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룩, 정답이 있을까?
"남친 설레게하는 여리여리 스타일! 남친이 나만 보인대."
"썸을 내 남자로 바꾸는 데이트 룩!"
20대 모델의 발그레한 얼굴 사진을 앞세운 온라인 여성 의류 쇼핑몰 광고다. 클릭한 뒤의 결과가 예상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호기심이 발동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정답으로 제시하는 데이트 룩은 뭘까?
긴 생머리, 하얀 피부, 가냘픈 몸매,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 그리고 어쩐지 순해 보이는 표정으로 살굿빛 입술을 살짝 벌린 채 프릴 달린 단정한 원피스에 하이힐을 신고 체인 백으로 스타일링을 마무리한 모습. 전형적인 데이트 룩을 입은 모습은 흥미로우면서도 불편했다.
꼭 이래야만 할까? 물론 남성들에게 데이트하고 싶은 여성의 전형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여성이 피팅 모델 같은 얼굴과 몸매를 타고나지도 않았고, 전형적인 데이트 룩을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남자들이 좋아하는 ‘데이트 룩의 정답’을 따라야 한다는 논리를 미디어에서 심심찮게 접한다.
"남자들은 촌스러운 여자를 좋아하나 봐." 이미 정해진 ‘정답’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겠노라며 잠시 쿨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여성들이 이 ‘정답’을 소신껏 부인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 최유리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