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녀
우샤오러 지음, 정세경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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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녀》 | 우샤오러 지음

《우리에게는 비밀이 없다》를 읽고 우샤오러의 매력에 빠졌다.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는 힘은 물론, 사회적 문제를 탄탄한 서사 속에 녹여내는 솜씨가 인상적이었다. 《그 소녀》 역시 한 소녀의 죽음을 중심으로 교육과 부모의 기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고민에 대해 깊이 있게 그려낸다.

책의 첫머리에 실린 니체의 문장이 인상적이다. 스스로를 태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새로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말. 제자의 죽음을 이해하려는 교사 우이광은 자신의 열일곱 살 시절을 돌아본다.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하고 사랑받기 위해 애썼던 소녀는 어른이 되어서도 과거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살아남았다는 것과 지난 시간을 온전히 극복했다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부모는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지만, 그 마음이 언제나 같은 의미로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과 관심이라는 이름의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서로를 위한다는 마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되면 잊고 지내기 쉬운 사춘기의 고민을 돌아보며, 그 시절을 지나왔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아픔을 가볍게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된다. 외면해 온 과거를 마주하는 일은 고통스럽지만, 어쩌면 그 시간을 통과해야 비로소 자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건 아닐까.

비극이 일어난 뒤에야 이유를 찾기보다 그전에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우샤오러는 이번에도 묵직한 사회적 문제를 흡입력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며,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과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한다.

*본 리뷰는 빈페이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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