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델과 아인슈타인 - 시간이 사라진 세상
팰레 유어그라우 지음, 곽영직.오채환 옮김 / 지호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아인슈타인보다는 괴델을, 시간에 대한 문제보다는 불완전성 정리에 대한
관심으로 읽었다. 이 책의 본 주제는 시간이었겠지만 내 관심을 충족시켜 주었다.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는 수학 (또는 진리체계) 자체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수학의 형식주의(논리실증주의)에 대한 공격이었다. 괴델은 진리가 없다고 생각한게
아니라 플라톤적 의미로 실재한다고 믿었다. 수학적 대상(수, 도형, 집합 등)이
괴델은 실재한다고 생각했고 이런 점에서는 플라톤과 라이프니츠의 제자로 보였고
과거 회귀주의자로 간주되었다.
     괴델이 저평가(책에서는 '매장'되었다고 표현한다)된데는 우선 비트겐슈타인 학파의
위세를 들 수 있다. 현재의 거의 모든 영미 세계관이 분석철학과 실용주의 아니던가?
또 하나는 괴델의 실재론 때문에 아마추어 철학자 즉 철학자가 아닌 사람으로 간주되었다는
것이다.
     불완전성 정리를 해설한 대목도 흥미롭다. 그 정리를 만들기 위해 메타체계를 세우고
논리실증주의의 불완전함을 증명하는 맥락이 세세하게 그려져 있다. 물론 나는 증명을
다 따라가지는 못했다. 러셀도 이해하지 못했다니까 그리 신경쓰지는 않는다.
     책의 끝부분은 이 책의 본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상대서이론 속에 내재된
시간의 역설이다. 괴델은 불완전성정리 때 했던 방법대로, 분석하고자 하는 체계 내의
방법을 써서 체계 안의 모순을 끌어낸다. 그 결론은 시간은 실재하지 않고
다만 환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상대성 이론이 나온 이후, 인류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다시 잡아야 했다. 괴델 이후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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