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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잡편 - 개정판 ㅣ 세상을 움직이는 책 21
장자 지음, 박일봉 옮김 / 육문사 / 2015년 2월
평점 :
장자를 읽다보면 내편 읽다가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 외편 들어가서 좀 보다가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잡편까지 읽은 사람은 많지 않다. 장자라는 책은 누구 한 사람이 쭉 쓴 책이 아니다. 모세오경을 모세가
쓴 것이 아니듯이. 장자는 장자가 죽은 뒤에 그 제자들이 학파를 이루어 공동으로 자료를 모으고 편집하여
만들어 진 것이다. 최종편집, 우리가 지금 보는 장자는 아마 한나라 때가 되어 완성되었을 것이다.
수백년이 지나면서 직계 제자들이 처음 만든 책도 여러 판본으로 갈리어 전수되었다. 그래서 판본마다
글자가 다를 수 있다.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원래 자료에 더 보태졋을 수 있다. 잡편에는 아마 후대에
들어가 편집된 자료가 내 외편보다 많을 수 있다. 그렇다고 잡편이 장자의 사상이 아닌 것이 아니다.
잡편이 내편이나 외편보다 권위가 떨어진다고 단순하게 여겨서도 안 된다. 세 편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단순한 생각이다. 내편은 장자 본인의 사상이 많이 들어있고 외 잡편은 제자의 변형된 사상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장자는 개인의 수양을 강조했고 외잡편으로 갈수록 정치철학적이라고
평하는 것이다. 틀렸다 ! 내편도 80% 이상이 정치철학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외잡에도 개인수양을
표방하는 설화도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편에 상관없이 장자사상은 개인수양과 정치철학이 융합되어 있다.
장자사상은 기본적으로 정치철학이다. 장자가 말하는 성인은 정치인이다. 왕 같은 정치리더다. 개인의 수양도
이는 불교처럼 속세를 떠난 개인의 해탈을 말하는게 아니라 청치리더로서의 개인수양이다. 장자사상은
선적인 깨달음을 추구하면서도 이런 개인의 깨달음을 정치철학에 적용하였다는 것이다. 정치철학을
말하지 않는 장자사상은 사상누각이다.
일본의 한문대계 안에 있는 장자를 번역한 본 책은 장자를 아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필수로 봐야하는
번역서다. 잡편도 마찬가지로 상세한 구절해설, 신중한 원문번역을 특기로 한다. 특히 정치철학를 염두해
두고 잡편을 보면 효과적이고, 한비자나 맹자를 겸하여 비교하면서 보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