간인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주야장천 술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는 그의 삶이 그 안에서 고뇌하고 걱정하면서도 많은 옛애인들이 밴츠를 끌고와서 술값을 계산해주고 간간히 들어어오는 저작권료와 인쇄가 그에게 타국으로의 여행을 도모하게 만들기도 한다.
저 돈을 받으면 이것저것 그것 요것 다 해버리리라..ㅎㅎㅎ 마치 내가 어릴때 용돈을 받으면 이걸로 이것저것다해버리리라 하는 것 같은 마음을 다시한 번 느끼게 해준 책이다.
그러면서 나는 술을 못하여서 힘든 삶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작가가, 소설가가, 시인이 되지 못하였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인은.. 시인의 삶이란... 이다지도 술과 함께 진탕하게 마시고 쓰러져서 라면하나 입에 넣는 삶이 전부인것을까 하는 착각이 들정도로 안쓰럽기까지 했다.
문득 문득 돌아가신 홀어머니 음식 생각에 하루종일 속이 허해서 채우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느낌을 글로 적어놓았을때는 나도 언젠가는 내곁을 떠날 어머니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우는 내 엄마가 그리워서 채우고 채울 것을 찾아나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득 문득 거슬리는 욕설비슷한 글자들이 눈가에 어지럽지만, 뭐 시인의 글에 대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함이라하니 웃고 넘어가보련다. 읽으면서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걸때는 언제일까....?
이 사람은 아직 결혼하지 않았으며, 혼자 살고 있는 것을까?
어.. 시점이 심지어 작년....?
최근작이구나...
중간중간 나는 불편했던 것은 정치적인 성향이 한번씩 나올때였다.
내가 보수도 진보도 아니지만.. 아마도 시인에 대한 내가 착각하고 굳혀버린 이미지가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세상속에서 홀로 외로운 섬같은 사람... 정치도 경제도 아웃오브 안중일거란 착각..
읽는 동안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서 함께 회상하고 즐거움을 준 책이다.
오랫만에 정독하면서 흐뭇하게 책장을 덮었다.
달달한 책을 원한다면 이 책을 한번 쯤 읽어보길 원한다.
달달함과 현실의 그 차이 어딘가에서 작가는 느낌 살려주기 위해 시바!를 외쳐 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