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 Diary
글랜 드럼굴 지음 / 한언출판사 / 200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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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귀여운 사진과 소소하고 짧은 글들이 가슴을 때리는 글이다.

말 못하는 동물들에게서 우리가 무한한 감동과 눈물샘을 자극받는것처럼 이 책또한 그러한 책 중에 하나일터다

물론 눈물이 흐르는것이 아니라 잔잔한 미소와 가득한 생각이 넘치는 책이다.

 

책은 귀여운 고양이들의 일상을 담은 예쁜 사진들과 사진과 잘 어울리는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건강, 혹은 생기 넘치는 삶에 대하여"

목욕하는 고양이 따사로운 햇살아래 늘어져있는 고양이 등 보기만해도 평화롭고 심지어 부럽기까지한 나른한 고양이의 하루를 담고 있다.

즐길 수 있을때 즐기고, 건강할때 건강을 챙기며, 아이는 돌볼수 있을 만큼 낳으라등의 글귀가 사진과 참으로 잘 어울린다.

마치 비밤밥속에 들어있는 날치알처럼 톡톡터지는 맛이 아삭한 야채와 너무나도 잘 어울려 먹으면 먹을수록 땡기는 맛처럼 이 책또한

짧은 글귀와 한장의 사진이지만 보고 있으면 왠지모를 감동이 스멀스멀 가슴 저 밑바닥에서 피어오른다.

 

사랑, 혹은 어울려 살아가기에 대하여"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머뭇거리지 말고 사랑을 표현하세요!라는 글귀와 함께 찍혀있는 사진

한마리의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의 머리를 꼬옥 잡고 있는 사진이다.

글로 표현하자니 참으로 희한스럽지만, 마치 도망가지말그라!!는듯이 꼬옥.. 그리고 부드럽게 잡고 있다.

사랑에 대한 표현. 이 한장의 사진만큼 잘표현된게 있을까 싶다.

 

사진은 글보다 많은 감정과 느낌을 전달한다고 난 생각한다.

새끼 고양이가 나무를 오르는것을 같이 나무에 서서 잡아주고 있는 어미 고양이의 사진을 보면서 가슴뜨거움을 느끼고,

다르게 생겼지만 결코 기죽지 말라는 말과 함께 찍혀있는 얼룩덜룩한 고양이

우리네 사람들도 고양이들처럼 모두 제각각 다르게 생겼다는걸 새삼 실감하면서도 어쩌면 그리도 이기적일까 생각을 해본다.

 

도도하지만 사람에게 결코 쉽게 곁을 두지 않는 고양이

겁이 많아서 낯선이의 손길은 극구 부인하며 이를 들어내고 발톱을 세우는 고양이

주인의 부드러운 손길에는 한없이 몸을 내 맡기는 고양이..

 

우리와 참 많이도 닮은 그들의 삶인듯 싶다.

 

우리 아이는 개보단 고양이를 더 좋아한다.

잘 길들여진 개는 사람을 보면 좋다고 달려들고 짖어대서 무서워하지만

잘 길들여진 고양이는 조용히 몸을 맡기고 눈을 감고 낮은 소리로 아이의 손길에 응답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또한 그래야 할텐데.. 란 생각을 잠깐 해본다.

 

너무 좋다고 사람에게 마구 달려드는 강아지처럼 우리도 그렇게 좋은 사람에게 너무 속을 보이고 내 기분대로 하는것보단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애정어린 눈길로 곁을 살짝씩만 주는 고양이처럼

너무 친해도 예의를 지키고, 적당한 비밀을 갖고 있는것이 더 좋은 사이일듯 싶다..

 

우리가 너무 친하다고 내 모든걸 말한 후 어느날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때가 오면 이미 한 말들을 되돌릴 수 없는것처럼 말이다

 

오랫만에 아이도 너무 좋아하는 책을 읽게 되어 너무나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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