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종의 낙관주의자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그 어느 시대보다 평화롭고 풍요로우며
기회가 많고 앞으로도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 인식의 맞은편에, 이상을 비추는 거울의 반대편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 어둡고 깊은 괴리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진 못한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현재까지 지녀온 뿌리깊은 병폐들, 감춰진 폭력과 약자들의 비명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작가 박지리는 용감하다.
이 책은 대학교라는 무대에서 펼쳐지는 허영과 위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적인 폭력을 파헤치고 있다.


오늘도 여전히 약자들은 수치화되고 TV뉴스와 신문이라는 유리막에 갇힌 또다른 '핫이슈'로 소비된다.  우리는 우리의 이웃을 진실로 이해하고 있는가.

나는 부끄럽다.  

 

박지리의 소설이 좋건 싫건, 나는 이 소설이 점점 더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거대한 폭력에 짖눌린 사람들을 발견하기 위한 고발장으로 읽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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