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클래스 - 아웃케이스 없음
로랑 캉테 감독, 프랑수아 베고도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전부터 출시를 기다리던 영화를,

드디어(!) 구매하여, 받자말자 감상했다.

@@ 분 덕분에 알게 된 프랑스 사회, 프랑스 문학, 프랑스 교육 등... 

그네들의 교실 풍경은 어떨지 정말 궁금했다.

첫 소감?

한국 학교에서...과연 이런 풍경이 가능할까?

수업 중에 마음대로 자리에서 일어서고,

면담 왔을 때 허락 없이 털썩 자리에 앉고,

수업 시간에 하라는 의견발표는 하지 않고, 발표하는 친구 인신공격하기....

한국이나 프랑스나 학생들은 어찌나 매한가지인지....^^*

한국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프랑스에서는 이런 학생들을 이렇게 다룬다.

"일어나라고 할 때 일어나야지. 다시 해보렴."

"앉으라고 하지 않았는데?"

"오늘 꼭 너에게 사과를 받아야겠다. “무례하게 굴었어요, 죄송합니다.” 따라해 보렴."

체벌이 아니라, 말로 시킨다.

그런데 더 인상 깊은 장면은,

프랑스 애들은, 막 나가도 어쨌든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물론 영화 속에서 학생들은 그렇게 선생님을 따라 말하고서는, "진심 아니었어요." 그렇게 뒤끝 작렬하고 나가긴 한다. ^^;)

한국에서 대학교 외에 이런 풍경이 가능할까?

이 영화 속에서처럼, 그렇게 교사와 학생이 말로 공방을 주고 받는가 말이다. 

한편 교사들의 입장도 재미있었다.

얼마나 답답하고 속상했으면, 교무실에 들어오자 말자, “도대체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어요. 하루종일 ”붸, 붸“ 바보 흉내를 내지 않나 멍하니 있질 않나...”

“교육받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애들이에요.”
(^^* 교사도 사람인지라...하하하! 학생들은, 특히 한국 학생들의 고통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 배움의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학생들은 정말(!) 모르는 것 같다. 특히 한국의 경제가 살 만해지고 난 뒤에, 혼자서 부모의 돌봄을 독차지하고 자란 세대들에게서는 이런 모습이 유난히도 강하다. 그리고 나 역시 그 모습에 화가 날 때도 있다.)

중학교가 배경이라는데.....참 ...프랑스 교사들 힘들겠다.

인종문제, 계층문제, 성별문제...

(참, 다들 아시는가? 프랑스에서 프랑스를 가장 잘 하는 사람이 프랑스어 교사/교수라는 것을. 나는 단 한번도(!) 중국에서 중국어를 제일 잘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참고로 TV 아나운서가 표준 중국어 발음이 제일 정확하다. 그러나 이 아나운서들이 가장 중국어를 훌륭하게 품위있게 잘 사용하는지는 모르겠다.

프랑스 역시 그렇게 방언 편차가 그렇게 심한지 몰랐었는데, 1960년대까지 표준 프랑스어를 잘하기 위해 공교육을 받으러 다녔다고 하니....참....불문학 전공하시는 분들, 힘드시겠다. ^^; 영화 속에서 학생들이 프랑스어를 배우면서, 대과거(?) 용법을 배우며, “부르주아적”이라고 비꼬던데....에효....이것들을 그냥!

그나저나...한국에서는 한국어와 문학을 이렇게 중요하게 정성들여 가르치는가? 미셸 파이퍼가 나왔던 <위험한 아이들>에서도 미국의 문제아들은 문학교육에 자극을 받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는데.....마약, 총기난사, 섹스 천국인 미국에서도 영어교육과 문학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한국은 그러한가?)

또 하나 ...

역시 여러 문화권의 학생들 중,

아시아권의 학생은, 어딜 가든 성실하고 얌전하다.

오죽하면 임신한 여교사가 “태어날 아이가 웨이(중국인 학생)처럼 자랐으면 좋겠다.”고 하겠는가? ^^*  


하긴, 나도 이 영화를 보며, 극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하고,

그래도 한국 학생들이 제일 자질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한국의 입시 위주 교육이

이런 학생들을 더 이상 아무것도 궁금한 것이 없도록 만든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길들여진 학생들은,

둥지 속에서 어미새를 기다리는 새끼새처럼 입을 벌리고,

선생님이 입에 뭐 안 넣어주시나

기다리기만 한다.

학생들은 항상 실용적인 것을 배우고 싶다고 한다.

물론, 기술도 좋고, 기능적인 외국어 습득도 좋다.

요즘엔 워낙 몇 개 국어하는 것이

곧 그 사람의 가치를 증명하는 세상인 것처럼 언론에서 떠들어대니

더욱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 “실용적”이라는 것을 다르게 이해한다.

과연 “실용”이라는 것이 기술이나 자격증, 몇 개 국어, 단지 그 뿐일까?

나는 “실용”이라는 말을, “삶과 닿아있다” 고 이해한다.

어느 분야든, 취직이 잘 되든 안 되든,

모든 분야는 인간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 인간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면,

우리가 배우는 내용이 곧 내 삶의 내용이라면,

쓸모없는 것은 없다는 말이다.

그렇게 직업 전문학교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프랑스에서도,

학부모들은 “직업학교는 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맨날 바보 흉내나 내고(^^;), 작문숙제 하기 싫어하고,

게이냐고 선생님을 인신공격하고 싶어하는 애들,

아프리카, 아랍 출신으로 서구 문화권에 묘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애들,

그런데 왜 그렇게도 부모님들은

좀 더 좋은 교육, 좀 더 수준 높은 교육을 시키고 싶어 하는 것일까?
다들 영화를 보며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시길.

최근에 한번쯤 이런 생각해 본 적 없는가?

오바마 저 사람이 미쳤나?

허울뿐인 한국교육을 뭐가 그리 좋다고 그렇게 본보기로 삼자는 것인지?

미치지 않고서야?  

 

미국은 철저한 실용교육이다.

하물며 대학교에서도 이것은 어디에 쓰이기 때문에 배워야 한다.

이것이 학습목표로 제시되는 나라라고 한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길 가에 핀 꽃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짓게 되었을 때,

지친 하루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에서 드문드문 빛나는 별빛을 보면서
담배 한대 피우면서 잠깐 몽롱함을 느꼈을 때, 이런 때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들을 뭐라고 표현하겠는가?
유용함이라 하겠는가, 무용함이라 하겠는가?

길 가에 앙증맞게 피어있는 꽃,

밤하늘에 드문드문 빛나는 별,

상쾌하게 스치는 청량한 바람,

이런 것들은 유용한 것인가 무용한 것인가?

오바마는 분명 미국의 실용적인 교육만으론 안 된다고 생각한 듯하다.

물론, 한국 교육을 본보기로 제시한 것은 다소 번지수를 잘못 찾은 듯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국 학생들이 원하는 실용교육 1번지 미국에서는
더 나은 교육을 찾고 있고, 오바마는 그 실마리를
배움을 중시하는 한국 문화에서 찾은 듯하다.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 인프라 면에서

그래도 아직까지는 가능성이 남아있는 한국의 교육계는
이 시점부터 좀 더 분발해야 하지 않을까?
이 가능성마저 다 소진해 버리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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