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북 리뷰
▶시인이 쓴 솔직 대담한 사랑 에세이
▷실패한 연애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당신께 추천
▶사랑이란 나를 성장하게 만든다는
보편적인 진실을 믿고 싶다면..!
사랑이란 정말
흔한 소재다.
사랑이 나오지 않는
소설과 에세이는 상상하기 힘드니까.
이러한 사랑 이야기는
가족 간의 사랑, 인류애적인 사랑,
자연 혹은 동물을 향한 사랑 등등
다양한 사랑의 모양들이 있겠지만
단연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아무래도 남녀 간의 그 사랑
아닐까 싶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는 이소호 시인의 사랑 에세이다.
그녀는 이 책 속에서
소설과도 같은 사랑 이야기를 말한다.
그러면서도 이 사랑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일수도
혹은 아닐 수도 있다며 선을 긋는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나에 대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어줄까.
이게 전부 거짓이라고 선언해도
과연 믿어줄까?
믿고 싶은 만큼 믿으면 되는
이 이야기는 그렇게 태어났다.
에세이와 소설 그 경계를 지우며,
선택은 모두 독자들의 몫이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중에서-
작가가 그렇게 말할 만한 게,
이 에세이는 지나치게 솔직하다.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서 일어나는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써 내려가고 있는 것.
그래서 이 에세이가 만약
사실이라고 한다면,
그녀 또한 여러 질문을 받겠지만
무엇보다 이 에세이에 등장하는 남자들
또한 질문 세례를 받을 게 뻔하므로.
이 에세이는 그렇게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인 것 같지만
사실이 아닌 것도 같고,
에세이지만 소설 같기도 한,
그런 아리송송한 결론으로 말이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남녀 간의 사랑에 실패했던
시인의 기록이기도 하다.
좋아한다는 마음이란 뭘까?
무엇이기에 사람을 이토록
이상하게 만들까.
마음은 나를 지질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의 마음도 아주 이상하게
변하게 만든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중에서-
좋아하는 마음은 정말 이상하다.
평소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
기분이 고조되는 기쁜 감정부터
처참해지고 우울해지는 슬픈 감정까지
왜 이 모든 감정들의 목소리를
시끄럽게 울려 퍼지게 만드는 걸까?
사랑해서 좋았던 순간도
물론 많았겠지만,
실패하게 되는 사랑은 결국 괴롭다.
이번에도 예상했던 것처럼
나의 사랑은 실패였고,
그 실패는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재미있는 한 문장이 되었다.
돈보다 시간이 아까운 서른넷.
그러므로 주저앉아 우는 대신,
발 빠르게 다음 문단으로
척척 넘어갈 수밖에 없는 나는
허겁지겁 일어나 다음 장면을 준비한다.
렇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실패한 사랑 이야기가 쭉 이어지는,
그녀의 사랑 이야기를 읽다 보면
문득 나의 사랑 이야기도 겹쳐진다.
혹은, 친구들의 실패했던 사랑 이야기도
드라마에서 봤던, 신문에서 읽었던
그런 실패하고 상처투성이였던
사랑 이야기들까지 모두 떠오른다.
대체 사랑이 뭐길래,
이렇게 실패하고야 마는 건지
그 단어가 야속하기만 하다.
하지만 어찌 됐건 남의 사랑일기를
훔쳐보는 건 재밌다.
그러기에 우리는 늘 사랑을 담은
드라마나 영화에 빠지는 것이리라.
는 해피엔딩을 꿈꾸는 독자에겐 안 맞다.
그보다는, 사랑에 막 실패하여
다음 사랑으로 나아가기 힘들 때
꺼내어 읽어보기 딱 좋겠다.
타인의 실패한 사랑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실패 또한 아무것도 아님을
보편적인 실패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사랑은 복잡하고 신기하며
어쩔 때는 남작했고 남루했고
슬펐고 끔찍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나는
그 사이에 성장하게 되었다.
당신의 사랑을
시인의 사랑을
응원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