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해님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19
라 퐁테느 지음,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 그림 / 보림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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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선재가 한번 손에 들면 절대 놓지 않는 책입니다. (제 손에 한 번 들려주면 절대 못 놓게 하는 책이라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군요. ^^;)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람과 해님 이야기예요. 지나가는 사람의 겉옷을 벗기기 위해 바람과 해님이 대결을 벌여요.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교훈, 그러니까 해님처럼 부드러운 쪽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러한 교훈 보다는 바람이 불 때, 그리고 햇볕이 따뜻할 때 벌어지는 상황들을 아이와 이야기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더군요.(아직 아가가 어려서겠죠?) 예를 들어, 바람이 지나가는 사람의 겉옷을 벗기기 위해 입김을 세게 불자, 사람들은 날라가버린 모자를 잡기 위해 이리 껑충 저리 껑충, 겁에 질린 동물들도 갈팡질팡, 나뭇잎은 우수수 떨어지고, 배들도 바닷속으로 쑥쑥 가라앉아버리죠. 해님이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면 꽃이 피어나고, 벌과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새들이 지저귀고,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요.

그림 한 페이지에 표현이 깔끔한 짤막한 문장 하나가 들어가 있는데, 그림이 무척이나 생동감있어 책을 보다보면 저도 모르게 책 속에 빠져들게 됩니다. 바람이 불어 동물들이 겁에 질려 갈팡질팡 한다는 부분을 볼 때에는 정말로 동물들의 불안감이 느껴지고요, 따스한 햇볕에 동물들이 나른하게 낮잠을 잔다는 대목에서는 다시 그 편안함이 그대로 느껴지거든요. 이 책의 작가가 영국의 현대 그림책 3대 작가 중 한 사람이라더니, '역시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튼튼한 보드북이라 저희 선재가 지금처럼 이 책을 무지막지하게 좋아하더라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깨끗하게 볼 수 있을 거 같다는 점도 마음에 드네요. 아무래도 앞으로 일년 이상은 더 볼 거 같거든요. (저는 보드북은 다른 성분이 들어가 있지 않은 그냥 물티슈로 닦아가며 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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