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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
이토 다카미 지음, 김지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는 고베의 부자 동네에 사는 남자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서 청춘남념의 생활을 그린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한 청소년들의 음주, 흡연, 패싸움, 음주운전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비버리힐즈의 아이들>을 떠올렸다. 그렇다고해서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다. 나 혼자 만 겪고 있다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하지만 누구나가 한번씩은 고민했을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세상은 빙글빙글, 빙글빙글 돌고 있잖아. 하지만 너도 돌고 있는 거야. 다 같이 빙글빙글 돌고 있는 거지. 잊지마, 너 자신도 돌고 있다는 사실을.
혼자 남겨져서 회전을 멈춘 것처럼 보이는 순간은 앞으로도 몇 번이나 있을 거야. 그건 마주 달려오는 차와 스쳐 지나갈 때와 같은 이치야. 자신이 달리고 있으니까 내 옆을 지나가는 차가 훨씬 빨리 달려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거라고. 마찬가지로 내 자신이 도니까 세상이 복잡하게 회전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야. 사실은 다들 그 자리에서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돌고 있을 뿐인데. 때때로 속도를 바꿔가면서 빙글빙글, 빙글빙글 도는 거지. 움직이다 멈췄을 때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게 되는 거야.
중간 생략
그걸 알면 우리는 훨씬 행복해져. 행복해진다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야. 좋을 때도 나쁠 때도 빙글빙글 돌아. 사랑을 하고 있을 때도 분노에 치가 떨릴 때도 언제나 도는 거야. 꼭 눈은 뜨고 있어야 해.
아무리 눈이 빙빙 돌아갈 것 같아도 제대로 뜨고 있어야 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직 그것뿐이니까."
본문에 나오는 대사처럼 가끔은 누군가보다 빨리, 가끔은 누군가보다 느리게 돌아서 그 누군가 보는 세상과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직 눈을 뜨고 빙글빙글 도는 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