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건너가는 자 - 익숙함에서 탁월함으로 얽매임에서 벗어남으로
최진석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통의 시대, 반야심경이 건네는 '건너감의 지혜'




현대는 고통의 시대일까

새로운 기회의 시대일까

나를 봐도, 내 주변을 봐도

행복해 보이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행복은 사치다

그냥 불행해지지 않기만 해도 좋겠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하나가 터지고

하나를 넘어가면 또 다른 하나가 나타나고

왜 삶은 이렇게도 험난하고 고통스러울까?

싶을 때 읽기 좋은 책 <건너가는 자>

철학자 최진석 교수가 불교 경전

<반야심경>속 지혜로운 부처님 말씀을

길어올린 책으로, 읽다 보면

요즘 유행하는 쇼펜하우어 사상과도

묘하게 닮아있는 듯한, 그러면서도 다른

인문학 책 추천이다

철학자 최진석과 반야심경 함께 읽기





최진석 교수님을 좋아한다

뜬금없는 고백일 수도 있겠지만

장자와 노자 전문가인 최진석 교수님의

글을 읽다 보면 삶의 진실한 지혜가

느껴질 때가 참 많다

한편 이번 책은 <건너가는 자>로

그의 이전 작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을

읽어본 독자라면 무척 반가운 제목일 것 같다

지금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다음으로 나아가는 마음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라는 '건너가기'

이번 책에서는 그 논의가 더

극대화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것,

이 책에서는 '고삐'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러한 나만의 고삐를 알아가기 위해

읽기 좋은 불교 경전 <반야심경>

딱딱한 경전 해설책이라기보다는

경전 속 부처님 말씀을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가는 질문을 던지는

형식의 인문학책 추천이다

인생의 고통을 건너는 법





 <건너가는 자>는 무엇보다

행복에 도달하는 이야기를 말한다

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요? 왜 삶이 지지부진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소명을 위해 사는 삶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소명은 누구로부터 부여받은 숙제가 아닙니다. 소명은 오로지 천상천하 유아독존하는 자신 안에서 솟아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일부가 아니라 자신의 온 전체가 원하는 것입니다. 52p

우리는 늘 남의 삶을 살고

남의 삶을 좋아하고 남의 삶을 탐한다

그런 우리에게 <건너가는 자>는

소명을 위한 삶을 말한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사는지 아는 것

다른 사람이 부과한 것을 숙제처럼 사는

삶이 아닌 내 온 전체가 희망하는 삶

거기에서 행복이 온다는 것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강조하는

행복해지는 법은 '깨달음'이다

바로 자신의 삶의 규율을 만들어

지독히 오랫동안 반복해낼 때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

깨달음이란 생경한 것이 아닙니다. 누가 단순한 행위를 오랫동안 반복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자신의 규칙을 정해서 부단히 반복해야 합니다. 넘어지면 일어나고, 넘어지면 일어나고.. 이 반복의 과정이 자유이고 행복이며 또 건너가기입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202p

이렇듯 <건너가는 자>는

흔들리고 위태로운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지혜로움을 담고 있다

익숙한 이곳에 머물러 있기를 원하는가

새로운 저곳으로 건너가려 하는가

이런 질문이 끌리신다면

이윽고 삶을 전복하고 싶으시다면

읽기 좋은 인문학 책이다

*이 리뷰는 책을 증정받고 객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 앞에 선 인간 - 중세의 위대한 유산, 철학과 종교의 첫 만남 역사의 시그니처 3
박승찬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양 철학과 문화는

무엇으로 이루어졌는가


이 질문에 간편하게 답하자면

그리스 철학 + 그리스도교다




그런 의미에서 중세란

서양 사상 전개에 있어서

꼭 알아야 할 시대라 할 수 있다


중세는 그리스로부터 내려온

서양철학이 그리스도교와 함께

만나고 또한 격돌했던 시기였기에

이때의 사상은 향후 서양과

인류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하지만 그리스도교가 사회의

배경이 아닌 한국인들이

이러한 중세를 이해하기란 힘들다

거기다가 본인의 종교가

기독교 천주교가 아니라면

더더욱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중세 천 년

최근 21세기북스에서 시리즈로

시대정신으로 읽는 지성사 시리즈

'역사의 시그니처'

중세 편 <신 앞에 선 인간>이

최근 출간되었다.


박승찬 가톨릭대 철학과 교수가 쓴

이 책은 신학부와 중세철학을 둘 다

공부한 저자의 해박함이 돋보인다

특히 그 어렵다는 중세 철학을

2부로 나누어 출간할 예정인데

이번에 소개해 드릴

<신 앞에 선 인간>은

중세 철학 도입부라 할 수 있다


사도 바울부터 아우구스티누스,

그리고 보에티우스까지 이어지는

1~8세기 풍경을 다루고 있으며

이후에 출간 예정인

<신앙과 이성의 조화>편에서는

9~14세기를 다룰 예정이라 한다


그래서 시리즈를 2권 구입해 두고

딱 읽으면 좋은 구성이다




중세 철학을 이해하는 데는

몇 가지 포인트가 있겠지만

평소 나의 궁금증은

다음과 같았다



1 왜 하필 기독교가

세계 종교가 되었을까?

2 왜 신이 창조한 이 세계는

악이 존재하는 것인가?



이 두 가지의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을 들어보기 위해서는

각각 사도 바울과 아우구스티누스 편을

읽어보시면 된다




먼저 첫 번째 질문인

왜 혹은 어떻게 그리스도교가

세계 종교가 되었을까?



정답은 사도 바울

선교를 열심히 해서이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교 선교를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쓰게 된다

먼저 제시한 것은 사랑.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다


또한 사도 바울은 처음엔

그리스도교가 아닌 이교도였기에

그리스 철학이나 유대교에 대한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선교를 할 때

자신의 이런 지식을 활용하게 되고

대중들은 그리스도교를 이해하기

쉽게 받아들인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의 나라,

천국에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믿음이면 된다고 선교했는데

이런 심플한 가르침은 효과적이었다


이러한 사도 바울로의 노력 덕분에

유대교의 작은 분파였던

그리스도교는 세계종교로 발전한다

정말이지 만약 바울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 기독교 중심 서양문화는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

왜 신이 창조한 이 완벽한

세상에는 악이 존재하는가?

그 답을 가장 깊이 연구한 사람은

바로 아우구스티누스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악의 존재 이유로

먼저 악이라는 것은

선한 본성의 결핍이라고 주장한다

신이 악을 창조한 게 아니라

신은 선만 창조했는데

어떤 이유에 의해서

선한 본성에 결핍이 일어나

악이라는 현상이 생겼다는 것


두 번째는 더 중요한데

이러한 악의 존재 이유로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에게 책임이 있다

고 설명한다

(바로 그 유명한 원죄설~)


결론적으로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은 결코 인간의 고통과

악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에게 준 자유라는

소중한 선물에 의하여

악이 발생하게 되며

이 때문에 우리가 고통받는다는 것





<신 앞에 선 인간>은

이렇게 나처럼 평소에

종교적인 관심과 질문이

있는 분들이 읽기 딱 좋다



책을 읽으며 평소 궁금했던

중세 철학 질문 리스트를

만들어 놓은 뒤

질문의 답을 찾아보는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일단

디자인이 무척 끌린다

시리즈로 제작되었기에

까만 바탕에 양장본이어서

책꽂이에 좌르르 꽂아놓으면

뭔가 뿌듯 + 뽀대 날 것 같은 기분



덧붙여 철학책은 읽기 힘든 게

보통 깨알 같은 글씨에 두껍기 때문인데

이 책은 자간 간격이 넓고

시원시원 설렁설렁하다

그 말은 내용이 얇다는 뜻이고

핵심만 설명하는 입문서란 이야기다



따라서 중세 철학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가장 읽기 좋으며

평소 신과 인간 그리고 종교라는

미스터리에 관심 많은 분들이면

이런 책 한 권쯤은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21세기북스

역사의 시그니처 시리즈는

집필진도 좋고 내용도 좋아서

쭉 읽어볼 계획이다

철학 시리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 만나보실 것을 추천드린다

*이 리뷰는 도서를 증정받고 썼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 NASA의 과학자, 우주의 심해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다
케빈 피터 핸드 지음, 조은영 옮김 / 해나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01

우주의 심해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다


외계인이 과연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한두 번쯤은

다들 해봤을 것이다.

바로 이 질문을 인생과업으로 여기고

NASA 과학자가 된 사람이 있다.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저자

케빈 피터 핸드는 어린 시절부터

우주에 외계 생명체가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이

진행하는 심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외계 생명체 가능성을 연구하게 된다.


저 멀고 먼 바다 깊은 곳은

우리 바다 가장 깊은 곳과

다르지 않으리라.

어쩌면 우리 바다의 심연 속

미생물과 해양생물이 다른 행성 바닷속

조건에서도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과학책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20p


지구 생명체의 시작은

육지가 아닌 바다였다.

따라서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분명 외계의 바다에서 태어났으리라.

그런 가능성을 마음에 품은 채

저자는 깊은 심해로 들어가

생명체의 가능성을 탐구하게 된다.


우주의 또 다른 생명을

이해하기 위해 나는

지구의 깊은 바다로 들어갔다!

바다와 우주.

그 깊고 깊은 심연의 세계.

과연 생명의 신비를 풀 수 있을지

흥미진진한 과학책이다.






02

생명이 살 수 있는 세계


많은 우주과학자들이

지구는 특별하다고 말한다.


생명체는 물이 필요하다.

그리고 물은 항성에서 기원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거주 가능한 행성이라면

모체 항성으로부터 적당한 거리 안에

있어서 바다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과학책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45p


그런 면에서 지구는 행운이었다.

금성처럼 너무 가깝거나

화상처럼 너무 멀면

그곳에 한때 존재했던 바다처럼

끓어 없어지거나 얼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는 딱 적당했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적절한 온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생명체의 거주 가능성은

물이 중요하다.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는 이러한

물의 특성을 분자 수준에서부터

물리학적, 화학적 조성의 특징까지

세세하게 파고드는 과학책이다.

또한 물뿐만이 아니라 생명체를

만드는 핵심 원소들을 통해

외계 생명체가 거주할 만한

후보를 면밀히 살핀다.

이러한 조합을 통해

생명체가 존재할 만한

최적의 후보는 과연 어디일까?


바로 유로파, 엔셀라두스, 타이탄이다.

유로파와 엔셀라두스는 물, 원소,

에너지가 적절히 조합돼 보인다.

타이탄은 얼음이 아닌 암석으로 된

해저가 존재하기에는 너무 커 보이지만

풍부한 탄소와 흥미로운

유기화학으로 가득하다.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74p





03

생명의 거주 가능성과

생명의 기원 가능성


우리의 일반적 생각과는 다르게

생명의 기원은 거주 가능성과는

완전히 별개라고 한다.

생명체가 탄생해야 거주 가능한데,

이러한 생명체의 탄생은 바로

거주하는 조건과는 다른 것.

특히 행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거주 가능 세상이었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든지 살 수 없는

곳으로 바뀔 수도 있는 것.


나는 전반적으로 생명이

기원하는 조건이 거주 가능 조건보다

더 까다롭다고 본다.

거주 가능성의 핵심 요소는

물로의 접근, 원소로의 접근,

연료를 주는 에너지 접근이 있다.

생명의 기원은 이 세 가지 핵심 요소를

모두 필요로 하고, 추가로 적어도

두 가지 요소를 더 갖춰야 한다.

생명 창조 첫 반응을 일으킬

촉매성 표면과 시간이다.

과학책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208p


이렇게 과학책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을 읽다 보면 정말이지

우리가 탄생했고 살아간다는 것이

우주의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생각이 될 것이다.

특히 생명의 탄생에는 위 조건 외에도

구획화, 정보 저장 복제 메커니즘,

초기 대사 방식 등 세 가지가

더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가 원시 수프 속에서 어떻게

하나의 인간으로 탄생하고 말았는지

그 탄생 비화가 궁금하시다면,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을 추천드린다.

반짝이는 밤하늘과

덩그러니 뜬 보름달을 바라보며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생각하기 좋은 과학책 추천이다.


어쩌면 우리는 유일한 존재일 것이다.

생명의 기원은 어렵고

희귀한 것인지도 모른다.

반대로 우리는 우주 통틀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생명이 가득한 우주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유로파, 그리고 우리 태양계의

많은 외계 바다가 기다리고 있다.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378p

*이 리뷰는 책을 증정 받고 썼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01

아련하여라

일본 로맨스 소설


학창 시절 일본 순정 만화를

즐겨봤던 나로서는

일본 로맨스 소설에 대한

아련한 향수가 있다.


뭐랄까. 사실 이런 종류의 책들은

나이 든 중년 아줌마가 보기엔

유치하고 뻔하고 답답하다.

하지만 왠지 이런 로맨스 소설은

읽다 보면 나의 학창 시절로

점프해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교복을 입고, 두꺼운 안경을 끼고

순정만화를 손에 쥐고 키득 거리며

혹은 두근대며 읽던 고교 시절의 나.

그 시절의 나가 문득 떠오르기 때문에

이런 로맨스 소설을 보면

그저 반가운 마음이 든다.


따라서 아주 진중하거나 혹은

손에 땀이 나는 반전을 기대하거나

육체적으로 후끈거리는

로맨스를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살짝 안 맞을 수도 있는 소설책이라고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02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 줄거리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후속작이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밤에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리셋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한 여고생이 있다.

그리고 무미건조한 인생을

살고 있는 평범한 남고생도 있다.


어느 날, 평범한 남고생은

같은 반 친구를 왕따로부터

구하기 위해 여주인공에게

거짓 고백을 하게 된다.

"날 모르겠지만, 사귀어줄래?"

라고 말을 건네게 된 것.


한편, 거절할 줄로만 알았던

여고생은 흔쾌히 남고생의

고백을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날 정말로 좋아하지는 말 것.

지킬 수 있어?"


이렇게 시작된 이 둘의 연애는

우리가 기대하듯 점차 서로에게

빠져드는 형태로 나아간다.

하지만 여기에 의외의 반전이 있다.

몸이 약한 여고생이 아픈 게 아니라,

평범한 남고생이 갑자기 심장 때문에

죽게 되는 것.


한편 뒤에 이어지는 후속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

는 남고생의 죽음으로부터

1년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도 바뀌어서

이번엔 여주인공의 친한 친구인

와타야 이즈미다.

알고 보니 그녀 또한 남고생을

남몰래 사랑하고 있었던 것.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겨낼 것인가?

이게 이 소설의 주제라 볼 수 있다.





03

사랑을 치유하는 건

역시 사람


보통 속편을 만들 때 주인공은

그대로 두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후속작은

여주인공의 친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만든 소설이다.


특히 사랑 고백조차 하지 못한 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던

그녀의 이별 치유기가 참 눈물겹다.

그래서 제목이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로

지었나 싶기도 하다.


슬픔과 괴로움은

다른 사람에게 터놓으면

의미가 달라지거든.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지.


이번 소설의 주인공 이즈미는

처음엔 사랑했던 남고생을

잊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좋아하지도 않는데,

자신에게 사랑 고백을 해온

다른 남자, 나루세와 사귀게 된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바뀌거나 치유될리 없다.

그녀는 남고생의 자리를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그러면서 나루세에게 이별을 고하고

그녀가 매달리게 되는 것은

의외로 소설 쓰기였다.


나는 지금까지 나 자신의 인생을

걷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도루가 죽은 날부터 실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는지 모른다.

세상에서 사라진 도루만을

줄곧 생각하고,

도루만이 소중해서, 그래서....



하지만 그런 그녀를 구원해 준 건

소설 쓰기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했던 남고생만큼이나 다정한

전 남자친구 나루세였다.

나루세는 그녀에게 도루를 잊지 말라고,

마음속에 간직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늘 곁에 있겠다고

사랑의 메시지를 날린다.


이런 전개.. 정말이지

순정만화에서 많이 보던 패턴이라

어쩐지 훈훈해진다고나 할까

누군가를 순애보적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순수 로맨스라고나 할까

어찌 보면 유치할 수도 있지만

막상 읽으면 그 마음에 넘어가고 마는

그런 로맨스가 담긴 전형적인

일본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04

오리지널만큼 재밌는

후속편은 드물다


한편 이번 속편에서도

도루의 누나가 등장한다.

사실 이전편에서 가장 좋아하던

캐릭터가 바로 소설가인

도루 누나였던지라 퍽 반가웠다.

그녀는 갑자기 등장하여 소설을 쓰는

주인공에게 여러 조언을 던져준다.

소설이라는 건 어떤 면에서는,

그 사람이 세계를 바라보는 시점을

그린 거니까.

이야기 종류에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이 바라보는 시점은 끝이 없어.

나는 그것을 문체라고 부르는데

문체가 있는 한,

나와 이즈미가 좋아하는 소설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래서 저자가 바로 후속편인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

를 썼나 싶다.

사람이 바라보는 시점은 끝이 없으니까.

같은 사건을 두고서도

주연과 조연의 시점은

다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솔직한 평을 말하자면 이번 후속편은

전편보다는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전편의 열렬한 팬이라면,

팬픽을 읽는 가벼운 기분으로

이번 책을 만나보면 어떨까 싶다.

어찌 됐건 이것은 사랑 이야기이고

이 세계의 눈물과 이별, 그리고

만남이 담긴 소설이기 때문이다.

바로 당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대한 철학적·문학적 해석
백승영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01

니체 전문가가 쓴

니체 해설서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철학자는

아마도 니체일 것이다.



니체 철학은 읽다 보면 늘

그 어떤 타오르는 열정이 있다.

삶을 전복시켜 버릴 것만 같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초인이 되어야 할 것만 같다.




딱딱한 형이상학적 철학이 아닌

지금 현재의 삶 속에 적용하고 써먹는

긍정적인 니체의 철학.

그런 열정 어린 모습이 한국인과

참 잘 맞아떨어져서 그런지

니체는 한국에 전문가도 많고

철학자로서는 드물게

전집이 출간되어 있기도 하다.



오늘 소개해 드릴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는

바로 이 니체 전집 편집위원이자 번역자인

백승영 교수의 책이다.

따라서 누구보다 니체를 깊게 읽고

다시 읽었음에 분명하기 때문에,

니체 읽기를 하고 싶으신 분들께

권유해 드리고 싶은 철학 책이다.






02

니체 읽기 중수들이

도전하기 좋은 책



사실 많은 분들이 세계문학전집에 있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로 니체 읽기를 시작하곤 한다.



하지만, 내 생각엔 그건 정말

잘못된 선택 중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는 상징과 난해함으로 가득한 책이어서

이 책으로 시작하면

니체는 나랑 안 맞아!

하나도 모르겠어!

하고 니체 읽기를 포기하기 딱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니체 읽기를 하고 싶으시다면,

처음에는 가벼운 해설서로

시작하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그래야 재미도 있고,

철학을 삶에 적용한다는 뿌듯함도 있어

니체 읽기 시작하기 한결 수월하다.


이런 니체 입문서를 2~3권 읽은 상태라면

이제 본격적으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를 읽을 차례다.



그럴 때 같이 읽기 좋은 책이 바로 이 책,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이다.

그러니까 니체 읽기의 중수랄까

이제 니체는 어느 정도 알겠지만

깊이 읽기를 시작하고 싶으시거나

혹은 니체의 원전을 읽고 싶을 때,

딱 그때쯤에 시작하기 좋은

철학 책이라 할 수 있겠다.






03

니체의 메타포를

찾아보기 좋은 책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각 장마다 꼼꼼하게 나눠서

마치 대학 강의를 듣는 것 같이

세심하게 설명하는 데 있다고 하겠다.



니체 책들은 상징과 은유가 많아

자칫 잘못하면 그 뜻을 오해하기 쉬운데

그런 오류도 바로잡게 도와주고

더 깊이 있는 해석을 도와준달까.

예를 들면 <차라투스트라..>의 1부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 중 하나인

'줄 타는 춤꾼'의 의미에 대해서

이 책은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줄 타는 춤꾼이

바로 인간이라고 한다.

그런데 인간이 춤을 추듯 자유롭게

타고 있는 줄의 한쪽은 '짐승'이고,

다른 한쪽은 '위버멘쉬(초인)'이다.

짐승으로 남아 있거나

위버멘쉬로 남아있거나 하지 않고

언제든 짐승일 수도

언제든 위버멘쉬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흥미로운 것은

'인간은 밧줄'이라는 묘사다.

줄 타는 존재인 인간이 동시에

줄 그 자체라고 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행위와 행위자를 분리하지 않는

니체의 생각이 전제되어 있다.

-71p-


이런 식으로 각 장마다 중요한 메타포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설명하고 있어

읽어보기도 편하고

찾아보기도 편한 철학 책이다.






*이 리뷰는 책을 증정 받고 썼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