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와 같은 말
임현 지음 / 현대문학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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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북으로도 내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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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의 마음
안희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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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과 달리 마음은 생각대로 움직일 수 없다우리는 마음은 어떻게 작동할까?” 사피엔스의 마음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안희경 작가는 그 답을 얻기 위해 지그문트 바우만과 로버트 트리버스셸리 케이건과 같은 세계 석학과 아티스트종교인들을 인터뷰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출간 이후 인간을 사피엔스라고 지칭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피엔스가 강조하는 인간의 고유성을 표현하기 위함이다인간은 결국 단 한 종의 사피엔스이기 때문이다이 책은 사피엔스라는 고유한 존재가 공통적으로 지닌 마

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의 마음은 여러 마음이 묶인 하나의 다발이다마음의 다발이 엮여 복잡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형성된다하나의 마음이 때때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마음이 이미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스티븐 핑커는 본성의 선악을 묻는 것이 나쁜 질문이라고 지적한다마음의 다발은 선하지도악하지도 않은 뇌의 작용이기 때문이다그렇기에 마음의 질문만큼은 모두를 위한 하나의 답을 구할 수 없다중요한 것은 우리가 적대적인 부족 앞에서 이기적인 본성을 드러내다가도 어린아이를 보면 너그러워지는 복잡한 존재라는 사실이다복잡한 마음을 직시하면 우리 자신의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복잡한 우리 자신을 이해해나가는 것이다.

우리 마음은 환경의 영향을 받아 더욱 복잡해진다세계 2차 대전 종전 후 히틀러의 뇌를 분석하는 연구가 이루어졌다히틀러의 뇌를 분석해 되풀이될 수 있는 비극을 막기 위함이었다하지만 히틀러의 뇌와 동일한 뇌를 타고난 사람은 반드시 잔인한 독재자가 될까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히틀러의 뇌에 여러 환경적인 요인이 결합되어 잔혹한 독재자가 탄생했다는 것이다그것이 사회적인 마음이다우리의 마음은 사회적이기 때문에 종종 스스로를 기만한다확증편향이라는 말이 있다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선택해 확신을 강화해나가는 경향이다악인으로 평가받는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환경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여 괴물이 되어간다확증편향은 정보를 모아 생각을 만들기보다 생각에 맞는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인간의 자기기만이다나의 마음을 올바르게 바라보지 못하면 자기기만의 늪에 빠진다.

로버트 트리버스는 자기기만을 인간 본성 중 하나로 지목한다일례로 대학교수 중 94퍼센트가 스스로를 학계 상위 50퍼센트라고 여긴다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자기를 과신하는 인간의 본능일 뿐이다남들과 비교하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것은 사회적인 마음이고 확증편향의 씨앗이기도 하다자기기만은 악인의 특징일 뿐 아니라 보편적인 우리의 마음이기도 한 것이다.

스칸디나반도 3국은 높은 행복지수로 이름이 높다여기에는 얀테의 법칙이라는 일종의 규율이 큰 영향을 미쳤다이 규율은 간음하지 말라와 같은 도덕적 규율과 다르다. ‘네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 ‘네가 좋은 사람이라고 단정짓지 와 같이 자신을 보는 규율이다요지는 한마디로 뻐기지 말라는 거다.”(어메이징디스커버리 발췌행복의 길은 마음을 바르게 직시해 자기기만에서 벗어나는 과정과 유사하다.

사피엔스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그래야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안희경 작가가 만난 세계의 석학과 아티스트종교인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직시하는 수단을 제시한다백 사람에게 백 개의 마음이 있듯 마음을 보는 방법도 마음만큼 많다이 책은 마음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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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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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책을 처음 집어들때면 표지와 두께, 무게를 가장 처음 만나게 된다.

책 표지는 아마 복숭아 컨셉이 아니었을까 싶다.

잘 익은 복숭아에서 조금 딱딱하고 설익은 복숭아의 빛에 이르는 그라데이션이다.

두께는 조금 두꺼웠다. 340페이지 정도 되는 페이지수에 당연히 조금 무거운 느낌이었다.


그다지 대단한 영화애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형철 평론가의 추천사가 눈길을 사로잡아 이 책을 펼쳤다.


당신의 작품을 읽기 위해 그 작품들을 봤어요.


이 책을 덮을 때 이 말이 으레 붙이는 수사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제 마음을 안심케 했다.


일단 김혜리기자의 글이 참 좋다.

좋다라는 안이한 묘사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말이다.

그래도 참 좋다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는데,

특히 표지의 복숭아빛과 잘어울리는 글빛이었다.

(디자이너가 분명 천재일거다!)


1.저자와 글


  영화에 항상 박한 평가를 내리는 평론가가 있다. 고든 램지처럼 항상 날카롭고 엄격한 인상을 주는 평론가다. 물론 그 평론가나 고든램지나 영화와 요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러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것일테다. 그리고 그런 평론의 자세를 사랑하는 독자가 있다.


  결국 사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자하는 자세의 문제에서, 반대에 위치한 사람도 있다.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발견해내고야 마는 그런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김혜리 기자는 그 쪽에 어울린다. 결국 영화에 대한 감상이란 그것을 누가 쓰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영화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 영화의 감상, 혹은 평을 누가 썼는가에 따라 그것을 읽는 사람의 마음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동한다. 엄중한 방향으로 나아가고싶은 사람도 있고 보다 유연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유연한 시각이 적당한 타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김혜리 기자는 어떤 영화의 단점이 보일때조차 그 단점의 긍정적인 이유를 탐색하고자하는 집요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의 매력들은 대체로 김혜리 기자가 영화의 질문들을 이끌어내준다는 점에거 기인한다. 그것이 기자라는 직업과도 잘 어울려서 더 강한 설득력을 주기도 한다. 책의 저자와 글이 잘 어울려야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몰입에도 큰 영향을 주고, 독자로 하여금 책을 끝까지 읽어나가게하는 강한 동력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2. 책의 꼴


  책을 끝까지 읽어나갈 동력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책을 만들 때는 책을 끝까지 읽어낼 수 있도록 독자를 격려하는 여러 장치들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실 그게 피같은 돈을 지불하고 책을 사는 독자들에 대한 배려가 아니겠나.


  그 주요한 장치는 바로 책의 모양이다. 책의 꼴(모양)은 '글과의 어울림'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예쁘고 좋은 모양이라도, 그 글의 주는 장점을 잘 표현해내지 못하면 큰 의미가 없다. 반대로 말하면 글의 장점을 잘 살려낸 표지가 예쁘고 좋은 표지다. 그 어울림은 색감과 이미지, 재질의 촉감이 포함되는데, 이 책의 색감은 계절이 변하는 책의 흐름과 글의 분위기와 어울려서 몇 번이나 다시 보게 되었다.(후가공도 참 절묘한데, 꼭 한번 만져보시라.)


  예전에 책의 얼굴은 어디인가. 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화두를 요약하자면 '책의 얼굴은 책등 아니냐'라는것이었다. 책은 책장에 꽂혀있는 시간이 훨씬 긴데, 그렇다면 결국 책이 가장 많이 보여주는 얼굴은 책등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 대화에 완전히 동의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그 이후부터는 책등을 한번쯤 살펴보고 책을 사게 되었다. 내 방은 책장빼고 딱히 인테리어랄게 없기 때문에...


  많은 소제목들이 많은 간격으로 끊겨있어서 읽기에 매우 편리했다. 12장으로 나눈 덕에 짧은 호흡으로 읽을 수 있었다. 특히 가지고 다니면서 토막시간에 읽을 수 있는 짧은 꼭지들이 연결되는 책이기 때문에, 세세한 분절이 읽는 편의를 제공해주었다. 또한 각 도비라가 책을 덮은 상태에서도 보이기 때문에 위치를 찾기도 쉬웠다. 작은 판형으로 만들어 두 권으로 분절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3. 영화읽기


  영화를 많이 보지 않은 '영알못'들도 이 책을 한번쯤 보길 권한다. 아마 영화가 보고싶을 때, 영화를 고르기 쉬워질 것이다. 그리고 영화가 아니더라도 이 책이 던지는 질문과 관찰의 시점들은 상당히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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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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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 영화에선가, 그런 대사가 있었다.


  인류는 자신의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땅을 황폐화시키면 다른 풍요로운 곳으로 이동해 그곳을 다시 파괴한다. 그렇게 끊임없이 지구를 잠식하고 다른 종을 몰아낸다. 그것은 지구상에 단 하나의 유기체와 동일한 속성이다. 그건 바이러스다. 인간은 지구의 바이러스와 같다.


  그런 입장에 크게 동의하는 편은 아니었다. 인간이 인간 나름대로 우리의 종을 발전시키며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우리 호모 사피엔스들이 지구 역사상 전에 없는 종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 종은 가장 치명적인 종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종들도 번영시키거나 멸절시키고, 심지어 변형했다.



1.

  첫번째로, 인간이 대규모 군집집단을 이루기 시작한 농업혁명을 살펴보자. 인간은 이전 수렵생활을 정리하고 농사를 지으며 집단을 이루기 시작했다. 이 때 동원가능한 숫자는 150명. 인간의 언어만으로 이룰 수 있는 최대 규모는 150명이다. 그 자들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활의 질은 오히려 수렵생활을 하던 시절에 미치지 못했다. 수렵생활때는 농업을 위한 하수도와 정착지를 만들 필요가 없었다. 즉, 전염병이 없었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해가 뜰 때 일어나 해가 질 때까지 일해야한다. 반면, 수렵생활은 1일단 4시간이면 하루를 버틸 식량을 얻을 수 있었다. 농업은 생산성 면에서도 수렵생활만 못했다. 또한 농경사회는 병충해나 자연재해에도 취약했다. 수렵생활을 할 때는 근거지를 옮기면 그만이다. 하지만 근거지를 마련한 농업사회에서는 그 많은 자산들을 두고 이동할 수 없었다.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에 있어서도 농업은 수렵사회만 못했다.


 농업혁명으로 가장 크게 번영한 것은 '밀'이다. 농업혁명 이전 지구의 4퍼센트에서만 사용하던 밀은 이후70퍼센트 이상 지역에서 경작된다. 이는 인간이 밀을 위해 사회를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수렵사회로 회귀하지 못했을까. 이것은 기원전의 일이라는 것을 주지해야한다. 당시 인간의 수명은 매우 짧았고, 이 문제가 부각되었을 때 수렵사회에 대한 기억을 가진 사피엔스는 거의 남지 않았다.

  그리고 농업이 마냥 유해한 것은 아니었다. 인간이 한 장소에 정착하며 대규모 군집을 이루게 되었고, 잉여생산물을 통해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근간이 되었다. 우리가 기억하는 인류의 영웅들은 이 농업혁명으로인해 농사를 짓지 않아도 쌀을 먹을 수 있는 계급의 사피엔스들이었다. 이는 사피엔스의 가장 큰 특징인 '상상력'의 차이를 보여준다. 더 큰 사회를 약속할 수 있는 상상력, 미래의 수확을 예측할 수 있는 상상력, 미래의 상황을 전술과 전략으로 풀어내는 상상력은 타 종에 대해 압도적 우위를 가져왔다. 더 많은 사피엔스를 결집하기 위해서 인간은 신과 국가라는 허구의 존재를 상상했다. 이후 신과 국가는 오랫동안 인간의 상상력을 지배했다.


 이 점은 네안데르탈과 같은 여타 인간의 종에 비한 우위를 가져왔을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약자를 보호하는 정도의 발달된 사회를 구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피엔스 종이 이룬 거대한 집단을 당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동부아프리카에서 발원한 사피엔스 종이 전 지구로 퍼져나갈 때, 사피엔스가 새로운 지역에 도달한 시점과 해당 지역의 다른 인간 종이 멸절된 시점은 모두 일치한다. 현재 남아있지 않은 고대의 거대 동물들 또한 사피엔스가 도달한 시점에 멸종되었다. 우연이라고하기엔 너무 많은 실증 사례가 있다.



2.

  이후 인간은 과학혁명을 맞이한다. 산업혁명은 전지구의 패권이 서구로 넘어가는 시점이 된다. 이전까지 세계 총 생산의80퍼센트가 중국에서 발생했을 정도로 동서 간 차이는 엄청났다. 과학혁명은 모든 것을 뒤집었다.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중국은 굴욕적 강화를 받아들여야했다. 왜 중국은 서구를 따라가지 못했을까?

  그것은 이전의 내용으로 돌아가, 상상력의 차이 때문이다. 서구의 과학적 사고의 근간은 알지 못하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무지의 인정'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동양에서 이러한 사고방식은 익숙치 않다. 이미 중세 이후 무지의 인정에 근거한 탐구심으로 해양술을 비롯한 과학기술을 발전시킨 서구와 달리, 동양의 철학은 하나의 사상가가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을 전제하고, 가상의 사상으로 세계를 구성했다. 그랬기 때문에 중국왕조 최대 전성기인 청나라 때에도 중국에는 산업혁명은 일어나지 않았다. 총과 화포는 기술을 베낄 수 있지만 사고방식은 복제할 수 없다. 그것은 오랜 환경 안에서 쌓아올려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산업혁명으로 촉발되었을 때, 단시간에 따라갈 수 없는 차이를 만든 것이다.


  과학혁명 이후 세계로 팽창한 서구의 제국주의는 인류의 역사를 바꿨다. 서구의 제국주의는 이전의 제국과 전혀 달랐다. 과거 제국은 정복할 때 군대만을 필요로했다. 하지만 서구의 제국주의는 나름대로의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우월한 백인이 세계를 계몽하고, 더 우월한 종이 타 종을 지배한다는 오만한 사상이었다. 따라서 거의 모든 항해와 정복에는 선교사와 과학자가 동행했다. 이 동행한 가장 유명한 과학자 중 한 명이 바로 찰스 다윈이다. 다윈은 항해단에서 지질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대학졸업당시 발탁되었다. 그리고 정복자들을 따라 미지의 세계를 탐구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종의 기원"이다.

  아마 중국인들은 당시 이러한 서구의 과학적 탐구심을 결코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서구는 적은 인원으로 멀리 떨어진 많은 사람들을 탐구하기 위해 인류학과 지질학, 역사학을 더욱 발전시켜나갔다. 이를 바탕으로 원주민을 이간질하고 분열시켜 더 효과적으로 세계를 지배해나갔다. 세계를 상상하는 과학적사고, 그것이 과학혁명이 촉발한 폭발적 인류 발전의 본질이다.



3.

  제국주의가 낳은 위대한 상상력은 또 한가지 있다. 바로 돈이다. 서구의 제국주의는 민간의 손에 의해 행해졌다. 네덜란드가 대표적이다. 네덜란드의 성공비법은 바로 '돈'이라는 상상력을 가장 빠르게 받아들인 것이다. 네덜란드가 스페인에 승리하고 해상왕국을 이룬 비결은 바로 민간의 채권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기반했다.

  스페인과 프랑스 왕국은 민간의 채권을 미루거나 파기하고, 법률보다 상위에 자리한 왕의 권한으로 돈을 주지 않는 민간을 괴롭힐 수 있었다. 반면, 네덜란드는 채권에 대한 거래에 대한 법률이 엄격했다.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때 강제하는 공권력을 발휘하기도했다. 자연스레 네덜란드에는 유럽의 자본이 집결하기시작했고, 스페인은 군자금 부족으로 연패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영국이 팽창하기 전까지, 네덜란드는 어마어마한 부를 쌓은 상인국가로 군림했다. 상인들은 신대륙 탐험에 '투자'했고, 심지어 직접 식민지를 건설했다. 수년 후의 잠재적인 수익까지 상상하여 현재의 자산을 투자하는 데까지 인간의 상상력은 뻗어나갔다.


  돈의 의미는 전 인류의 초월적 신뢰의 매개가 생겼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어디에 살고있어도, 언어가 달라도 돈이라는 약속으로 인류는 통합되어갈 수 있었다. 내가 한국에 살아도 지구 반대편에 투자한다. 더 유연하게 자본과 자산이 투자되고 과학과 기술은 거기에 비례해 발전해나간다. 이러한 거래를 위한 상상력이 우리 사회의 법과 규율로써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농업혁명이 밀을 위한 인간사회의 재구성이었다면, 지금은 금융자본을 위한 규율의 재편이다. 신과 국가가 실패한 일을 돈이 해내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이제 전지구의 지배적인 종이되었다. 역사상 가장 높은 기대수명을 누리고 가장 낮은 영아사망률을 기록한다. 그것은 우리가 전지구의 생태계를 조작하는 전에없는 능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유발하라리는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인류의 발전이 인간의 행복에 얼마나 기여했는가.

  유발 하라리는 이러한 인류의 발전이 인간 개개인의 행복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역사가 무관심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의 상상력은 절대다수의 행복을 구현할 능력이 있다.

  그리고 우리 주변의 종에 대해 돌아볼 때가 되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절멸시킨 종을 생각한다면, 이를 배려할 수밖에 없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사피엔스는 지구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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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 2017 개정신판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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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복잡하고 진중한 이 질문에 유시민이 시민을 위한 책을 썼다. 이런것도 언어유희에 들어갈 수 있을까. 일단, 나에게는 뿌듯한 드립이다.


이론가들이 국가를 어떻게 정의했는지, 국가는 누가 다스려야하는지, 애국심이란 과연 좋은 미덕인지, 진보와 보수는 어떤게 규정하며 한국의 정치지형은 어떻게 생겼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유시민이라는 작가의 기량이 어떤 작가보다 탁월하며, 독자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를 정확히 간파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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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책의 구성에 감탄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지식이 어떤것인지 유시민은 정확히 알고있다. 그리고 글의 몸통은 작고 날렵해서 지치지 않고 읽어내려갈 힘을 준다. 여타 정치 서적이 근엄한 선생님같았다면 이 책은 나를 응원하는 똑똑한 형 누나같았다. 우리를 지치게 만드는 정치적 상황들을 나열하며 우리에게는 더 나은 국가를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그렇게 응원한다. 아마 정치혐오에 빠지려고 하는 친구가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줄 것이다.


책의 인상은 그러했고, 사실 이 책에 나온 내용은 우리가 알고있는 내용이다. 알고있지만 설명하기 힘든? 그런 경험적이고 관념적인 직관이 텍스트로 구현되었다. 목적론적 국가와 자유주의자의 충돌, 전체주의와 자유주의는 특히 그렇다. 우리가 왜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국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지. 다른 성격의 두 주장을 우리가 한 몸에 지니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전혀 다른 이 두가지 주장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나로서는 굉장히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화점같은 책이었다. 한국에서 정치에 대해 한 번 더듬어보고자한다면 이 책이 고민해볼 거리를 던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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