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 무렵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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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를 지나 미래로 흐른다이 흐름을 어떤 사람들은 발전으로 보고어떤 사람들은 순환으로 본다.

그냥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세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하는 것처럼 보인다한 케이블 티브이에서 하는 응답하라 시리즈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이제 겨우 20년 전 이야기인데도 그때에 비해 지금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을 보면 시간의 흐름은 순환처럼 보인다그 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사는 모양을 보면 외형 빼고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변화하고 발전하는 세상 속에서 여전히 아웅다웅하고 고민하며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은 크게 보면 샌드위치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책의 처음과 마지막에 책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가 나타나고 그 안에 이야기가 풀어지는 형식이다.

책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주인공 박민우가 강연을 하는 내용이 나온다이 강연의 주제는 구도심지 개발과 도시 디자인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가면 잔디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나는 문득 우리가 언제부터 마당에 잔디를 깔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원래 우리네 마당은 마사토를 깔거나 그냥 흙마당이었다그리고 마당가 담장 밑에 자그만한 하단을 만들어 채송화봉숭아과꽃수국 등을 심거나 텃밭을 만들었다잔디는 사실 우린 기후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묘지에 떼를 입히는 용도로나 사용되지 않았던가그런데 언젠가부터 마당에 잔디가 깔리기 시작했고 그것이 중산층 정원의 상징이 된 것이다.

 

앞에 나오는 구도심지 개발과 도시 디자인과 마지막에 나오는 잔디가 서로 연결된다.

도심지 개발이라는 것은 과거의 모습을 덮고 보기에 좋은 새 건물을 세우는 과정이다잔디를 심는 것도 지저분해 보이는 흙 마당 위에 보기에 좋은 잔디를 까는 과정이다이렇게 바뀌는 것을 성공과 발전이라고 하고 이 모습을 꿈꾸며 사람들은 살아갔다.

이 책은 이런 세상의 커다란 흐름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의 중심인물은 4명이다.

이 중 두 명은 과거를 대표하고나머지 두 명은 현재를 대표한다과거를 대표한다고 하지만 과거는 이미 지났고 현재를 함께 살고 있다.

이 4명에게는 공통점이 있다다 자신이 처한 현실을 떠나고자 했었고하고 있다.

과거를 대표하는 박민우와 차순아는 자신이 어릴 적 살았던 달골이라는 판자촌을 떠나기를 위해 노력했다이들이 달골을 떠날 수 있는 방법은 공부였다.

 

그는 달골을 벗어나고 싶다고 몇 번이나 되뇌곤 했다그러기위해서는 공부밖에는 길이 없다고.

 

현재를 대표하는 정우희와 김민우도 현재의 힘든 삶을 벗어나고자 무진장 애를 쓴다정우희는 연극 연출과 대본을 쓰면서 밤새 편의점에서 알바를 한다김민우는 잠시 쉴 겨를도 없이 끊임없이 해야 할 일을 찾아서 하면서 산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노력해도 이 갑갑한 현실을 벗어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어느새 처음 태어나면서 주어진 환경을 벗어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세상이 되었다.

 

내가 녀석을 보면서 느낀 것은 요샛말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면 어지간해서는 뭘 하든 한다는 것이다무턱대고 개판치지만 않는다면 자신의 길에서 크게 밀려나지 않는다.

 

그러기에 꿈도 사랑도 결혼도 다 포기하며 살아간다.

 

다들 포기하고 산대요.

 

현재를 떠나고자 하는 점에서 이 네 사람은 다 같은 쪽에 있다하지만 이 탈출에 성공했느냐를 놓고 보면 나뉘게 된다박민우 vs 차은아정우희김민우 이다.

박민우는 탈출에 성공했다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에 들어갔고좋은 집안의 여자와 결혼을 하고서 유학를 다녀온 후 건축 분야에서 일정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반면 박민우와 같은 동네에 살았던 차은아는 떠나는 것에 실패했다공부가 유일한 탈출구였지만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달골에서 기반을 잡고 있던 재명이 형과 살림 비슷한 것을 차리게 된다.

현재를 대표하는 김민우는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고정우희는 여전히 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바둥거리며 살고 있다.

하지만 정말 박민우는 탈출에 성공했을까이 책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컴퓨터에 지도를 띄어놓고 새로운 주택 부지를 찾으면 맞춤한 곳에 집 짓는 상상을 하는게 요즘의 내 유일한 낙이다.

그런데 그 집에는 함께할 가족이 없다.

나는 길 한 복판에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람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다.

 

세상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과거의 현실에서 탈출했던 박민우의 오늘은 자신이 탈출하고자 했던 달골의 생활과 비교해 별로 변한 것이 없다.

집은 있지만 가족이 없고여전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우두커니 서 있는 박민우의 모습은 집은 없어도 가족은 있었고무엇을 해야 하는지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살았던 달골의 생활과 비교해서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겉으로 보이는 환경의 변화가 성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이것은 정우희가 내뱉는 자조적인 말에서도 잘 드러난다.

 

유명한 극작가나 연출가가 되면 그대는 사는 게 좀 나아질까선배들을 보면 딱히 나아지는 것 갖지도 않고 막막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더라

 

정우희가 현실의 고달픈 현실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연극계에서 인정을 받고 성공을 거두는 것이다하지만 정작 현실은 그렇게 되더라도 현재와 별 달라질 것이 없다.

결국 이 책은 남루한 현실에 탈출하고자 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과 탈출은 했지만 여전히 남루한 현실에 붙잡혀 있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삶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아무런 희망도 없이 그냥 이 팍팍한 현실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가이 책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강아지풀이라는 잡초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강아지풀에 대한 언급은 두 번 나온다한 번은 정우희가 병으로 죽은 차은아의 집에 물품을 정리하러 갔을 때이다.

 

그녀의 집에서 몇 가지 물품을 챙겨들고 나오는데 현관문 밖 복도에 내놓은 빈 화분에 강아지풀이 수북이 자라나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아니 오랫동안 방치되어 억새풀처럼 누렇게 빛이 바랜 상태였다나는 그녀가 일부러 강아지 풀 따위를 화분에 심지 않았을 거라고씨앗이 날려와 돋아난거겠지하고 단정 지으면서도 이렇게 무성해지려면 물을 줬을텐데싶었다.

 

다른 한 번은 박민우가 예전에 살던 집에 잔디를 깔았던 때를 회상할 때이다.

 

어느 날 마당에 서서 잔디를 걷어내고 마사토를 깔아버릴까궁리를 하다가 마당가에 심어놓은 꽃들 사이에서 몇 줄기 삐죽이 올라와 있는 솜털 모양의 익숙한 풀들을 발겨했다일하는 아줌마와 아내가 미처 뽑아내지 못한 것이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강아지풀이었다나는 그것을 뽑아내려다가 내버려두었다일부러 심어놓은 화초들과 어우러져 있는 모양새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강아지풀은 꽃이나 잔디와 달리 누가 키우기 위해 일부러 심지 않는다모르는 사이 씨가 날아와 화분에마당 한구석에서 자라난다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자라난 강아지풀은 일부러 심어놓은 화초들과 어우러져도 꽤 어울린다.

우리 인생에도 강아지풀과 같은 순간이나사람일들이 있을 것이다내가 노력해서 얻으려고 하거나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내 삶의 주변에 들어와 있는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들...

처음 일부러 화분에 심지는 않았을지라도 이 작고 소중한 것들을 물을 주고 키워나가는 것은 오롯이 내 몫이 된다.

길 한복판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우두커니 서 있을 때 고개를 들어 저 멀리만 보지 말고 내 주변에 있는 작고 소중한 것들을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http://blog.naver.com/poorman0/22054498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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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동물원 -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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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개념을 교묘하게 비틀면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도시와 정글의 관계, 광장과 밀실의 관계

이 책의 주인공 김영수는 정리해고된 직장인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온갖 부업을 전전하다 세렝게티 동물원에 취직을 한다. 맡은 일은 고릴라 담당.
그런데 여기서 고릴라 담당이라고 하는 것은 고릴라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고릴라가 되는 일이다.
고릴라 우리에 들어가 고릴라가 되어 생활을 한다.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고릴라 우리에서 직장생활을 한다. 관람객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포효도 해야 하고 성과급을 얻기 위해 12미터의 철제 구조물에도 올라가야 한다. 
고릴라 우리는 더 이상 정글의 축소판이 아니다. 정글같은 도시의 연장일 뿐이다. 
그러던 중 여행사 직원의 소개로 실제 정글로 간 동물원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도시의 연장이 되어 버린 가짜 정글이 아니라 진짜 정글로 간 사람들은 도시와 다른 정글의 자유를 만끽한다.
'정글같은 도시'라고 이야기 할 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정글의 이미지는 양육강식의 생존의 법칙만이 존재하는 치열한 삶의 싸움터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 관계를 살짝 비틀고 있다. 
도시는 이미 치열한 경쟁과 양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고 있다. 
정글같은 도시가 아니라 도시 그 자체가 정글이다. 아니 정글이 가지고 있는 자유와 여유도 없는 정글이상이다.
이 책은 이런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몸부림을 그리고 있다.

또 이 책은 광장과 밀실을 이야기 한다.
주인공의 고릴라 동료중에는 배신당하고 버려진 남파 간첩 만딩고가 있다.
만딩고는 북한은 허위로 가득찬 과장이고, 남한은 욕망으로 가득찬 밀실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 광장과 밀실의 이야기는 최인훈의 소설 <광장>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역시 그 이미지를 비틀고 있다. 
아무리 넓은 광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더라도 그 광장이 이념이라는 이름 하에 전체로서의 사람만 보고 한 사람 한 사람을 보지 못한다면 더 이상 광장이 아니다.
아무리 민주주의와 자유를 외친다고 해도 자본에 묶여 돈의 노예로 살아간다면 그곳 역시 광장이 아니라 밀실이다. 
광장이 사라진 사회, 욕망의 밀실로 가득찬 사회. 
이곳에는 평범한 사람들은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다. 

"울고 싶은 날에는 마늘을 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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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아 마땅한 아이는 없다 - 아동학대와 방임이 없는 공동체를 위한 길 찾기
진 하더 지음, 배성민 옮김 / 대장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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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아 마땅한 아이는 없다>

진 하더

 

아동 학대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낯설다. 유교적인 전통의 영향 때문에 가정 내의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동 학대도 그냥 그 집의 문제로 생각하기가 쉽다.

교회에 이 쪽 분야에서 섬기시는 분이 계셔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상황이 발생하면 새벽 1시고 2시고 출동하는데 가서 보면 정말 끔찍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떻게 부모가 자기 자식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이런 아동 학대 문제가 꽤 많고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동학대와 교회의 책임에 대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아동 학대와 아동 방임의 오해와 개념을 설명하고 교회와 지역사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

또 이 책의 장점은 한 장이 끝날 때마다 그 장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들을 제기하고 실제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적용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도 나왔듯이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교육 중에 하나가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하여서는 어떤 교육도 받지 못하고 부모가 되었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면 그냥 부모가 되었다. 그러니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른 책 그냥 자식을 기른다.

물론 급한 마음에 책도 사다 읽고, 좋은 티브이 프로도 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자녀를 잘 양육하는 문제는 큰 숙제이다.

이런 면에서 교회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즈음 보면 결혼 예비 학교, 아버지 학교, 어머니 학교 같은 것을 많이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예비 부모 학교나, 일반 부모 학교 등을 개설해서 어떻게 신앙 안에서 자녀를 잘 양육할 것인가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또한 가정 밖에서 일어나는 이웃이나 여러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나 방임에 대하여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런 문제에 있어서 교회가 역할을 책임감을 가지고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는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아동학대나 방임은 심각한 문제이고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이런 식으로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하는 사회문제는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교회가 이 모든 사회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무엇이 더 중요하다, 무엇이 더 우선이다는 문제는 아니다.

이런 면에서 지역사회와 교회와의 긴밀한 연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일을 감당하는 지역의 사회단체들이 교회를 잘 이용하면 좋겠다. 교회가 먼저 이런 사업들을 벌이기는 쉽지 않지만 사회단체에 협조할 수 있는 물적 인적 자원은 사회 어떤 곳보다 풍부하기 때문이다.

교육을 위한 장소 제공이나, 재정 지원, 자원 봉사자 등을 교회는 제공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사회단체가 잘 이용하여 교회와 좋은 협력 관계를 맺어 가면 여러 가지 면에서 효과적인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 책이 일반인들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을 대상하는 책이다 보니 성경적인 접근이 있다. 성경이 이 세상의 모든 주제를 위한 책이 아니다 보니 특정한 주제를 놓고서 성경을 적용하다 보면 좀 무리한 해석이나 적용들을 하게 된다.

이 책도 이런 면이 좀 보인다. 무리하게 아동이라는 주제로 성경을 끼워 맞추지 않더라도 아동학대나 방임이 비성경적인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냥 성경에서 아동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이 있다는 정도와 사람을 학대하고 방임하는 것에 대한 일반적인 성경의 이야기만 했어도 충분했을 것 같다.

또 아쉬운 점은 이 책이 번역서라는 점이다. 이런 종류의 책은 여러 가지 통계나 사례를 통해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우리나라 통계나 사례가 아니니 공감하는 정도가 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책 부록에서 이 주제에 관한 우리나라의 기관이나 여러 사이트를 많이 소개한 것은 매우 좋았다.

 

사람이 사람을 학대하는 것은 범죄다. 더욱이 저항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 대한 학대는 더욱 큰 범죄이다. 이 책을 통해 한국 교회가 아동학대와 방임에 대하여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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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아 마땅한 아이는 없다 - 아동학대와 방임이 없는 공동체를 위한 길 찾기
진 하더 지음, 배성민 옮김 / 대장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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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아 마땅한 아이는 없다>

진 하더

 

아동 학대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낯설다. 유교적인 전통의 영향 때문에 가정 내의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동 학대도 그냥 그 집의 문제로 생각하기가 쉽다.

교회에 이 쪽 분야에서 섬기시는 분이 계셔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상황이 발생하면 새벽 1시고 2시고 출동하는데 가서 보면 정말 끔찍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떻게 부모가 자기 자식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이런 아동 학대 문제가 꽤 많고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동학대와 교회의 책임에 대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아동 학대와 아동 방임의 오해와 개념을 설명하고 교회와 지역사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

또 이 책의 장점은 한 장이 끝날 때마다 그 장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들을 제기하고 실제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적용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도 나왔듯이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교육 중에 하나가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하여서는 어떤 교육도 받지 못하고 부모가 되었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면 그냥 부모가 되었다. 그러니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른 책 그냥 자식을 기른다.

물론 급한 마음에 책도 사다 읽고, 좋은 티브이 프로도 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자녀를 잘 양육하는 문제는 큰 숙제이다.

이런 면에서 교회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즈음 보면 결혼 예비 학교, 아버지 학교, 어머니 학교 같은 것을 많이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예비 부모 학교나, 일반 부모 학교 등을 개설해서 어떻게 신앙 안에서 자녀를 잘 양육할 것인가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또한 가정 밖에서 일어나는 이웃이나 여러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나 방임에 대하여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런 문제에 있어서 교회가 역할을 책임감을 가지고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는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아동학대나 방임은 심각한 문제이고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이런 식으로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하는 사회문제는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교회가 이 모든 사회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무엇이 더 중요하다, 무엇이 더 우선이다는 문제는 아니다.

이런 면에서 지역사회와 교회와의 긴밀한 연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일을 감당하는 지역의 사회단체들이 교회를 잘 이용하면 좋겠다. 교회가 먼저 이런 사업들을 벌이기는 쉽지 않지만 사회단체에 협조할 수 있는 물적 인적 자원은 사회 어떤 곳보다 풍부하기 때문이다.

교육을 위한 장소 제공이나, 재정 지원, 자원 봉사자 등을 교회는 제공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사회단체가 잘 이용하여 교회와 좋은 협력 관계를 맺어 가면 여러 가지 면에서 효과적인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 책이 일반인들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을 대상하는 책이다 보니 성경적인 접근이 있다. 성경이 이 세상의 모든 주제를 위한 책이 아니다 보니 특정한 주제를 놓고서 성경을 적용하다 보면 좀 무리한 해석이나 적용들을 하게 된다.

이 책도 이런 면이 좀 보인다. 무리하게 아동이라는 주제로 성경을 끼워 맞추지 않더라도 아동학대나 방임이 비성경적인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냥 성경에서 아동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이 있다는 정도와 사람을 학대하고 방임하는 것에 대한 일반적인 성경의 이야기만 했어도 충분했을 것 같다.

또 아쉬운 점은 이 책이 번역서라는 점이다. 이런 종류의 책은 여러 가지 통계나 사례를 통해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우리나라 통계나 사례가 아니니 공감하는 정도가 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책 부록에서 이 주제에 관한 우리나라의 기관이나 여러 사이트를 많이 소개한 것은 매우 좋았다.

 

사람이 사람을 학대하는 것은 범죄다. 더욱이 저항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 대한 학대는 더욱 큰 범죄이다. 이 책을 통해 한국 교회가 아동학대와 방임에 대하여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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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아 마땅한 아이는 없다 - 아동학대와 방임이 없는 공동체를 위한 길 찾기
진 하더 지음, 배성민 옮김 / 대장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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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아 마땅한 아이는 없다>

진 하더

 

아동 학대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낯설다. 유교적인 전통의 영향 때문에 가정 내의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동 학대도 그냥 그 집의 문제로 생각하기가 쉽다.

교회에 이 쪽 분야에서 섬기시는 분이 계셔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상황이 발생하면 새벽 1시고 2시고 출동하는데 가서 보면 정말 끔찍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떻게 부모가 자기 자식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이런 아동 학대 문제가 꽤 많고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동학대와 교회의 책임에 대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아동 학대와 아동 방임의 오해와 개념을 설명하고 교회와 지역사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

또 이 책의 장점은 한 장이 끝날 때마다 그 장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들을 제기하고 실제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적용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도 나왔듯이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교육 중에 하나가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하여서는 어떤 교육도 받지 못하고 부모가 되었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면 그냥 부모가 되었다. 그러니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른 책 그냥 자식을 기른다.

물론 급한 마음에 책도 사다 읽고, 좋은 티브이 프로도 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자녀를 잘 양육하는 문제는 큰 숙제이다.

이런 면에서 교회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즈음 보면 결혼 예비 학교, 아버지 학교, 어머니 학교 같은 것을 많이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예비 부모 학교나, 일반 부모 학교 등을 개설해서 어떻게 신앙 안에서 자녀를 잘 양육할 것인가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또한 가정 밖에서 일어나는 이웃이나 여러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나 방임에 대하여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런 문제에 있어서 교회가 역할을 책임감을 가지고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는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아동학대나 방임은 심각한 문제이고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이런 식으로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하는 사회문제는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교회가 이 모든 사회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무엇이 더 중요하다, 무엇이 더 우선이다는 문제는 아니다.

이런 면에서 지역사회와 교회와의 긴밀한 연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일을 감당하는 지역의 사회단체들이 교회를 잘 이용하면 좋겠다. 교회가 먼저 이런 사업들을 벌이기는 쉽지 않지만 사회단체에 협조할 수 있는 물적 인적 자원은 사회 어떤 곳보다 풍부하기 때문이다.

교육을 위한 장소 제공이나, 재정 지원, 자원 봉사자 등을 교회는 제공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사회단체가 잘 이용하여 교회와 좋은 협력 관계를 맺어 가면 여러 가지 면에서 효과적인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 책이 일반인들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을 대상하는 책이다 보니 성경적인 접근이 있다. 성경이 이 세상의 모든 주제를 위한 책이 아니다 보니 특정한 주제를 놓고서 성경을 적용하다 보면 좀 무리한 해석이나 적용들을 하게 된다.

이 책도 이런 면이 좀 보인다. 무리하게 아동이라는 주제로 성경을 끼워 맞추지 않더라도 아동학대나 방임이 비성경적인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냥 성경에서 아동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이 있다는 정도와 사람을 학대하고 방임하는 것에 대한 일반적인 성경의 이야기만 했어도 충분했을 것 같다.

또 아쉬운 점은 이 책이 번역서라는 점이다. 이런 종류의 책은 여러 가지 통계나 사례를 통해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우리나라 통계나 사례가 아니니 공감하는 정도가 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책 부록에서 이 주제에 관한 우리나라의 기관이나 여러 사이트를 많이 소개한 것은 매우 좋았다.

 

사람이 사람을 학대하는 것은 범죄다. 더욱이 저항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 대한 학대는 더욱 큰 범죄이다. 이 책을 통해 한국 교회가 아동학대와 방임에 대하여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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