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R 4
김경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의 시옷도 모르는 내가 제목에 이끌려 사게 된 첫 시집. 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의 형국이라 내 짧은 지식의 한계를 이렇게 느끼는 구나 싶었는데 우연히 나와함께 비행을 나섰고, 한번 두번 세번 그렇게 읽다보니 어느새 시는 이런 매력이 있구나 라는걸 느끼게 해준 책.
.
.

나는 7월에 태어났기 때문에 7월의 음악을 들으면서 죽어갈 것이다 내 유서는 7월위에 쓴 나라는 시 한줄 뿐이다
.
.

불가피하게 오늘은 내가 너를 사랑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니 오늘은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내 눈이 너로 인해 번식하고 있으니 불가피하게 오늘은 너를 사랑한다 오늘은 불가피하게 너를 사랑해서 내 뒤편엔 무시무시한 침묵이 놓일 테지만 너를 사랑해서 오늘은 불가피하다
불가피하게 오늘은 내가 너를 사랑해서 이 영혼에 처벌받을지 모르지만 시체를 사랑해서 묻지 못하는 사제처럼 불가능한 영혼을 꿈꾼다 환영에 습격받은 자로서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니 불가피하게 오늘은 너를 사랑한다 오늘은 몇천 년 전부터 살았던 바람이 내 머리칼을 멀리 데리고 날아갈 것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니 불가피하게 오늘은 내가 너를 사랑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